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반전 드라마와 같았던 '제주전'
상태바
한편의 반전 드라마와 같았던 '제주전'
  • 유지선
  • 승인 2010.07.27 05: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유나이티드 관전 평]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쏘나타 K리그 2010’ 14라운드 경기가 지난 24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양 팀의 역대전적은 7승 5무 5패로 인천이 다소 앞서지만 최근 김은중과 산토스가 살아난 제주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고, 2006년 이후 제주와 치른 홈경기에서 모두 무승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결코 방심할 수 없는 경기였다.

특히 인천에게 이날 경기는 김봉길 감독대행체제 하에서 맞는 K리그 첫 경기이자, 6강 진입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반면 올 시즌 리빌딩에 성공하며 K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주 역시 선두굳히기를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할 경기였기에 치열한 접전이 예고됐다.


양보할 수 없다는 듯 팽팽한 스코어

경기 초반에는 예상대로 양 팀의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준영이 볼을 뒤로 빼 패스한 것을 베크리치가 달려 들어가며 슈팅으로 연결했고, 전반 16분 구자철이 아크 정면에서 인천 골문을 향해 강하게 슈팅하는 등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는 제주 쪽으로 기울었다. 전반 24분 왼쪽 페널티 박스 내에서 공을 소유한 산토스에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고, 이것이 오른쪽에서 노마크 상황이던 김은중에게 연결되면서 제주의 선제골이 터진 것이다.

제주의 선제골 이후엔 추격하려는 인천과 승부에 쐐기를 박으려는 제주의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거기다 심판의 판정에 선수들이 다소 흥분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경기가 과열된 양상으로 흘러갔다. 결국 제주의 골문을 호시탐탐 노리던 인천은 전반 39분 윤원일이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길게 센터링한 것을 유병수가 헤딩하여 골을 성공시키면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인천의 만회골 이후 경기가 빠르게 진행되며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양 팀 모두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전반에는 특히 제주의 빠른 돌파와 브루노의 활동량, 인천의 집념이 인상적이었으며, 인천으로서는 동점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후반전

후반전, 다시 원점에서 승부가 시작됐다. 하지만 후반전은 제주가 선제골을 넣었던 전반전과 달리 인천에 초반 주도권이 넘어갔다. 후반 4분 제주 진영의 중앙에서 볼을 잡은 베크리치가 수비수들을 제치며 왼쪽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강하게 슈팅한 것이 그대로 제주의 골문을 흔든 것이다.

인천에 역전을 당한 제주는 전반 12분 산토스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인천이 걷어내자 김영신이 강하게 중거리 슈팅 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박현범과 고메스를 교체투입하며 공격루트에 변화를 줬다. 이에 맞선 인천은 박창헌을 빼고 안현식을 투입하며 수비를 두텁게 했지만, 수비적인 선수기용으로 오히려 제주에 더 많은 공격기회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제주의 공격이 살아나던 후반 38분 오른쪽 페널티 박스에서 김은중이 헤딩으로 떨어트려준 볼을 산토스가 그대로 슈팅한 것이 골로 연결되면서 또다시 동점골이 터졌다. 종료 시간이 다가오면서 2-2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될 것처럼 보였지만 제주의 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동점골 이후에도 계속해서 인천을 몰아붙이던 제주가 후반 48분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한 이현호가 문전으로 연결한 볼을 김은중이 골문으로 밀어 넣어 3-2로 재역전하며 경기를 마친 것이다.


인천의 신입 용병선수들, 기대해주세요!

인천은 오늘 경기에서 다 잡은 토끼를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역전에 성공했지만 막바지 집중력을 잃으면서 종료 직전 제주에 재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특히 제주는 최근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김은중과 산토스의 득점력, 그리고 후반 뒷심이 아주 매서웠다.

비록 인천이 오늘 경기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다행히도 팬들의 마음을 달래줄 반가운 소식이 있다. 바로 유병수가 10호 골을 기록하며 K리그 득점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게다가 오늘 경기에서는 용병선수들의 가능성까지 볼 수 있었기에 앞으로 인천의 공격라인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부풀렸다.

브루노는 마무리가 아쉬움으로 남지만 경기 내내 폭넓은 활동량과 개인기를 보여줬으며, 베크리치는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거기다 새로 영입한 싸비치까지 제 기량을 선보인다면 용병선수들을 활용한 볼 배급, 득점루트 다양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한 편의 반전드라마와 같았던 제주전. 아직 6강을 향한 인천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인천의 후기리그 첫 경기는 2-3 석패로 돌아갔지만, 그 속에서는 희망을 볼 수 있었다.


글 = 유지선 UTD기자 (jisun22811@hanmail.net)
사진 = 인천 유나이티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