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감에서 벗어나는 김봉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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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감에서 벗어나는 김봉길 코치
  • 김인수
  • 승인 2010.08.23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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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 포항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김봉길 수석코치가 감독대행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해 6월 페트코비치 감독이 인천을 떠나고서 지휘봉을 잡았던 그였지만, 성적에서 아쉬움이을 남긴채 인천의 지휘봉을 허정무 감독에게 넘겼다.

지난 2개월 동안 그가 남긴 성적은 처참했다. FA컵을 포함해 7전 1승 6패. 그나마 1승도 약체였던 내셔널리그 소속 대전 한국수력원자력 팀을 상대로 거둔 것이었다. 이 승리 이후 김봉길 코치는 6연패를 했다. 올해 인천이 기록한 최다 연패 기록(5연패)을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갱신한 것이다. 특히 6연패 중 무려 4경기가 2:3 펠레스코어 패배였다.

사실 김봉길 코치가 이런 성적을 남긴 것이 그의 실력 탓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갑자기 떠난 상태에서 급하게 지휘봉을 잡은데다, 6월 지방선거 결과 역시 그를 괴롭혔기 때문이었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말 그래도 갑자기 떠났다. 그가 떠날 것이란 조짐이 전혀 없었기에 그의 이적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자신이 떠난다는 사실을 발설하지 않았다. 때문에 그가 떠나는 날에 공항에 나온 선수는 전재호, 유병수, 강수일 정도가 다 였다. 페트코비치 본인은 선수단이 자신의 움직임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떠나는 사실을 숨겼을 것이다. 하지만 숨겼기에 그 충격파는 더 컸다. 이 상황에서 김봉길 코치는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단순히 충격에 빠진 선수단을 지휘하는 것이었다면 그에게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6월지방 선거가 또 한 번 그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6월 지방선거에서는 인천 시장이 바뀌는 결과가 나왔다. 안상수 전 시장이 시장실을 비우고, 송영길 현 시장이 시장실에 입주한 것이다. 시장이 구단주를 맡는 한국의 시민구단의 현실에서 시장 교체는 구단주 교체를 말한다. 때문에 시장 교체에서 이런저런 소문들이 터져나왔다. 그 소문들 중에는 사실도 있었지만, 허무맹랑한 예측에 지나지 않는 것들도 많았다. 이러한 예측은 평소에는 웃어넘기게 되지만 팀이 급격한 변화 속에 놓이자 선수단이 이 소문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은 김봉길 코치를 더욱 더 힘들게 했다. 충격에 빠진 선수단을 추스르기도 전에 또 하나의 문제가 터진 것이기 때문이다. 김봉길 코치의 성격은 이러한 소문에서 본인 스스로도 빠져들게 했다. 이러한 소문에 대해서 "떠들든 말든"이라고 무시하지 못하는 그의 성격은 그를 더욱 힘들게 했다. 실제로 포항 원정 이후 인터뷰에서 "감독 대행 기간 동안 소문에 힘들어 했다"고 밝혔다.

그가 지휘봉을 잡던 기간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팬 그리고 김봉길 수석코치 모두가 상처를 받던 나날이었다. 구단, 팬, 김봉길 코치 모두가 바닥치는 성적과 소문에 한 숨만 쉬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허정무 감독이 확정되었다. 이를 통해서 인천은 비어있던 수장자리를 채웠고, 세간의 소문들을 불식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홀가분한 사람은 김봉길 코치일 것이다. 그의 지도 기간 동안 성적은 아쉬웠지만 그는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압박감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떠도는 소문에 휘둘리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원래 자기의 자리에서 감독을 보좌할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갑자기 큰 옷을 입어야 했던 그가 다시 자기 옷을 입게 된 것이다. 자신이 가장 활약할 수 있는 자리에서 움직이게 될 것이기에 그의 어깨는 가벼울 것이다.

글 = 김인수 UTD 기자(zkslqkf2000@hanmail.net)
사진 = 김지혜 UTD 기자(hide5-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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