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학습이 어우러진 인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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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학습이 어우러진 인천 만들 것"
  • 김규원 기자
  • 승인 2016.08.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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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김성숙 인천평생교육진흥원장
교육부가 올해 역점으로 추진해 온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이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사업에 선정된 이화여대가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혀 백지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화여대 사태로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평생교육에 대한 의미는 쉽게 전달되지만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그 만큼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개인과 사회적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전 생애에 걸쳐 실시되는 학습”이라고 말하지만 난해하다. 딱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다.
 
2000년 들어서면서 평생교육기관 설립 붐
 
평생교육은 법이 대폭적으로 정비되면서 2000년에 들어서면서 전국적으로 붐이 일었다. 지자체, 학교, 사업장, 시민사회단체, 언론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이 펼쳐졌다.

취미교실 수준으로 시작한 평생교육이 이제는 전문교육으로 변하고 있다. 직업문제로 순수학문보다 실용학문이 강조되면서 평생교육에 대한 방향도 함께하고 있다. 정보화시대에 급속히 변하고 있는 선진기술을 습득하고 2모작, 3모작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적응훈련을 평생교육이 떠맡고 있다.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와 권리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헌법 31조에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행한다.”고 명시했다. 그래서 국가평생진흥원이 생기고 각 지역마다 평생교육진흥원을 두고 있다. 인천에도 2013년 5월에 평생교육진흥원이 인재육성재단 출연기관으로 만들어졌다. 독립법인으로 시작한 일부 지자체에 비해 규모는 떨어진다. 그러나 다양한 특색사업 운영으로 프로그램 보급만큼은 전국적으로 월등하다. 2015년 2월부터 운영을 맡고 있는 김성숙 원장과 구성원들의 남다른 열정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이화여대 사태를 안타깝게 생각했다.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선배이기도 한 그는 추진방법 등에 대해선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지만 “방향은 맞다”고 했다.
“이제 대학도 학위에 대한 의미가 쇠퇴할 겁니다. 자격증과 콘텐츠 중심의 실용학문이 필요한 거죠. 우리의 대학 진학률이 70~80%에 달하지만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은 40~50%에 불과합니다. 우리도 비슷한 추세로 진행될 겁니다.”

 
사회현상을 헤쳐 나가고, 스스로를 지탱하기 위해 평생교육이 필수
 
평생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급변하는 사회현상을 헤쳐 나가고, 스스로를 지탱하기 위해 평생교육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생애 주기를 건실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20~30대는 자격증 등 사회진출을 위한 준비, 40~50대는 직업전환 맞춤형 교육, 50~60대는 지역사회 활동, 70대 이상은 여가·건강관리 등으로 단계가 있어요. 여기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는 겁니다.”
김 원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가볍게 생각했던 평생교육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 건강관리나 취미로만 여겨졌던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복잡하고 짜임새 있는 전문 프로그램으로 다가왔다.

그 동안 우후죽순격으로 만들어진 교육기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평생교육을 받아왔다. 지난 6월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이 발표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해 인천시민 5명중 1명이 평생교육에 참여했다. 인천에 있는 884개의 교육기관에서 8천426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직업능력이나 시민참여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더욱 활성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이 전문성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것도 시민들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평생교육 진흥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실시하는 통계조사가 제대로 인용되고 있는 것이다.
김 원장은 신규 사업인 ‘톱니바퀴 사업’을 소개했다.
“계양구와 (사)사회안전문화재단, 계양문화회관이 컨소시엄으로 벌이는 사업인데요, 주거환경개선 리더양성을 목표로 하는 ‘내손으로 뚝딱! 집수리 마술사’ 프로그램이에요. 4개월 과정의 실습을 거쳐 기초생활수급자 집수리를 해주고 있죠. 중장년층에서 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기술도 습득하고, 봉사하고, 약간의 수고비를 받을 수 있어요. 평생교육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봅니다.”

 
톱니바퀴, 시민교육 지원 사업 등 신규 사업에 집중
 
시민교육 지원사업도 김 원장이 비중을 크게 두고 있다. 인천가치를 재창조하고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민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5월 17일에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인천문화재단, 인하대학교 평생교육원, 인천재능대학교 평생교육원,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5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인천 평생교육 활성화와 시민력(力) 향상을 위해 각 기관별 특성에 맞는 ‘시민 행복 인천 시민교육 지원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인천시민 의식을 높이고, 인천 바로알기, 인천 자긍심, 정주의식, 인천학 등이 인천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글로벌 시민으로써의 자긍심을 갖도록 시민의식을 키워야 하는데, 교육이 필요합니다. 대전에서는 ‘대전학’을 만들어 시민대학을 통해 시민교육을 시키고 있어요. 성과가 좋습니다. 인천에서도 제대로 된 ‘인천학’을 만들어 시민교육을 하는데 지원할 계획입니다.”

나서 자란 인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래서 ‘인천사랑’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교육의 폭이 넓은 만큼 전문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서구청과 청운대가 퍼실리테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앞으로 효과가 클 겁니다. 행정(공무원)에서 나서면 풀기 힘든 사안에 대해서 지역을 잘 아는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해 현안을 풀면 효과적일 걸로 보는 거죠. 평생교육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김 원장은 기관 컨설팅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옹진군과 동구 종합발전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줬다. 옹진군 백령도에 근무하는 능력있는 군인들이 지역 학생 학습도우미로 나서고, 연평도 안보체험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동구 주민자치센터 컨설팅에 나서 3천만 원이던 평생교육 예산을 2억3천만원으로 늘려 지역 평생교육을 활성화하도록 하는 성과를 냈다.
김 원장이 소개하는 사업 대부분이 신규 사업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통계조사를 통해 인천시민들이 바라는 프로그램을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여론수렴 통해 새로운 프로그램 발굴에 최선
 
그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더 큰 고민에 빠졌다. “평생교육이 뭐냐”고 물어오면 대상과 목적이 때론 막연할 때가 있어서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정의를 내려 본다.
“또 하나의 기회, 학습 그 안에 숨겨진 보물”이라는 유네스코 정의에다 “언제, 어디서,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교육”이라고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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