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손길이 닿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특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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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손길이 닿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특별함
  • 강영희 임시기자단
  • 승인 2015.06.23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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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림 예술, Recycling Art 현장을 가다


 <되살림 작업 전시모습, 사진 제공 = 요일가게>
 

되살림 강좌, 규방한담(閨房閑談)


지난 4월부터 배다리 <요일가게_다多괜찮아>에서는 되살림 강좌 <규방한담>이 10주에 걸쳐 진행되었다. 필자는 월요일이 쉬는 날이기도 했고, 이웃에게 구입한 중고미싱을 잘 사용해보고자 하는 것과 무엇인가 쓸 일이 있을 것 같아 버리지 못한 물건들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얻고자 참여하게 됐다.
 
자발성에 기대어 진행된 터라 대단한 홍보도, 수업 전에 오라 마라하는 안내도 없었지만 지난주 월요일(6.15) '규방한담' 3달여 과정을 마무리를 하며 끝내지 못한 작업들을 마무리했다. 그간의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우고,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며 마무리하는 시간이었다. 서로에게 가르쳐주고, 가르침 받고, 배우고, 도와주고, 알려주는 수업과정은 다른 수업들과는 좀 달랐다.
 
어제(6.23)는 그동안 만든 물건들을 가져와 전시는 날이었다. 수업과정에서 빠져 미처 배우지 못한 것이 있으면 그냥 지나가기 마련인데 이 대단한 사람들은 그것마저도 다 익혀서 자기만의 작업을 해왔다. 손자녀를 위해 온갖 인형을 만들어온 젊은 할머니는 다양한 응용력으로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바쁜 와중에도 얼굴가득 웃음기에 주위를 환하게 해 주셨다.
 

 <되살림 작업모습>

넥타이가 파티에 가도 좋을 원피스로
그 놀라운 특별함


넥타이로 만드는 액세서리, 가방, 원피스는 놀랍고도 멋졌다. 안 입는 한복 천을 활용한 앞치마, 커튼, 가방은 독특한 한복의 디자인과 질감으로 다른 것들의 격을 높혀졌고, 헌 데님은 가방, 앞치마, 편지꽂이, 방석뿐 아니라 팔찌에 브로찌까지 그 활용이 무궁무진하여 많이 놀랐다. 헌 양말을 활용한 양말인형은 꽤 유행이 된 모양이다.
안 입거나 못 입는 티셔츠를 잘라 털실처럼 만들고 이것을 코바늘이나 손가락을 이용해 뜬 발매트며 냄비받힘, 러그는 수업이 끝난 지금까지 화요일가게 아기자기공방으로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배다리 축제와 배다리 밭캉스에서 사용한 현수막을 재활용해서 만든 선풍기 덮개, 가방은 너무 쉬운 아이템. 안 입는 셔츠나 점퍼를 이용한 물통을 넣을 수 있는 가방 등... 각자의 아이디어와 재능이 더해지고 버릴 물건을 살려서 다시 쓸 것을 만드는 즐거운 수업이었다.
 
 
<데님 활용 - 앞치마>


다시, 아나바다
지구를 위한 당신의 인격

 
되살림은 특별한 기술이나 재료의 문제가 아니라 물건의 쓰임이 다할 때 까지 쓰고 있는지, 그 쓰임이 다했을 때 어떻게 다른 응용해 용도를 찾아낼 것인지 삶의 지혜를 발휘하는 일이며, 리폼이 어렵다면 그저 아껴쓰고 나눠쓰고 다시쓰고 바꿔쓰는 노력도 되살림 작업용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 되살림 강좌 안내자 청산별곡의 말이다.

대량생산 무개성의 시대, 경제성장의 신화가 무너져가는 요즘 이런 되살림 예술은 자기만의 손길이 더해진 특별한 물건이 되어 삶 앞에 놓여진다. 자기만의 손길이 닿는 것만으로도 특별해지는 예술이 바로 되살림 예술이다.
거기에 소비를 줄임으로서 오는 절제와 절약의 지혜까지 더해지고, 지구와 마을을 생각하는 태도가 더해져 당신의 격이 한층 달라진다.
 
 
<현수막 활용작업>


악수하고, 이야기하고
음식과 지혜를 나누다

 
이런 되살림 수업을 비용을 내고 들으려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캠페인이나 문화 프로그램, 체험학습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사람들을 보아도 그렇고 이런 수업의 아쉬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시들해진다는 거다.
그래서 캠페인이나 강좌가 개인적인 노력에 더해져 지속되어야 한다. 강좌를 준비하는 쪽에서도 다양한 디자인이나 활용을 자료로 확보하고, 개인적으로도 물건을 살 때나 버릴 때 신중을 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게을리 하지도 말아야 한다.
 
평균연령이 40대 후반이었던 규방한담 되살림 강좌에서는 여성들의 삶에 지혜가 모아져 소소한 즐거움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역사, 문화 일상의 이야기가 나누어졌다. 함께 어우러지고 서로 지혜를 나누며 성숙해지는 시간이었다.
sns나 인터넷 검색, 게임이나 TV에 쏟는 시간의 반이라도 그렇게 사람과 음식을 나누고 재능을 나누고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져볼 일이란 것도 이 강좌에서 다시 얻게 해준 지혜다.
 


<티셔스 활용 - 코바늘이나 코뜨게>


<넥타이 활용 - 실크 튜브톱 드레스>

** 되살림 '규방한담' 모퉁이전시는 요일가게 귀퉁이에서 2015. 6.23(화) ~6/29(월)까지 1주일간 진행됩니다. 틈틈히 오셔서 구경도 하시고, 만드는 법이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살짝 도움도 드립니다. 안쓰는 물건이나 나눠 쓸 물건들, 되살릴 물건들이 있으면 챙겨 오셔요. 요일가게에 나눔상자를 마련해 놓을테니 필요하신 분들은 들고 나면 좋겠습니다.  나눔 바구니 : 안 쓰는 물건이나, 나눔, 되살릴 물건 기증 및 교환 *요일가게 입구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 요일가게 <다~괜찮아> 인천 동구 금곡로 8 / 문의 010-9007-3427


<양말로 만든 인형, 사진제공 = 요일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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