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통신사에 맞서 소비자가 통신혁명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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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통신사에 맞서 소비자가 통신혁명 이끈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7.08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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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이용구 상임이사를 만나다


▲ ‘지난 5월 12일 인천시청에서 가계 통신비 절감대책을 발표한 이용구 상임이사
ⓒ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제공



휴대전화는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평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통신 매체는 휴대전화가 45.6%로 1위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유 인구는 4천만명을 넘어섰다. 인구의 약 70%이상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셈이다.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요금만 내면 되던 통신비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데이터 요금까지 가중됐다. 최신형을 고집할 경우 100만원 정도하는 단말기와 ‘음성, 메시지, 데이터’가 일정한 금액에 따라 제한되는 요금제도에 대한 부담.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입한 단말기 가격과 통신비가 ‘적당’하며, ‘합리적’이라고 생각할까.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이하 통신협동조합)’ 이용구 상임이사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통신 시스템은 ‘거대 통신사들이 독점, 담합’하고 있으며 ‘수요 중심이 아니라 공급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독점재벌에 끌려가지 않고 소비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을까.

 


▲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이용구 상임이사를 가좌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 이재은


 

알뜰폰은 어떻게 탄생했나
기본요금 11,000원이 3,000원이 될 수 있는 이유

 

알뜰폰은 알뜰폰 회사가 ‘음성, 데이터, 문자’를 기업으로부터 대량으로 구입해 소비자에게 ‘도매’ 형식으로 파는 것을 말한다. 통신3사가 만들어내는 ‘음성, 데이터, 문자’의 40%를 알뜰폰 회사에 판매해야 하는 게 법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통신사의 독점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통신협동조합’은 기본요금 70% 인하를 추진, 성공시킬 수 있었다.
 

“2011년 4월 19일에 ‘통신생협’ 발기인 대회를 열었지만 인가 받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2012년 12월에 협동조합 기본법이 통과되면서 1차로 협동조합에 등록됐습니다. 이듬해 1월 8일, ‘핸드폰 기본요금 70% 인하 성공’이라는 기자회견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었고 새로운 통신시장의 대두가 이슈가 되면서 주목받았죠. 이때부터 알뜰폰 개념이 열리고, 통신3사는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을 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통신시장은 통신3사가 95%, 알뜰폰 시장이 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구도를 50대50 정도 맞추는 것이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의 목표다.
 

“지금은 거대 통신사와 소비자가 일대일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알뜰폰을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통신3사 중 한 곳의 대리점을 방문해 가입하고, 그쪽에서 추천한 요금제를 사용합니다. 저희는 알뜰폰 회사를 매개로 데이터를 대량구매하고, 단말기는 공동구매를 통해 비용을 다운시킵니다.”

 

▲ 7월 5일 ‘2014 사회적기업/협동조합의 날’ 기념식에서 인천시 우수협동조합으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제공


 

자본가 vs 노동자 구도에서 벗어나
독점재벌 vs 소비자 구도 가는 것이 시대의 흐름
 

“오늘날의 경제민주화운동은 시장경제 영역 안에서 소비자의 선택과 단결을 무기로 주권을 회복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통신만 알아서는 안 됩니다. 구조, 제도적인 문제를 같이 고민해야 해요. 저는 군대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고, 대학에서는 법을 공부했습니다. 정치 쪽에서 얼마간 사이버팀장도 했죠. 이 모든 게 융합돼 이런 운동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통신소비자협동조합’ 이사장이기도 하신 한국기독교협회장이신 박동일 목사님이 많이 이끌어주셨고요.”
 

1년 반 동안 많은 일을 했다. 가히 통신혁명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알뜰폰 시장이 확대되고 오는 10월부터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때야말로 인천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이용구 이사는 강조한다. 그는 통신3사를 견제하지 못할 경우 ‘국민통신사’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고 했다.

“기술은 다 준비돼 있어요. 처음의 정신을 잃지 않고 타협 없이 소비자만 바라보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다음 세대에 좋은 선례를 보여주자는 시대적 사명감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죠. 현재 알뜰폰 협회와 우체국이 손을 잡고 알뜰폰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데 대규모 협동조합인 우체국이 저희처럼 작은 협동조합을 소외시키고 (같은 목적을 갖고 있음에도) 손을 잡아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한 일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진보, 보수의 구분도 없고 좌우도 없습니다. 계급이나 종교도 초월하고요. 소비자를 하나로 묶는 것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을 타파할 창조적인 힘을 토대로 집단지성을 만들어야 합니다. 돈보다 사람이 소중하고, 물질보다 사랑을 더 큰 가치로 인정하는 사회를 지향하는 거예요.”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시나 구의 지원금을 전혀 받지 않고 조합원 가입비와 알뜰폰 회사와의 거래수수료로 운영된다. ‘키다리아저씨 프로젝트’나 ‘어르신/장애인 통신비 내려드리기’ 등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인천에서 시작한 ‘통신소비자협동조합’을 확대해 ‘서울지역본부’도 신설하려고 추진 중이다.

 

인천in,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 회복 위해 MOU 체결
 

어떤 일이든 시대에 맞는 운동방향과 흐름이 있기 마련이다. 그 어느 분야보다 미래지향적일 수밖에 없는 ‘IT업계’의 특성상 통신구조의 변화는 대중의 지지 없이는 발전하기 힘들다. “정서가 녹아있는 자본주의, 정서가 녹아있는 시장경제로 나아가고자 노력할 겁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 스스로 개선해야 합니다.”
 

인천in은 9일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과 MOU를 체결하고, 서민경제와 민생회복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움직임을 함께 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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