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개성공단이 생기면 그게 통일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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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개성공단이 생기면 그게 통일 아니겠습니까"
  • 송정로 기자
  • 승인 2015.07.10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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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차 생명평화포럼, 이만열 명예교수 초청


"휴전선상에 10개, 20개의 개성공단 같은 것을 만들어 봅시다. 침략에 대한 불안은 없어질 것입니다... 한 100개 정도의 개성공단이 생긴다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

 

생명평화기독연대(공동대표 정세일)가 주관하는 제115차 생명평화포럼이 9일 오후 7시30분 남동구 간석동 인천교회에서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포럼은 원로사학자 이만열 숙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사악한 시대를 향한 원로학자의 경종’('광복 70년, 분단 70년을 참회한다')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만열 명예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해방 당시 우리 민족은 3개의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고 말하고 그 첫째로 식민지 유산, 잔재의 청산을 들었고, 둘째는 광복과 동시에 이뤄진 분단을 해소하는 책임이며, 셋째는 민주주의를 신장시킬 책임이라고 요약했다.

 

이 교수는 여전한 과제로 남은 분단 해소를 위한 원로학자로서의 고민을 설명하면서 개성공단을 ‘굉장히’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더 잃어버릴 것 없는 남북관계가 됐지만, 그리고 박근혜 정권 들어서고 나서 우리가 개성공단에서 3개월간 철수한 적도 있지만, 결국 다시 올라갔다. 개성공단은 남과 북 양쪽이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 그만큼 서로 이익과 기회들을 챙기며 공생하는 뭐가 있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통일, 너무 어렵게 생각맙시다. 서로 공생하는 관계를 점차 확대시키는 것을 통해 통일을 이야기해봅시다... 이같은 관점에서 결론적으로 휴전선상에 10개 20개를 더 만들어보고, 100개의 개성공단을 만들어 간다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지 않겠습니까. 정치인들도 이를 내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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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수는 이와관련, 이명박 정부 때 나온 북한 붕괴론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붕괴하면 남쪽에서 올라가서 접수하겠다는 것인데 그게 가능하냐는 현실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6.25 때 9.15 인천상륙작전을 펴자 북한군이 북으로 퇴각했는데, 군은 38 이남을 수복한 후 기다렸다가 10월1에야 진격했어요. 왜? 유엔 승인 때문입니다. 이 점, 중요하게 생각해야합니다. 북한도 1991년 유엔에 가입한 엄연한 세계국가 중 하나입니다. 붕괴됐다고 생각하고 그냥 올라가면 침략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과의 긴밀한 동맹관계로 우리가 올라간다면 자동적으로 중국이 개입합니다. 희망있다면, 유엔이 나서서 '같은 민족이니 올라가시오' 라고 승인하거나, 북쪽에서 '도와주시오' 하는 것인데, 그나마 지금은 적대관계 있어 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그래서 붕괴론(흡수통일론)은 국민 기만입니다. 붕괴론은 먼저 북한과 관계개선을 해놓고 나서 마음 속으로 갖고있어야 할 것입니다”

 

첫 번째 민족 과제인 광복 후 식민지 유산, 잔재의 청산에 관해 설명하면서 원로교수는 뼈아픈 ‘참회’와 ‘개탄’의 심정을 토해냈다.


“한 민족이 다른 민족으로부터 해방됐을 때, 우선 왜곡된 정황들을 바로잡는 식민지 청산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 못한 것이 두고두고 큰 짐이 됩니다. 사회의 건전한 발전, 민주화를 가로막고 있는 세력들입니다.”
 

이 교수는 해방 후 과도입법위원들의 청산법안을 만들었으나 미군정이 승인 안해 시행 못했으며, 정부수립 후 9.7 반민족행위처벌법이 제정됐으나 친일파들의 반동 너무 심해 특위자체가 테러로 해산된 과정, 이승만 정권이 특위를 무력화시키는 가운데 반공의 그늘에 숨어버린 친일파들의 기막혔던 행태에 대해 설명했다. 또 독립운동가 김원봉의 뺨을 친 친일경찰 노덕술의 사례, 이승만과 선거에서 맞붙었다 결국 불행한 최후를 맞은 최능진의 사례 등을 들으며 비통해 했다.

 

이 교수는 또 뉴라이트의 식민지근대화론, (이승만의)건국절에 대해서도 실랄히 비판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이후 새로운 반동세력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에 맞춰 일부 역사학자들이 동원돼고,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로 치르겠다 하며 홍보했다. 그러나 여전히 1919년 3.1운동을 비롯한 독립운동을 통해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계승해 대한민국을 세웠다는 사실은 제헌헌법은 물론 87년 개헌 헌법에서도 역시 유효하다. 3.1운동을 비롯해 끈질긴 항일 투쟁의 전통을 통해 대한민국이 세워진 것은 정설이다.

 

“이승만의 글 중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만약 1948년 8월15일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면 이것은 창피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는 글입니다. 왜냐면 세계 강대국들이 일본을 쳐부쉈는데, 그 패망에 무임승차하여 건국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포악한 일제의 압제속에서 1919년 3.1절 독립선언을 하며, 대한제국을 무너뜨리고 국민이 주인되는 대한민국을 세웠습니다. 1948년 정수수립 당시 사람들은 1919년에 대한민국을 세웠다는 역사의식이 분명했습니다. 1948년 8.15는 정부수립일이지, 건국기념일은 아닙니다. 이승만을 따르는 사람들이 이 정도의 역사의식은 있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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