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주 작가 첫 개인전<네모의 꿈>
상태바
하정주 작가 첫 개인전<네모의 꿈>
  • 강영희 객원기자
  • 승인 2015.12.03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갤러리 카페 <한.점으로부터>에서 12월 4일부터 14일까지
한점갤러리 하정주작가작품 설치중인 하정주 작가. 2015. 12. 1.

2014년 7월 처음 배다리에 찾아온 작가가 골목길 입구 작은 갤러리에서  첫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배다리가 궁금했다는 그녀는 스페이스 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그의 말처럼 '배다리와 연애'하기 시작했다. 마을의 갖가지 행사며 프로그램들을 함께하고 어느 틈엔가 서울 사는 배다리 식구가 되었다.

종잇조각, 나무조각, 어디든 스스슥 쉴틈 없이 그려대는 그의 작업 양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배다리 요일가게, 배다리 안내소, 달이네 책방 곳곳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많은 그림들을 그려내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기록에 대한 강박이 있다는 말도 들은 바가 있기도 했는데 스페이스 빔 레지던시 프로그램 발표 때 낯선 그의 조각을 하나 발견했다. 동글동글하게 생기고 말투도 성격도 부드러운데 기하학적인 결과물을 내놓았고, 그 차이들이 궁금했다.
그 간극에는 무엇이 있을까? 자로 선을 그어 네모를 교차해 만들고 그것을 채워넣는 작업이라니 .. 이 작업의 숨은 어디로부터 왔을까?  

또 2015년 한 해 열심히 배다리를 거닐며 그려온 그를 위해 전시를 제안했고, 두어달 만에 작품을 가져오기로 한 그는 기대하고 있다는 내게 " ㅠㅠ 그리 호감이 가지 않을 수도 ㅠ.ㅠ " 라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전해왔다. 위화감만 없으면 된다고 하니 " 내가 네모를 네모네모 하게 되었던 어느 날의 기록"을 전해왔다. 

하정주의 네모 100개의 네모칸을 채우며 ...


이 작업이 파일에서 나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갤러리에 담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우리들은 어쩌면 그와 같은 청연들을 위한 기회를 더 주어야 하지 않을까? 작지만 그런 공간이 있어서 나 역시 귀한 그들의 심장을 옅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하정주 작가노트
:
지독하게 기록하는 편이다.
강박적이게도, 날뛰는 나를 잠재우기도 하고, 한없이 늘어져 있는 나를 깨우기도 한다.
그런 기록 가운데, 가장 날 절망시켰던 어떤 순간 기록했던 노트에서 찾아낸 다음을 숨쉬기 위해 내가 만들었던 레시피들. 이 레시피를 실행하던 중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새로운 길을 찾고, 새로운 눈을 떴다. 그게 내가 원하던 소원이 이루어짐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다음'을 꿈꿀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이긴 하다.
내게 작업을 한다는 것은 '다음'을 꿈꿀 수 있다는 힘이다. 누군가에게 이 네모의 네모네모함을 권하는 것은 가장 쉬운 레시피의 '다음'을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네모의 계단, 네모의 의자, 네모의 발판, 네모의 사다리, 네모의 간판, 네모의 횡단보도, 네모의 안정감을 모든 세계에서 이끌어 낸다.
그러니 다음을 걸어도 된다는 무의식의 시작이다.




더 많은 작품과 이야기도 함께하세요.
하정주 작가 블로그
http://m.blog.naver.com/zzz1004jang/22055334893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