[뉴스퍼즐] 가격 표시 없는 반값 아이스크림의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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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퍼즐] 가격 표시 없는 반값 아이스크림의 '꼼수'
  • 김성민 경인방송 PD
  • 승인 2014.07.03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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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경인방송 협약] 신뢰를 잃은 제품, 결국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요즘 아이스크림을 살 때 보면 가격 표시가 안돼 있어서 의아하다.

아이스크림을 살 때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으신 분들 많을 것 같다. 보통 과자, 라면 같은 상품에는 잘 보이게 가격이 표시돼 있는데 아이스크림에는 가격이 제대로 표시가 안돼 있어서 그렇다.

있어야 할 게 없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아이스크림에 가격이 표시 안돼 있나?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조사를 해봤다. 아이스크림 제조 4개 회사의 40개 아이스크림을 조사했는데 가격이 제대로 표시돼 있는 제품은 35%에 불과했다.

아이스크림 65%가 가격표시가 안된 채 팔리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제조사는 유통채널별로 가격 표시를 달리하는 ‘꼼수’까지 부리고 있었다.
 

[뉴스퍼즐 듣기: http://www.podbbang.com/ch/7688?e=21433843]

 

이렇게 가격 표시를 제대로 안하는 이유가 뭔가?

‘50% 할인’으로 소비자를 속이기 위해서다. 일종의 상술인 셈이다. 가격 표시가 없는 제품이 주로 ‘50% 할인’ ‘1+1’ 제품으로 팔리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원래 가격을 알 수 없으니, 이 아이스크림이 진짜 반값인지 아닌지 모르고 사게 되는 것이다. 원래 500원인 아이스크림을 ‘반값 세일’이라면서 500원에 파는 꼴이다. 소비자는 이 과정에서 구매한 아이스크림을 1000원으로 착각하게 된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나?

실제로 600원 짜리가 50% 할인 제품으로 둔갑해 그냥 600원에 팔고 있는 곳이 있다. 12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두고 원래는 1500원짜리인데 300원을 깍아주는 것처럼 파는 곳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이 모씨도 이런 경우를 당했다. 동네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한 통을 구입했다. 이씨는 평소 자주 먹던 아이스크림이라 그 아이스크림이 얼마인지 잘 알고 있었다. 이 아이스크림 5500원짜리다. 그런데 가격이 표시가 안돼 있었다.

의심이 생긴다.

하지만 50% 세일이라는 표시를 보고 싸겠거니 해서 아이스크림을 샀다. 그런데, 가게주인이 그냥 5500원으로 계산을 했다. 그래서 이 씨가 따져 물었더니 “원래는 1만1천원인데 50% 세일해서 5500원에 판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아이스크림을 반값에 판다는 걸 보고, 이것저것 산 소비자도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계산할 때 보니까, 일부만 반값 적용이 된다고 가게주인이 말하는 경우도 있다. 가격표시가 된 아이스크림은 그냥 그 가격대로 판다는 것이다. 가격표시가 안된 제품만 싸게 판다는 것 믿을 수가 없는 셈이다.

소비자를 ‘할인 미끼’로 유인해놓고는 실제로는 제값 다 받는 셈이다. 이런 꼼수를 부리는 회사 어디인지 살펴보자. 우선 그나마 가격을 잘 표시한 회사는 어딘가?

롯데제과가 그나마 가격표시를 잘 하고 있었다. 10개 제품 중 ‘빙빙과’라는 제품을 제외한 9개 제품에 가격 표시를 했다. 그런데 ‘설레임’ ‘월드콘’은 어느 때는 가격이 표시되고, 다른 때는 가격이 표시되지 않은 채 유통되고 있었다.

가격 표시가 안된 ‘설레임’과 ‘월드콘’ 실제 할인율이 얼마인지 꼼꼼하게 따져서 구입할 필요가 있겠다.

가격표시가 최악인 회사와 제품은 뭔가?

‘롯데푸드’는 10개 제품 중 10개 제품 모두에 가격 표시를 하지 않았다. 롯데푸드는 ‘아맛나’ ‘쮸쮸바’ ‘보석바’ ‘돼지바’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더위사냥’ ‘비비빅’ 등을 생산하는 빙그레는 10개 중 8개 제품에 가격표시를 안했다. ‘누가바’ ‘바밤바’ 등을 생산하는 해태제과는 10개 제품 중 7개 제품이 가격 표시가 안돼 있다.

조금 전 말씀드린 아이스크림 제품들 모두 가격표시가 안돼 있는 제품이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런데, 이런 제품들…할인 판매만이 문제가 아니겠다.

이렇게 가격표시를 제대로 안하는 행태가 계속될 경우 제품 가격이 없기 때문에 업체들이 가격을 슬그머니 올릴 수 있다. 소비자들이 가격을 모르니 가격을 몰래 올려도 알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 가격이 합당한 가격인지 아닌지를 모른 채 소비자들이 아이스크림을 먹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해결할 방법이 없나?

이번 조사를 한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반값 아이스크림 등 과대 광고 문제가 부각됐지만 아직도 권장소비자가격 표시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제조사들이 가격 표시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통업체들의 기만적 상술을 부추키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술은 소비자 피해를 키우는 만큼 적극적으로 강제할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늘 뉴스퍼즐 정리해보자.

1. 시중에 유통되는 아이스크림 65%가 가격 표시가 안된 제품이다.

2. 이렇게 가격 표시가 안된 제품은 ‘50% 할인’ ‘1+1’ 상품으로 팔리는데 진짜 가격을 소비자가 알 수 없어서 실제 얼마를 할인 받는지 모른다.

3. 이런 점을 악용해 원래 600원인 아이스크림을 600원에 팔면서 50% 할인이라고 속이는 일이 생기고 있다.

결론. 소비자들은 매우 현명하다. 이제는 아이스크림에 가격표시가 안된 제품은 믿지 않는다. 신뢰를 잃은 제품, 결국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정말 싸게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도 있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꼼수에 당했다고 생각하면 안그래도 더운 여름날 열이 더 날 것 같다.
 

# 진행: 경인방송 원기범 앵커, 출연: 김성민 PD

“1시간 빠른 시사 프로그램” 경인방송 iFM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 (월~금 오전 6~8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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