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승자와 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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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승자와 패자는?
  • 김인수
  • 승인 2010.08.03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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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관전 평]

K리그 15라운드에서 인천이 경남과 원정경기를 가졌다. 이 경기는 양팀 모두에게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인천은 14라운드에서 제주에게 역전패를 하며 승점 추가를 못했다. 때문에 15라운드에서 승점 3점을 추가 못하면 6위와 승점 차이가 최대 8점까지 벌어질 수 있었다. 승점 8점을 메우려면 최소 3경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3점을 추가하다면 6위와의 승점 차이가 5점이 되어 이 점수를 메우는데 필요한 경기 수가 2경기가 된다. 2경기와 3경기, 고작 1경기 차이지만 이 차이는 아주 크다.

경남도 승점이 절실했다. 경남은 6위 안에 진입해 있었다. 하지만 1위와 6위의 승점 차이가 고작 4점 차이였기에 1경기 승패가 순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승리할 경우에는 승점이 28점이 되면서 리그 1위도 노려볼 수 있었지만, 패배 시에는 6위로의 순위하락과 동시에 6위 진입을 노리는 인천과 부산의 추격권에 놓이기 때문에 승리해야 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경남이었다. 이 승리로 경남은 1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순위를 안정화 시켰다. 이에 비해 인천은 6위 울산과 승점 차이가 8점으로 벌어졌다. 이 경기에서 결과적 승자는 경남이었고, 패자는 인천이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또 다른 승자들이 존재했다. 또한 패자들도 존재했다. 이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승자와 패자를 살펴보자.

승자 1 - 유병수

사실 이 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유병수와 루시오의 대결이었다. 2년 차 징크스라는 단어는 내 사전에 없다는 유병수. 그는 14라운드 제주전에서 골을 성공시키며 공동득점 선두에 올랐다. 그리고 또 다른 공동득점 선두의 주인공은 루시오였다. 10골로 득점선두를 달리던 이들이 한 경기에서 만난 것이다. 이 경기에서 승리자는 단독득점선두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단독득점선두라는 타이틀을 얻은 선수는 유병수였다. 유병수는 이 날 후반 5분 헤딩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13호 골이자, 리그 11호 골이었다. 비록 그는 팀의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챙길 수 있었던 타이틀을 확실히 챙겨가며 선수와 선수와의 대결에서 승리자가 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의 슈팅 실패였다. 역전골이 될 수 있었던 슈팅이 골대를 맞으면서 멀티골을 놓쳤다. 이마저 성공했다면 이 경기의 승자는 유병수의 이름만 있었을 것이다.

승자 2 - 김인한

이 선수가 또 다른 승자였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올 시즌 드래프트 4순위로 경남FC에 입단한 그는 그저그런 선수로 치부되는 듯 했다. 지동원이라는 걸출한 신인에게 밀려 그의 이름은 K리그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6월 수원을 상대로 2골을 뽑고선, 인천을 상대로 선제골과 결승골을 뽑았다. 팀의 승리과 신인왕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그 역시 이 경기의 승자였다.

패자 1 - 루시오

그의 활약은 돋보였다. 특히 경기 후반 막판, 그는 폭풍 그 자체였다. 이 폭풍이 골을 넣었다면 그 역시 승자였을 것이다. 하지만 루시오라는 폭풍은 끝내 득점선두라는 나무를 쓰러뜨리지 못했다.

사실 그의 패배자 판정은 결과론에 불과하다. 그의 활약은 정말로 좋았다. 그의 드리블 뒤로 쫓아오는 경남의 공격진은 인천의 수비진을 배로 힘들게 했다. 인천이 루시오를 막으면 경남의 지원병력이 공격 기세를 이어나갔다. 루시오를 필두로 한 경남의 공격. 물론 경남 공격의 전부가 루시오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있었기에 경남은 살벌한 공격전개를 할 수 있었다. 또한 그의 순식간에 날아오는 그의 슈팅은 인천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그는 골을 넣지 못했다. 김인한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것이 그의 15라운드 공격 포인트의 전부였다. 경남은 승리했지만, 루시오는 타이틀을 놓치면서 패자가 되었다.

패자 2 - 김봉길 수석코치

페트코비치 감독이 퇴임하고서 팀을 지휘하는 그가 또 목전에서 승리를 놓쳤다. 제주전 역전패와 경남전 역전골을 골대 맞추기로 승리를 헌납했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떠난 후유증을 고칠 수 있는 최고의 명약이 승리이지만, 결국 패배했다.

물론 그가 패배만 한 것은 아니다. FA컵 16강전에서 대전 한수원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적이 있다. 하지만 상대가 하부리그의 팀이라 그 승리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그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강한 팀과의 승리, 특히 리그에서의 승리다. 그가 승리한다면 팀 내 분위기는 물론, 본인 스스로가 자신감을 얻을 수가 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승리하지 못했고, 승리 이상의 가치를 가진 승리를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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