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인천, '낯선 수원' 상대로 상승기류 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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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인천, '낯선 수원' 상대로 상승기류 탈까?
  • 김재진
  • 승인 2010.08.05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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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리뷰]


[쏘나타 K리그 2010 프리뷰]

최근 제주와 경남에게 2연패를 당한 인천 유나이티드가 홈에서 수원 블루윙즈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인천은 쏘나타 K리그 2010 16라운드 상대 수원을 맞아 새로운 ‘동유럽 특급’ 베크리치를 앞세워 홈에서 만큼은 반드시 연패 행진을 끊겠다는 각오다.


윤성효 감독체제 변신 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수원은 백지훈-김두현의 중원장악과 염기훈의 날카로운 왼발로 인천을 상대하겠다는 생각이다. 


인천의 싱거워진 ‘맹물축구’, 문제는 'Off the ball play'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어떻게든 승점을 이끌어내던 인천의 짠물축구가 후반기 들어 그 모습을 감췄다.


인천은 월드컵 방학이후 치룬 리그 2경기서 모두 2대3으로 패하며 2연패를 기록했다. 제주와 경남을 상대로 거둔 2연패는 스코어상으로는 한 점차의 아쉬운 패배였지만 내용상으로는 상대팀에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내준 사실상 완패에 가까운 경기들이었다.


인천의 최근 경기를 보면 'Off the ball play' 즉, 공이 없을 때의 선수들의 움직임이 너무나 좋지 않다. 기껏 공을 뺏어도 우리 팀 선수들의 움직임이 적다 보니 공을 줄 곳이 없다. 인천이 할 수 있는 것은 겨우 전방의 브루노나 유병수를 향해 멀리 차는 것뿐이었다. 


이러한 인천 선수들의 적은 움직임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큰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임중용과 안재준의 공중볼 및 대인마크는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패스를 주고 바로 움직이는 상대팀의 2대1 공간 패스에는 인천 수비수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특히 인천은 포백라인과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지속적으로 노출하며 상대팀 공격수들에게 자신들의 플레이를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여유를 주고 있다. 지난 경남전은 바로 이러한 공간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선수들에게 인천이 얼마나 당황하는지를 명백히 보여주는 경기였다.


인천이 상대하게 될 수원은 과거 차붐 시절 공간을 창의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팀이었다. 힘과 높이, 스피드를 이용한 축구를 구사해 상대방을 무너트리는 직선적인 축구였다.


그러나 최근 윤성효 체제로 변한 수원은 180도 달라졌다. 전방의 호세모따, 하태균, 신영록 같은 선수들은 측면과 허리진영으로 수시로 움직이며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백지훈 이상호 같은 2선 선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다. 여기에 김두현과 염기훈의 창의적이고 정확한 침투패스는 단순했던 수원의 공격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제 수원은 몇몇 위협적인 공격수들만 대인마크로 꽁꽁 묶어버리면 그만이던 팀에서 벗어나고 있다. 수원은 점점 더 공간을 활용할 줄 아는 ‘낯선 팀’이 되어가고 있다.


수원을 상대할 인천은 달라진 그들의 경기운영방식에 대비해야한다. 인천 선수들이 경남전처럼 공이 없을 때 자신의 위치에서 서있기만 한다면 수원을 상대로 매우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인천 선수들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상대선수들 보다 한 발 더 뛰는 활동량으로 수원을 상대해야 한다. 


인천, 베크리치 활용법 찾을까?


베크리치의 K리그 데뷔전은 환상적이었다. 제주를 상대로 선발 출장한 그의 모습은 아직 팀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개인 기술을 바탕으로 데뷔골까지 성공시키며 잠시 끊어진 인천의 ‘특급 동유럽 커넥션’의 부활을 예고케 했다.


그러나 제주와 경남을 상대한 베크리치의 모습은 아직은 팀에 겉돈다는 느낌이 강했다. 베크리치는 제주전서 뛰어난 개인기술과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경남전에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공격의 실마리를 풀기위해 허리진영으로 처지며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인천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존 4-4-2 전술에서 공격력이 좋은 베크리치가 유병수와 함께 투톱을 이루자니 상대수비수들을 이끌어낼 타겟맨이 없는 것이 인천의 고민이다. 베크리치를 미드필더로만 기용하기엔 중원장악 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득점력이 약한 인천이 그의 공격력을 모두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또 아쉽다. 


인천은 베크리치의 공격력을 모두 활용하면서 기존 팀 전술의 균형을 깨트리지 않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존 인천의 4-4-2 전술에서 그의 활용법을 찾을 수 없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베크리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포메이션도 고려해봐야 한다.


인천에게 이러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6강 PO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천에겐 유병수만을 앞세운 현재 인천의 단순한 공격패턴에 변화가 절실한데, 기술과 창의력을 모두 갖춘 베크리치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윤성효의 ‘기술 축구’ 새로운 수원을 만들다


그동안 전임 차범근 감독 시절 벤치를 뜨겁게 달구던 백지훈이 최근 윤성효 감독 밑에서는 펄펄 날고 있다.


백지훈의 최근 중용 및 부활은 달라진 수원의 상징이다. 윤성효감독은 부임 후 수원 선수단 중 백지훈-김두현-이상호 같은 선수들이 자신의 축구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공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고 상대팀을 순간적으로 무너트릴 수 있는 창의력을 가진 선수들이 새로운 윤성효표 수원에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윤성효 감독의 발언처럼 최근 수원의 모습은 이전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롱패스는 자제하고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며 폭넓은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K리그 팬들에게는 낯설기만 하다.  


윤성효표 수원의 변화는 그동안 답답했던 수원의 공격력에 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수원은 윤성효 감독 체제 이래 리그 3경기서 6득점을 기록하며 2승 1무로 아직까지 패가 없다. 수원이 전반기 11경기 동안 기록한 승점이 2승 1무 8패로 7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 이른 감은 있지만 일단은 윤성효표 수원의 변화가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수원 공격의 핵은 월드컵에선 욕만 먹었던 염기훈의 왼발이다. 염기훈은 빠른 침투패스와 왕성한 활동량으로 수원의 허리와 공격을 매끄럽게 이어가고 있다. 월드컵 이후 염기훈은 리그와 컵대회서 1골 5도움으로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수원 공격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을 상대하는 수원은 김두현과 백지훈의 중원장악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가며 호세모따와 신영록이 만들어내는 공간을 염기훈의 빠른 침투패스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득점 1위’ 유병수 - ‘블루맨’ 황재원의 ‘파랑 전쟁’


유병수와 황재원의 올 시즌 첫 번째 대결은 황재원의 날라차기와 유병수의 4골이 맞물리며 유병수의 완승으로 끝났다. 한 선수에게는 퇴장을 또 다른 한 선수에게는 한 경기 4골의 대기록을 선물하며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낳았던 두 선수의 대결은 포스코컵 2010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로 이어지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황재원의 결장으로 무산되며 싱겁게 끝났다.


유병수와 황재원이 다시 한 번 맞대결을 갖는다. 첫 번째 대결 때와 다른 점은 이번엔 황재원이 붉은색 포항 유니폼이 아닌 푸른색 수원의 유니폼을 입는다는 점과 첫 번째 대결 때는 유병수가 리그 무득점으로 2년차 슬럼프에 있었지만 현재는 리그 득점 1위로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팀이 연패에 빠지며 좋지 않은 분위기를 타고 있지만 유병수의 득점감각은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다. 유병수는 최근 두 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90분 내내 상대팀의 집중견제에 막혀있다가도 단 한 두 차례의 기회를 골로 연결시키는 팀 내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황재원 역시 여름 이적시장에서 수원으로 팀을 옮긴 이후 첫 경기에서 염기훈의 코너킥을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수원에서의 성공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두 선수는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90분 내내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미 첫 번째 대결에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며 스스로 팀의 대패를 자처했던 황재원이 이번에는 절제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또 아직 수원을 상대로 리그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유병수가 2년차 징크스 탈출의 숨은 공신 황재원을 상대로 수원전 첫 골을 터트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경기 연속골로 리그 득점 1위에 등극한 유병수와 이적하자마자 골을 기록하며 수원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는 황재원의 두 번째 대결은 또 어떤 이야기를 낳을지 이번 주 토요일 인천 월드컵 경기장을 지켜보자.    

글= 김재진 UTD기자 (jaejin44@empal.com)
사진 = 김지혜 UTD기자 (hide-5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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