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주민, SK인천석유화학 앞 도로점거 시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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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주민, SK인천석유화학 앞 도로점거 시위 나서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7.1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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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밤, 시험운행 소음과 불꽃, 냄새 못견뎌 4시간 넘게 시위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앞 봉수대로를 점거하고 시위에 나선 서구 주민들 *사진제공=심옥진

14일 밤 서구지역 주민 천여명이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정문 앞 봉수대로를 점거하고 공장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4시간 넘게 벌였다.

지난 11일 새벽 나프타 누출사고가 발생한 SK인천석유화학 공장에서 14일 밤 8시가 다 되어서까지 불꽃이 일고 소음과 냄새가 계속되자 인근 지역주민들이 공장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이날 공장의 불꽃과 소음, 냄새는 SK인천석유화학이 지난 6월 24일 서구청으로부터 허가를 득한 파라자일렌 시설 시험운행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주민들은 나프타 누출사고에 이어 공장에서 계속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소음과 냄새, 불꽃이 일자 끝내 참지 못하고 공장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집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불 꺼, 불 꺼!"를 외치며 공장 앞 8차선 봉수대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주민들은 더 이상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생각에서 하나둘씩 자연발생적으로 모여들어 공장 가동을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그간 사분오열됐던 주민조직을 합쳐 범주민대책위를 구성하고 SK인천석유화학 공장 폐쇄를 위한 행동에 돌입하기로 결의를 모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불거진 파라자일렌 공장 증설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구청에서 지난 6월 24일 공장 증설을 최종 승인조치하자 주민들은 "안 속아!, 안 속아!"를 외치며 더이상 SK측과 정치권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범주민대책위는 매일 밤 집회를 열기로 계획하는 한편, 오는 26일 서울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정부에 공장 증설의 부당함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주민들은 이러한 요구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인천아시안게임 때까지 이 문제를 끌고 가 반드시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주거지역에 위험천만한 공장 증설을 추진한 SK인천석유화학을 악덕기업으로 규정하고 전세계에 이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주민들의 도로점거가 계속 이어지자 주민들의 자정이 될 무렵 주민들을 해산시켰다. 현장에 있던 한 주민은 "4시간 가량 이어진 주민들의 집회 진행 중에도 서구청장과 인천시장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분노했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 문제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에서 멀지 않은 인천 서구 도심지에서 대규모 화학공장이 증설된 상황을 주민들은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나프타 유출사고에 이어 주민들의 생활에 불안을 제공하는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의 시험운행이 현실화되면서 주민들의 반대운동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파장은 인천아시안게임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민들을 강제 해산시키는 경찰 *사진 제공=심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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