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소수자로서 기꺼이 살아가는 것은 어떻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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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소수자로서 기꺼이 살아가는 것은 어떻겠냐"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6.10.12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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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희 시민기자가 전하는 배다리 인문학강좌, 질 들뢰즈와 가타리


배다리에서 사진관 '다행'을 운영하는 강영희 <인천in> 시민기자가  '배다리_날마다 달마다'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인문학 강좌에 참석하고 그 내용과 소감 등을 보내왔다. 2차례에 걸쳤던 배다리 인문학 강좌에 대한 강 기자의 '요약'을 싣는다.





들뢰즈 가타리? = '질 들뢰즈' + '펠릭스 가타리'


동인천 배다리 <요일가게_다多괜찮아>에서는 '배다리_날마다 달마다' 행사의 일환으로 인문학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날마다 달마다' 행사는 10월 내내 진행된다.

지난 9월22일, '혁명의 거리에서 들뢰즈를 읽자'의 저자 김재인 박사의 질 들뢰즈 강연에 이어 10월11일에는 <가타리의 생태철학>의 저자 신승철씨가 함께 했다. 

우리가 듣고 배운 철학의 영역은 대부분은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서양철학 중심이었다. 어디가다 서양철학의 역사를 훑고 시대에 따른, 조금 다른 해석이나 주석이 흥미로울때도 있기는 했지만, 보통 시민들의 일상의 삶을 읽어낼 잣대로는 적절치 않았다. 

그렇게 철학이 지루해지고 쓸모없어 보일 즈음 '들뢰즈 가타리'라는 새로운(?) 이름들이 섞여 들렸다.

'들뢰즈 가타리'는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고 두사람의 이름이다. 배다리에서 이같은 강좌가 진행된 덕분에 밀접한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신승철의 강연내용 흐름


'들뢰즈+가타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개념이 새롭게 정의되거나 새롭게 쓰이면서 좀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내용은 정말 쉬웠다. 지금의 우리 일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정리된 것을 들으니 철학이 참 별게 아니다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시원하다 싶을 만큼 답답한 가슴을 뚫어줬다. 

물론 필자가 그들의 철학을, 강좌의 내용을 정리하거나 언급하지는 않겠다. 어려울 것 같지는 않은데 필자의 언어로 표현하는데는 조금 더 공부가 필요하기도 하다. (감히?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


"한 사람의 죽음은 하나의 세계의 소멸과도 같다", '홈 파인 공간'과 '매끄러운 공간'에서의 '게토'라는 공동체를 이야기하며 자기철학을 '완성'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들뢰즈, '혁명가나 혁명운동 없이 모든 수준에서 이뤄지는 혁명_분자혁명'을 이야기 하는 가타리.(안타깝게도 그는 자기 실천의 연장선에서 더 많은 설명을 해줄 수 있는 62세 나이로 선거운동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었다)


그야말로 이론 철학자와 실천 철학자가 지금의 나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그들의 철학을 다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들의 철학을 이해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나와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필자에게는 그렇다.

아카데믹한 그러니까 책상머리에서 이론 공부를 한 질 들뢰즈와 어린 나이부터 실천의 현장에 있었던 펠릭스 가타리가 만나며 씌어진 책들이 궁금해졌다. <안티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이 그것이다. 이번 겨울에는 이 책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월11일(화) 저녁 배다리 요일가게, 강연중인 신승철 교수와 시민들


펠릭스 가타리, "공리주의? 엿먹으라 그래"

'다수의 행복을 위한 소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공리주의는 그동안 영 마뜩잖았다.

희생되는 소수들의 합이 결국 가장 많은 사람들-시민 또는 국민, 인민, 뭐라 부르든-이었고, 정작 법도 지키지 않고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소수'들이 그 다수의 희생을 전제로 사회를 지배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는데 아직도 계속 다수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타리는 여기서 사회적 약자라든가 피해자라는 의미의 소수가 아니라 개별성, 특이성을 가진 소수로서 공동체를 풍부하게 만드는 주체를 이야기 한다. 희생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세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그래서 그 자체로서 중요한 존재들 말이다. 

가타리는 녹색당의 철학적, 실천적 배경을 만들어내고 실천해낸 것으로 보다 의미있게 읽히지만, 다양함의 건강성이 중요하다고 믿는 필자는 가타리의 특이성을 가진 소수자와 분자(물질을 이루는 최소단위)가 의미있게 다가왔다.


@가타리의 혁명관

남루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허덕이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들뢰즈와 가타리는 기꺼이 균열을 내자고, 자유롭게 미친듯이 살아가도 좋지 않겠냐고 이야기 한다. 특별한 소수자로서의 기꺼이 살아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묻는다.

생태철학의 영역에서 필자는 이 시대를 설명해주는 즐거운 이야기를 들었다. 기존의 사회가 규정지은 것들 속에서 허덕이지 말고 자유롭고, 우아하게 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조금 더 발전적인 인간사회를 위한 고민이 어디로부터 어떻게 가야할지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이로서 '배다리_날마다, 달마다'의 인문학강좌, 두 번의 저자와의 대화는 끝났다.
위 내용들은 두 강좌를 들으며 개인적으로 든 얕은 생각에 불과하다. 하지만 속시원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시대를 어떠한 방식으로든 읽어볼 기회를 가졌다는 것도 의미있었다.

처음 만난 두 철학자의 삶과 철학에 대해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길 나눠볼 기회가 생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배다리 _ 날마다 달마다 10월 일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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