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과 경인운하 사업 부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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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과 경인운하 사업 부적합하다"
  • 이혜정
  • 승인 2010.08.1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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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도시물포럼' 존 안토니 알렌 교수 기자회견


취재 : 이혜정 기자

도시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2010 세계도시물포럼 인프라 워크숍'이 열린 10일 오후 존 안토니 알렌 런던 킹스컬리지 교수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존 안토니 알렌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세계적으로 식수와 산업용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으나 가장 시급한 문제는 농업분야에 사용할 물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식량을 생산하는 전세계 농업수 사용량은 80%로 물소비를 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알렌 교수는 "물안보를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하수처리장 등 시설만 지을 게 아니라 세계인들이 물에 대해 이해하고, 식습관을 바꾸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며 "'가상수(Virtual Water)'로 예를 들자면 1톤을 생산하는 데 1천톤의 물이 필요하고, 소고기 1톤을 생산하는 데 1만6천톤의 물을 소비해야 하는 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이 식량을 생산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각국에서 물의 양이 충분하지 않다면 외국에서 식량을 수입하는 게 하나의 해결방법"이라며 "싱가포르의 경우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할 당시 전체인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5%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기술개발 대신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제를 일으켜 식량수입으로 농업수를 줄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의식하고 있지 않지만 이런 식량수입은 2천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해왔으며, 현재 전세계 150개 국가들이 식량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경제적인 면에서 각 국가에서 물 관련 사업에 사용하는 비용보다 식량을 수입하는 비용이 훨신 적게 든다"라고 강조했다.

알렌 교수는 "물과 식량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전세계인들이 가장 지혜로운 음식섭취를 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물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물 관련 한국에 대한 평가 질문에 "이미 세계 물시장에서 한국의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처리시설, 담수화 시장 등 한국의 기술산업이 최고의 위치에 있는 만큼 앞으로도 물과 에너지와의 관계를 잘 고려해 물과 관련 산업에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천의 물 관련 포럼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고, 앞으로 물 관련 국제개발협력 진행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렌 교수는 한국이 진행하고 있는 4대강과 경인운하 사업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의 경우 운하를 사용하고 있지만 영국은 운하를 활용하고 있지 않다"며 "네덜란드에선 산이나 언덕이 없어 운하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선 지형의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그는 "4대강의 경우 지난 반세기 동안 연구가 진행되었고, 물에 대한 사고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관찰해왔다"며 "항상 급박하고 불확실성이 존재할 때 정치인, 과학자, 전문가 들이 모여 해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으나 역사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기후변화의 악화를 촉진시키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존 안토니 알렌 교수는 영국의 지리학자로 '가상물(Virtual Water)'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2008년 스톡홀름 물 상(Stockholm Water Prize)을 수상했고, 런던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더럼 대학(Durham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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