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축구센터에서 찾은 숭의전용구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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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축구센터에서 찾은 숭의전용구장의 모습
  • 김동환
  • 승인 2010.08.0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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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창원 원정기]
창원, 두 번째 방문

2009년 4월, 유병수의 슬라이딩 골과 강수일의 골로 경남FC(이하 경남구단)를 이긴 경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이후 1년 4개월 만에 다시 창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지금의 경남구단은 그때의 경남구단이 아니었다. 1년 사이에 구단의 엠블럼(emblem)과 경기장이 새롭게 바뀌었다. 경남구단은 1993년 개장했을 때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관중석과 망원경이 필요한 시야를 요구하던 창원종합운동장을 떠나 창원축구센터로 홈구장을 옮겼다. 창원축구센터 앞에 선 순간, 작년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기 위해 멀리 본부석 반대편 출입구에서 입장해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오던 모습이 문득 생각났다.

창원축구센터와 함께 날아오른 경남구단

창원축구센터는 2년여의 공사 끝에 작년 12월에 개장했다. 창원축구센터에는 주경기장과 훈련구장 및 숙박편의 시설이 자리하고 있으며 가족단위의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여러 부대시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경남구단은 한 때, 경기장 사용 허가에 관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창원시의 협조로 문제를 해결하여 현재 경기장을 이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주변 환경이 좋으면 좋을수록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경남구단도 마찬가지다. 2009년 7위로 시즌을 끝낸 경남구단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현재 4위에 올라있다. 조광래 전감독의 능력도 있지만 해외리그 유명 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전용구장에서 많은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달 31일에 열린 인천과의 정규리그 15라운드 경기에서도 경남구단은 홈구장의 이점을 활용하여 인천에 3대2로 승리하였다.


▲ 창원축구센터 주변에는 시민들을 위한 아담한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UTD기자단 김지혜)
 
전용구장을 왜 그리 강조하는가?

경남구단의 성적이 좋다는 점을 전용구장에 연결시켜 말하면 분명 ‘전용구장이 뭐가 좋다고 그러지?’라는 의문을 가질 사람이 많을 것이다. 물론 K-리그의 모든 팀이 전용구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전용구장은 종합경기장보다 분명 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인천도 가까운 미래에 전용구장으로 옮기게 될 것이므로 전용구장에 대해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창원축구센터와 숭의전용구장

창원축구센터가 서울이나 수원의 전용구장보다 인천이 앞으로 사용하게될 숭의구장과 비슷한 규모와 생김새로 지어졌기 때문에 완공된 후의 숭의구장 모습을 그려보기가 쉽다.
 

▲ 6월 당시 공사중인 숭의전용구장 현장(ⓒUTD기자단 김지혜)
 
숭의전용구장이 2만석(21,000석)이고 창원축구센터가 1만5천석(15,074석)으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여유 있게 보면 그다지 큰 차이는 없다. ‘관중석 규모가 너무 작지 않냐’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같은 수의 관중이 입장하더라도 너무 큰 경기장으로 인해 텅 비어보이는 것보다 아담한 경기장이 경기장을 꽉 채운 느낌을 가지기에 좋다. 그리고 무료관중에 대한 말이 많은 K-리그에서 유료관중으로 20,000석을 채울 수 있다면 절대로 작은 규모는 아니다.


어느 팀이든지 홈 경기장에서는 홈팀의 이점을 누리고 싶은 것은 똑같다. 경남구단도 창원축구센터에서 전광판을 통해 홈팀만의 이점을 누리고 있다. 경남구단의 서포터가 자리 잡는 관중석에는 전광판이 없다. 그 대신 원정팀의 서포터가 자리 잡는 S석에만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전광판을 보려면 원정팀의 서포터는 고개를 뒤로 돌려 봐야하는데 이것은 은근히 힘든 일이다. '전광판 보는게 뭐 그리 중요하느냐'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90분 동안 전광판에 비춰지는 것들은 절대 소홀히 여길 수 없다. 쉬운 예로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명단이나 경기 시간을 들 수 있다.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축구경기에서 전광판을 보기 위해 자주 고개를 돌리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홈팀 서포터의 큰 이점이다.
 

▲ 전광판이 S석에만 설치되어 있어 홈팀 서포터가 편하게 볼 수 있다(ⓒUTD기자단 김지혜)
 
현재 공사 중인 숭의전용구장에는 전광판이 2곳에 설치된다. 이것은 새로운 시도이며 경기장 내의 모든 관중을 고려한 끝에 나온 것이다.
 

▲ 선수단 벤치가 관중석과 따로 떨어져 있어 어쩐지 쓸쓸하다(ⓒUTD기자단 김지혜)

숭의구장의 장점중의 하나가 선수단 벤치가 유럽구단에서 볼 수 있는 관중석 안에 위치하는 스타일로 설치되어 코칭 스태프 및 대기선수들과 관중들의 거리를 없앴다는데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은 창원축구센터에서도 벤치는 역시 관중석과 떨어져 있었다. 포항 스틸러스의 스틸야드와 마찬가지로 벤치가 터치라인에 근접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다. 해외 구단의 경기장을 더 참고하여 만들었다면 창원축구센터도 숭의전용구장처럼 벤치가 관중석과 하나된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경기를 보는 중간에 보이는 벤치는 은근히 신경쓰였는데 이런 점을 느낀 사람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다소 아쉬운 창원축구센터

경기관람에 최상의 시야를 제공하고 모든 시설이 새롭다는 점에서 창원축구센터는 전혀 모자라지 않았다. 역시 새집이 좋기는 좋은가보다. 다만, 지어진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시설관리공단의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일까. 경기장 내의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관중들을 위해 설치된 매점은 간이매점에 가까웠고 지붕은 W석에만 설치되어 있어 비가 올 경우에 다른 구역에 앉은 관중들이 경기 보는 데 굉장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관중에게 경품을 지급하기 위해 마련된 장소도 화장실과 붙어 있어 보기에 좋지 않았다. 물론 이런 점은 경기장을 관할하는 창원시설관리공단과의 조율을 통해 차차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라운드 가까운 곳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관중들은 자연스럽게 경기에 빠져들게 된다(ⓒUTD기자단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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