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족공원 화장로 '부천 배정 요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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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가족공원 화장로 '부천 배정 요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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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0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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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 화장 수요 급증 … 제2화장장 물색 필요

김만수 부천시장이 인천가족공원(옛 부평공동묘지)에 있는 화장로 일부를 부천시민 전용으로 배정해 줄 것을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요청하고 송 시장이 이를 검토키로 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대표적인 주민 혐오시설인 화장장의 건립과 이용에 관한 문제는 지방지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게 통신의 설명이다.

◇지자체 단골 '핫이슈' 화장장

정부는 급증하는 화장 수요를 감안해 지난 2007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 각 지자체가 화장시설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의무 이행을 독려하기 위해 화장시설을 보유한 지자체가 타 지역 주민에 대해 사용료를 차등 부과할 수 있게 했다.

정부의 이 같은 강경책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도권에 화장장을 보유한 지자체는 서울시(벽제 화장장.화장로 23기), 인천시(화장로 15기), 성남시(화장로 15기), 수원시(화장로 9기) 등 4곳 뿐이다.

자치단체장이 의지를 갖고 화장장 설치를 추진해도 부동산 가치 하락 등을 우려한 주민 반발이 다른 어떤 시설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하남시의 경우 시장이 경기도 광역화장장 유치를 추진했다가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시장직을 박탈하기 위한 주민소환을 추진, 지난 2007년 말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민소환 투표가 치러지기도 했다.

이번에 인천시에 화장장을 나눠 쓸 것을 요청한 부천시도 같은 문제로 5년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천시는 전임 시장이 지난 2005년 추모공원 조성계획을 발표한 이후 예정지 주변 주민들은 물론 인접한 서울시 구로구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립 화장장 넘치는 수요

인천시는 지난해 하반기에 성남시, 수원시와 마찬가지로 인천가족공원내 시립 화장장의 외지인 사용료를 100만원으로 올렸다. 이는 인천시민 사용료 6만원의 16배가 넘는 금액이다.

또 화장장 이용 시간대도 유족들이 선호하는 오전은 인천시민에게 우선 예약권을 줬다.

이런 조치에도 타 지역 주민들의 인천시립 화장장 이용은 계속 늘고 있다.

인천시립 화장장의 전체 이용 건수는 2004년 1만2천300건에서 지난해엔 1만7천438건으로 증가했고, 외지인 이용률도 31%에서 36.5%로 높아졌다.

이 때문에 인천시립 화장장은 현개 가동 중인 화장로 15기(예비 1기 포함)를 1일 4회씩 가동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화장로는 당초 설계상 1일 3회 가동을 기준으로 수명이 5년가량인데 넘치는 화장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1일 가동 횟수를 4회로 늘리다보니 고장이 잦고 수명이 단축되는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시의회는 이런 추세를 반영해 지난해 외지인에 대한 차등 조항을 담은 조례 개정안에 대해 "타 지역 주민들의 이용으로 인한 인천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고 원가에 못 미치는 화장장 사용료를 현실화하는 차원에서 인상이 필요하다"라며 통과시켰다.

◇인천도 제2화장장 머지 않아 '발등의 불'

인천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화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시 예산 87억원을 들여 인천가족공원내에 화장로 5기를 증설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3월 화장로 증설이 마무리되면 인천시민의 화장률이 9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2021년까지는 화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문제는 추가적인 화장장 건립이 도시계획시설 결정, 지방재정투융자 심사 등 각종 행정절차를 마치는데 4~5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늦어도 2017년에는 인천 제2화장장 부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시가 부천시의 전용 화장로 배정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새 화장장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는 그만큼 앞당겨지게 된다.

서울시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벽제 화장장의 수요가 급증하자 지난 1998년부터 제2화장장 건설을 추진하고 나섰다.

2001년 서초구 원지동에 추모공원 부지를 선정했지만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완강히 반대해 우여곡절 끝에 9년 만인 지난 2월에야 착공식을 가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5일 "급격히 높아지는 화장률을 감안할 때 인천도 제2화장장에 대한 준비를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천가족공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적정 수요를 고려하면 공원내 화장로 추가 증설도 쉽지 않은 문제여서 부천시의 요구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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