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이 아닌 자료를 토대로 인천의 역사/문학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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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이 아닌 자료를 토대로 인천의 역사/문학 연구한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5.01.18 2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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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이 기대되는 인물/단체 ④ (사)인천개항장연구소

인천개항장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해 사단법인으로 등록했지만 갑자기 만들어진 단체는 아니다. 8년째 인천 관련 글을 쓰고, 공부하는 모임을 꾸려오다가 이럴 게 아니라 비영리 단체 인가를 받고 거점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다. 지난해 7월 사단법인으로 전환하고 중구에 사무실을 얻었다.


연구원들은 대부분 인천대/인하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생들이다. 국문/역사/인문학 전공자 20여명이 역사/문학/민속/지리/환경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영태 대표는 인천에서 출생, 인하대에서 고전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한국고전시가의 재조명>(1998), <고려속요와 기녀>(2004) 등이 있고, <쌍화점, 다섯 개의 시선>(2010), <한국문학의 탐색>(2011) 등을 공저로 내놓았다. 지난해에는 <인천고전문학의 현재적 의미와 문화정체성>(2014)을 발간했다.


연구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연구원 외에도 관심이 있고 취지에 동감하는 회원들이 매달 회비를 낸다. 회원은 120여명 정도. 석사나 박사 학위가 없어도 역량이 평가되면 내부 결정에 의해 연구원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성과가 있었을까.

“인천학연구소에서 연구과제를 받아서 백령, 대청(소청), 연평도를 답사했어요. 단행본 ‘서해5도민의 삶과 문화’(가제)가 곧 발간될 예정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연구원 10여명이 참여했어요.”

“지금 교정 작업 중일 텐데 남구청에서 진행한 ‘도시민속생활사’ 편찬 사업을 같이 했어요. 남구가 국내 최초로 문화예술과 내에 ‘도시민속과’라는 행정기구를 만들었고, 지난해부터 의욕을 갖고 도시민속생활을 연구하고 있어요. ‘숭의/도화동’을 다룬 1권이 곧 나오고 올해도 이 연구는 계속됩니다.”

“또 ‘연수시민대학‘에서 인천의 문화정체성이라는 커리큘럼으로 연구원들이 강의를 하기도 했어요. 강의료가 워낙 저렴해 거의 봉사 수준이었지만요.(웃음)”

1883년, 인천의 개항은 인천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새로 바뀌기 시작한 시점이다. 광범위한 영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어서 ‘인천역사연구소’나 ‘인천문학연구소’가 아닌 ‘인천개항장연구소’라는 이름을 붙였다. 개항장을 기점으로 나눠 이후만 주목한다는 게 아니라 그 이전 시기도 당연히 포함, 계승한다.

올해는 어떤 연구를 계획하고 있을까.

“인천시 재정이 어렵다고 해서 사회단체 보조금을 신청할 엄두도 못 냈어요. 기존단체도 지원이 어려운 판에 신규단체를 도와줄 것 같지 않아서요. 예산을 받지 못하더라도 타 연구소와 인천의 역사, 문학 분야를 시민에게 알리는 일을 할 계획입니다. 연합체 등을 만들어 확장시킬 생각도 하고 있고요.”

연구소를 만든 후의 변화가 있는지 물었더니 “거의 없다(웃음)"는 답변이 돌아왔다.

“연구자 개인은 알려지거나 활동하기 쉽지 않으니 소속이 필요했어요. 자기가 알고 있는 걸 공유할 수 있는 거점 공간도 있으면 했고요. 앞으로 연구소 자체에서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인천 시민에게 역사와 문학을 많이 알릴 생각이에요.”

연구원들이 모여 있는 연구소라고 하면 시민들이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영태 대표는 ‘인천일보’와 ‘중부일보’에 (학술지에 실리는 어려운 글이 아닌) 시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글을 연재하고 있다. 그런 자료를 모아서 무가지 형태로 배포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아직 홈페이지가 없는데 조만간 공간을 만들어 자료를 올리고 누구나 복사해 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개항장연구소’는 [인천in]이 주목한 2015년의 단체다. 이영태 소장이 추천할 만한 2015년의 인물/단체가 있는지 궁금했다.

“2005년 12월에 ‘한국 최초 인천 최고’라는 책이 발간됐어요. 그 책이 세상에 나온 뒤 중구가 완전히 달라졌죠. 중구에 ‘한국최초’가 많았다는 게 알려지면서 개항장거리, 역사문화지구, 박물관 등이 설립되기 시작했어요. 그 일을 기획, 총괄한 인천시역사자료관의 강덕우, 강옥엽 씨를 추천합니다.”

이전에는 구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풍문처럼 돌았던 ‘말의 역사’가 아닌 기록/자료로서의 역사가 증명되며 인천의 가치가 재인식된 계기로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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