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감독에게 끝내 부치지 못한 편지'
상태바
'새 감독에게 끝내 부치지 못한 편지'
  • 유기봉
  • 승인 2010.08.23 1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봉길 코치, 감독대행으로 마지막 경기
▲ 인천의 새로운 사령탑 허정무 감독(좌)과 공석인 감독자리를 채워 온 김봉길 코치(우)

인천 유나이티드가 쏘나타 K리그 2010 18라운드 포항과의 원정경기에서 또 다시 승점을 쌓는데 실패했다. 또한 지난 성남 전(1-4 패)을 제외하고 월드컵 휴식기 이후 치뤄진 리그 4경기에서 2-3으로 지며 공교롭게도 축구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스코어로 지는 징크스를 안게 되었다.

계속된 연패에도 인천은 사력을 다해 뛰었지만 전반 9분 만에 설기현이 왼쪽에서 올려준 볼을 받은 알미르에게 선제골을 내준 이후 집중력이 급격히 무너졌다. 여기에 심판의 석연치 않은 ‘지연판정’으로 윤원일이 퇴장당하고, 패널티킥을 허용해 0-2로 끌려갔다.

후반 8분 또다시 황진성의 프리킥 골을 허용했고 이후 2골을 따라붙었지만 경기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인천은 임중용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안현식을 넣으며 발빠른 설기현에 대한 집중마크를 펼쳤다. 그러나 설기현은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사이드로 폭넓게 움직이며 모따와 알미르에게 공간을 만들어줬고, 그 사이 인천 수비진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등 집중력을 가다듬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 취임이 결정된 상황에서 김봉길 코치는 감독대행으로 마지막 경기에서 연패를 끊으려 했지만 끝내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가슴 속에 적어놨던 편지, ‘연패탈출’을 다시 꼬깃꼬깃 접어야만 했다.

경기 후 김 코치는 “사실, 새 감독님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연패만큼은 끊고 싶었다.”라 말하며, 연패를 끊지 못한 아쉬움과 후임 감독에게 미안함을 함께 전했다.

더욱이 연패 중이라도 항상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멘트를 보냈던 그였지만 이날만큼은 “먼 원정을 함께 했던 서포터즈에게 반드시 그 열정에 보답하겠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해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끝내 허정무 신임 감독은 ‘연패탈출’이라는 편지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그것은 짐이 되어 어깨에 고스란히 얹히게 되었다. 원정 사상 첫 16강의 위업을 달성했던 허감독의 인천에서 새로운 도전이 시작부터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흐트러진 수비 집중력을 어떻게 높이느냐가 관건이다.

비록 새 감독에게는 '연패탈출'이 받지 못한 편지였지만, 많은 인천 팬과 서포터즈는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새 감독에게서 그 편지를 받아보기 바란다.

글=유기봉UTD기자(yoolion@hanmail.net)

사진=남궁경상 UTD기자(boriwoll@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