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강화로 휴가를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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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강화로 휴가를 떠나요~"
  • 이병기
  • 승인 2010.08.0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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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여파 잠잠…이번엔 '목함지뢰'로 주민들 '전전긍긍'


초지진을 방문한 연인 뒤로 강화도 입구인 초지대교가 보인다.

취재:이병기·이혜정 기자

인천 강화군이 '구제역'의 아픔을 딛고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에서 떠내려온 '목함지뢰'가 피서철을 맞은 강화에 발목을 잡을까봐 주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 구제역 끝나 '청정 강화' 홍보에 심혈

강화군청 관광개발사업소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구제역 여파로 강화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상당히 감소했다"며 "구제역이 종료된 6월부터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휴가철을 맞아 8월 이벤트를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강화군은 주말 가족단위 관광객을 대상으로 평화전망대와 화문석문화관, 갯벌센터 중 한 시설 이상을 방문할 경우 강화섬쌀(500g) 1봉지를 무료로 나눠준다. 기간은 8월 한 달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가족단위(3인 이상) 유료 입장객에 한한다.

또 전적지 4곳에서 해당 관광시설에 대한 퀴즈 정답자에게 강화섬상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6일 광성보, 7일 역사관, 13일 초지진, 14일 고려궁지에서 열릴 전망이다.

전등사에서 주차관리를 맡고 있는 한 직원은 "구제역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예전수준을 회복하고 있다"며 "구제역이 완전히 종료됐기 때문에 이제는 안심하고 강화도를 찾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30일 초지진을 찾은 성동엽(30, 경기 남양주시)씨는 "구제역은 잘 모르겠고, 휴가를 맞아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오게 됐다"며 "부인이 외국인이어서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위해 강화도를 찾았다"라고 말했다.

이진우(41, 경기 고양시)씨는 "강화도는 처음 와 봤는데, 경기도 근교에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좋다"며 "휴가와 아이들 방학을 겸해서 문화유적지를 찾아다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 '목함지뢰' 변수 생길까 주민들 당혹

그러나 구제역이 끝나자 이번에는 북한에서 떠내려온 '목함지뢰'로 피서철 강화주민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 4월 강화도를 휩쓸고 간 구제역 때문에 수개월째 관광객이 크게 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인명 살상용 대인지뢰마저 발견되자 강화지역으로 피서를 계획했던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려 주민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강화도 창후리에서 음식점과 민박집을 운영하는 박모(59)씨는 "강화도 일대에서 목함지뢰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간 후 숙박을 예약하거나 문의하는 전화가 뚝 끊겼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3월 천안함 사고와 4월 구제역 발생에 이어 안 좋은 일이 자꾸 터져 안타깝다"며 "아예 가게 문을 닫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교동도 여관에 근무하는 이모(69)씨는 "강화도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와야 하는 교동도는 해안가 낚시터 또는 연산군 유배지를 찾는 나들이객 외에 외지인의 발길이 뜸한 편인데, 목함지뢰가 발견된 뒤에 관광객이 더 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볼음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오모(66)씨도 "강화도 일대에서 지난 3일째 목함지뢰가 계속 발견되고 있는데,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화도와 앞바다 섬 지역에는 모두 5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서울이나 인천에서 3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데다 수도권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분위기가 호젓해 매년 여름철이면 가족과 연인 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곳이다.

경찰에 따르면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볼음도와 주문도 해수욕장에는 하루평균 100~200여명이 찾아온다.

그러나 31일 목함지뢰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이날 볼음도 조갯골, 영뜰해수욕장과 주문도 대빈창해수욕장에는 평소 피서철 주말의 절반에 못미치는 50~100여명이 찾는데 그쳤다.

해수욕장 개장 이후 약 2개월간 1년 수입의 절반 이상을 벌어 들여야 하는 관광업계 종사자와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한편 목함지뢰 발견지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강화군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강화군 재난안전관리과 직원들은 추가 유실된 목함지뢰가 없는지 예의주시하며 비상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관내 주요 해수욕장을 찾은 주민과 피서객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자체 안내방송을 실시하며 주의를 환기시킨다.

강화군 관계자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안내방송을 하며 목함지뢰로 의심되는 나무상자를 발견하면 즉시 가까운 읍.면사무소 또는 군 부대, 경찰서로 연락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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