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미군기지서 1급 발암물질 대량 처리 공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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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미군기지서 1급 발암물질 대량 처리 공식 확인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5.05.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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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MO 등 미군기지 내부의 민관공동 조사 및 오염 정화 시급

KBS뉴스 화면 캡쳐

부평DRMO 등 부평미군기지에서 과거에 PCB, 석면, 수은 등 맹독성폐기물이 대량 처리됐음이 확인돼 시급히 민관합동조사를 통해 오염을 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인천녹색연합은 1991년 미공병단 내 건설연구소가 외부용역을 통해 발간한 ‘미8군과 주일미군의 위험폐기물최소화방안(Hazardous Waste Minimization and Treatment Opportunities in the Eighth U.S. Army and the U.S. Army, Japan)’에서 1987~1989년 부평 DRMO에서 PCB(Transformer oil) 448드럼, 수은폐기물 10파운드, 석면(asbestos) 2580파운드, 배터리산(Battery acid) 118캔, 솔벤트슬러지(Solvent sludge) 82드럼, 하이포솔루션(Hypo solution) 77드럼을 처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밝히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폴리염화 비페닐 PCBs는 변압기 등 절연유에 사용했던, 독성이 강하고 자연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오랫동안 생태계에 잔류하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이다. 신경계 손상, 돌연변이 유발뿐 아니라 피부, 뇌, 췌장 등에 암을 일으켜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취급이 금지된 물질이다.
 
미나마따병을 유발시키는 수은은 다른 중금속에 비해 뇌에 축적되기 쉬워, 중추신경계를 손상시키는데 특히 임산부의 경우, 몸에 축적되면 태아에게 고스란히 전이되어 치명적인 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용한 살인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석면도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인천녹색연합은 또 1997년 미 공군 에디윈 오쉬바(Edwin H. Oshiba) 대위의 ‘대한민국에서의 위험폐기물지역 정화문제(Hazardous waste site remediation issues in the Republic of Korea)’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개하며 부평 DRMO 토양의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최고농도가 47.1g/kg으로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DRMO 토양의 4.7%가 기름 등 유류라는 뜻으로 현재 한국 환경법상 토양오염 우려기준의 94배를 초과하는 엄청난 오염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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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미군기지 내부 오염도 심각한 상황이지만, 그 주변지역도 매우 심각한 오염이 드러나고 있다. 2012년 부평구와 2014년 환경부가 아파트로 둘러싸인 부평 캠프마켓과 DRMO 주변지역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맹독성물질인 다이옥신이 매우 높은 수치로 검출된 바 있다.

다이옥신뿐이 아니라 캠프 마켓 주변지역에서는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각종 유류 및 중금속 오염물질이 검출되었다. 지난 2월 환경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물질 각 항목의 최고농도는 16,309mg/kg(TPH), 893.6mg/kg(구리), 5,834.1mg/kg(납), 3,163.2mg/kg(아연)으로 허용기준치의 30배 안팎에 이른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에서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오염원인자인 주체인 주한미군은 반환기지와 사용기지의 환경오염정화와 관련해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조항의 KISE규정을 들이대며 매번 오염정화의 책임을 회피해왔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환경단체가 지속적으로 그 필요성을 제기해왔으나, 반환 협상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 정부 당국은 부평 미군기지 내부 오염원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고 않고 있다."면서 "이번에 맹독성폐기물이 기지 내부에서 대량으로 처리된 것이 확인된 만큼 시급히 민관합동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또 "부평 미군기지는 다이옥신, PCB, 석면, 수은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 물질들로 매우 심각하게 오염돼 누가 보더라도 ‘인체에 급박하고 실질적이라고 알려진 위험’을 뜻하는 KISE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불평등하다고 평가받는 현재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적용하더라도 부평기지의 오염정화의 책임은 분명히 미군에게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3월, 주한미군 측과 부산 DRMO와 동두천 캠프 캐슬 기지를 정화 처리 없이 반환받기로 합의한 바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부산 DRMO의 경우처럼 오염원인자인 미군에 정화의 책임을 묻지 않고 부평 미군기지를 돌려받을 경우, 국민의 세금을 쏟아부어 정화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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