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수가 만들어야 할 '팀 인천(Team In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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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수가 만들어야 할 '팀 인천(Team Incheon)'
  • 유기봉
  • 승인 2010.08.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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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수'의 인천이 아닌 '인천'의 유병수로


인천 유나이티드의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축구영웅 펠레는 전광판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축구는 스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로 '팀'이 만드는 것이다."

개인 종목과 달리 11명이 하나로 뭉쳐야 하는 축구는 조직력이 생명이다. 한 명의 뛰어난 플레이어가 있더라도 팀이 하나가 되지 못하면 기본이 약한 팀이 되기 마련이다.

인천은 전통적으로 개인보다는 팀(조직)을 우선시해왔다. 물론 구단 사정상 거액의 몸값을 받는 선수 한명보다 가능성을 보이는 신예 여러 명을 선택해야 했지만 이는 조직력을 강조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지난 2007년 데얀의 등장은 인천의 희망이었다. 당시 장외룡 감독의 영국유학으로 임시 지휘봉을 잡은 박이천 감독은 4-4-2 포메이션의 빠른 축구를 구사했다. 수비수에게 낯선 포백이기에 실점이 많았지만 데얀의 공격만큼은 화끈했다. 경기에 지더라도 재미는 떨어지지 않았다.

이 때의 데얀은 유럽 특유의 힘과 기술, 그리고 높은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의 공간을 만들어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인천 축구의 새바람이자 희망이었다. 또한 무엇보다 동료와의 호흡이 좋았다.

많은 인천 팬은 지금의 유병수가 그 때의 데얀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아니, 이미 그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됐다. 지난해 아깝게 신인왕을 놓쳤지만 신인으로서 최고의 활약으로 인천의 PO 진출을 이끌었으며, 올 시즌 역시 2년차 징크스 없이 리그에서 12골(16경기)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유병수의 공격이 점점 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개인의 테크닉과 골 결정력 수준은 높지만 그라운드를 누비는 움직임은 크게 떨어졌다.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어 움직임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인천의 색깔을 넣어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유병수'의 인천이 아닌, '인천'의 유병수가 되어라!

지난 성남 전 때, 인천은 간신히 '0'패를 모면했다. 남준재가 골을 넣었지만 그 시작은 유병수의 발끝에서였다. 유병수가 패널티라인 밖으로 나오자 성남 수비의 집중력은 떨어졌고, 그가 띄어 준 볼은 남준재의 머리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유병수의 움직임이 만들어 낸 귀중한 득점이었다.

인천은 유병수를 중심으로 한 공격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유독 유병수에 의존하다 보니 다양한 공격루트가 보이지 않는다. 특유의 빠른 좌우 날개를 활용한 공격도 점점 그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공격수로서 유병수는 그 자질을 충분히 갖췄고 팀 내 공헌도가 높지만, 지금처럼 정적인 움직임을 계속 보인다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용병들과 호흡이 맞지 않을 때, 그라운드에서 종종 보이는 입씨름 또한 유병수가 팀을 위해 삼가야만 할 행동이다.

공격수로서 '귀족성'을 버려야만 개인적으로는 한 단계 발전할 계기가 될 것이며, 팀에는 공격의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곧, '유병수'의 인천이 아닌, '인천'의 유병수가 되어야 함이다.

글=유기봉 UTD기자(yoolion@hanmail.net)
사진=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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