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선원사에 부는 '특별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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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선원사에 부는 '특별한 바람'
  • 이혜정
  • 승인 2010.08.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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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蓮)김치를 아시나요?"




취재 : 이혜정 기자

연(蓮)과 김치가 만났다.

우리 식단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김치와 불교의 상징이자 '부처의 꽃'인 연의 뿌리를 말려 빻아 연근가루를 섞은 새로운 김치가 만들어졌다.

이 연(蓮)김치를 만든 이는 인천 강화도 선원사(禪源寺)의 주지 성원 스님(50)이다.

지금 선원사를 중심으로 '연김치 바람'이 불고 있다.
 

선원사에서 만난 주지 스님은 연의 효능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연을 많이 먹으면 혈액 내 지방을 분해해 피를 맑게 하고, 심장병이나 당뇨병 등 질병을 고칠 수 있어요. 특히 체지방을 분해하는 효능이 뛰어나 살이 찌는 고민 없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성원 스님이 연구한 연 음식 중 가장 자랑스럽게 손꼽는 것은 바로 연김치다.
 
"이렇게 좋은 효능을 가진 연을 우리나라 대표 음식인 김치와 결합해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도 건강한 음식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행복합니다."

연과 김치의 만남

연과 함께 한 지 10년째인 성원 스님. 6년간 연구 끝에 연김치를 본격적으로 담기 시작한 것은 3년 됐다. 신도들과 함께 700~800 포기의 연김치를 담가 나눠먹었던 것이 시초다.

"김치 맛이 살아 있다"라는 입소문이 퍼져 연김치 담그기에 나섰다고 한다.

연김치는 일반김치와 달리 쉽게 무르고 시는 것을 방지해 아삭아삭한 맛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는 등 저장성이 뛰어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성원 스님은 "그동안 일반김치는 쉽게 익고 쉽게 시어 김치 맛을 느끼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연김치는 적당히 익히고 난 후 다시 한번 연가루를 넣으면 발효를 중단하면서 아삭아삭한 맛을 더 오랫동안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김치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김치명인인 풍미식품 유정임 대표의 기술 덕분입니다. 연김치를 통해 국민들이 건강도
 지키고 김치 본연의 맛도 느낄 수 있는 1석2조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연과 인연

전등사에서 천일기도를 하던 중 선원사를 복원하라는 '선몽'을 꾼 스님은 1993년부터 17년째 선원사 인근에 임시 사찰을 세우고 복원을 추진해왔다.

성원 스님은 사찰이 신도들의 시주에 의지하지 않고 자급자족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절 주변의 논을 임대해 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벼농사의 풍년과 함께 신도들의 공양미로 사찰에 쌀이 남아돌자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한 신도가 연꽃을 심자는 제안에 눈이 번쩍 띄어 연꽃 재배를 시작했다.

선원사 앞 논 330㎡(100평)에서 연을 키우기 시작해 지금은 주변 논 9만9천㎡(3만평)으로 늘리게 됐다. 정부도 논에 쌀 대신 연을 심었을 때 농가소득이 훨씬 높다는 게 입증되자 2007년 선원사 일대를 '연향토산업 활성화'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10억원을 지원했다.

성원 스님은 "연밭은 수질정화 능력이 뛰어나 거름으로 축산 부산물인 닭과 소 똥을 이용해 축산폐수를 해결할 수 있어 건강한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다양한 연(蓮) 음식

연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들이 있다. 여름철 별미로 시원하게 맛볼 수 있는 연 냉면은 연가루로 면과 육수를 만들어 다이어트 효능에도 뛰어나다.

또 은행, 콩, 검은쌀, 찹쌀, 밤, 연자, 대추, 현미, 기장 등 10가지의 곡식이 들어간 연밥은 연 꽃잎을 둘러서 싸고 찜통에 찌는 음식이다. 이 연밥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주요 영양소와 비타민C, B1, 철분, 칼슘, 인, 나이아신, 아스파라신, 구리 등의 성분이 고루 들어 있어 성장발육기의 어린이나 허약자, 노인, 환자 등에게 좋다

연 오이소박이와 연 홍고추 소박이를 비롯해 울금으로 노란빛을 낸 연근과 양배추가 어우러진 새콤달콤한 연근 피클 등 연(蓮) 으로 만든  밑반찬도 있다.

식후 즐길 수 있는 연잎 차는 체내 삼투압 조절과 항체 형성 능력, 간 해독작용 등의 기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철분이 많아 유아, 사춘기 소녀, 임산부의 빈혈 예방에 좋고 비타민E가 많아 천영항산화제로도 각광받고 있다.

성원 스님은 "앞으로 연잎뿐만 아니라 연줄기로 만든 된장, 연대차, 입용제 등 연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매년 8월초 연꽃이 가장 화려할 때 연꽃의 아름다움과 효능을 알리기 위해 '연꽃축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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