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통공사, 지하철 2호선 손실비용 청구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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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공사, 지하철 2호선 손실비용 청구 대폭 축소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7.02.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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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억에서 51억원으로 정정 청구, 시설보완비용 계약 이외 사항 판단

                      


 인천교통공사가 인천도시철도 2호선 장애발생에 따른 손실비용 51억원을 시 도시철도건설본부를 통해 시공사인 현대로템 컨소시엄에 청구했다.

 12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4일 열차운행 장애로 발생한 영업 손실, 안전요원 운영비, 제3궤조 절연커버 시설보완비 등 113억8847만원을 청구하고 같은 달 27일 선로전환기 융설장치 설치비용 1억6400만원을 추가 청구했으나 지난달 51억원으로 정정했다.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와 협의한 결과 열차 전력공급시설인 제3궤조 절연커버 등은 구매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청구액을 줄인 것이다.

 교통공사가 청구한 손실비용은 안전요원 투입에 따른 운영비 50억6700만원과 영업 손실 3300만원이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무인자동운전시스템이기 때문에 전동차에 안전요원을 배치할 계획이 없었으나 개통 초기 사고가 잇따르면서 장애발생 때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용역회사를 통해 안전요원 90명과 관리자 5명을 합쳐 95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생한 운행 장애는 전동차와 신호시스템 간의 통신이 두절되는 ‘타임아웃’에 따른 비상제동과 운행중단, 제동 때 미끄러지면서 제 위치에 정차하지 못하거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슬립 슬라이드’, 전력공급 중단으로 인한 운행중지, 출입문 및 안전문(PSD) 오작동 등 700건을 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이러한 장애발생이 설계불량, 부실시공, 급가속 및 급감속 프로그램 오류 등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통공사는 운전용 궤도와 병행으로 설치한 전력공급 레일인 제3궤조 절연커버 미시공과 선로전환기에 쌓인 눈을 녹이는 융설장치 46개 중 14개 미설치도 문제 삼았으나 2호선 차량운행시스템 일괄구매 계약서에 명백한 조항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물러섰다.

 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현대로템으로부터 2호선 차량운행시스템을 일괄구매하면서 면밀한 검토 없이 부실하게 계약을 체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손실비용은 운영기관인 인천교통공사가 건설 책임기관인 시 도시철도건설본부에 청구하고 도시철도건설본부가 시공사인 현대로템 컨소시엄으로부터 징수해 교통공사에 납부하는 구조인데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도시철도본부가 지난해 8월 현대로템에 요구한 차량 6대 추가 납품도 대한상사중재원의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

 도시철도본부는 지난해 7월 30일 2호선 개통 이후 운행시간을 분석한 결과 현대로템이 제시한 일주시간 99분(기점~종점 48분, 종점~기점 48분, 회차시간 1분30초×2)을 5.9분 넘긴 것으로 결론내고 차량 추가 납품을 요구했다.

 발주 당시 도시철도본부는 차량 84대(표정속도 시속 32㎞ 기준)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현대로템이 차량 성능을 표정속도 37.515㎞로 높여 74량을 납품하는 방안을 제시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표정속도는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소요 시간으로 나눈 것으로 정거장 수와 간격, 정차시간, 철로 선형(곡선구간의 비율과 곡선 정도), 신호체계, 차량의 가속능력 등에 따라 달라진다.

 경인전철의 경우 인천역~서울역 간 38.7㎞를 가는데 1시간 8분이 걸려 표정속도가 시속 34.1㎞다.

 이러한 표정속도에 맞춰 현대로템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일주시간을 99분으로 제시하고 차량 74대를 납품했으나 도시철도본부는 5.9분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차량 6대를 더 받아야 한다고 나선 것이다.

 계약서상 분쟁이 발생하면 한국상사중재원의 판정에 따라 최종 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차량 추가 납품 여부는 상사중재원에 달려 있으며 판정에 불만이 있어도 양측 모두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도시철도본부가 판정에서 이길 경우 현대로템이 차량을 추가 납품하려면 최소 2년 이상이 걸려 수백억원의 지체상금도 받을 수 있지만 2호선 이용 시민들의 불편은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판정에서 지면 예산 확보 등을 거쳐 뒤늦게 차량을 추가 발주하는 결과를 초래해 이용객 불편은 더욱 길어진다.

 민자를 유치한 서울지하철 9호선은 증차 없이 운행구간을 연장하면서 출근시간대 이용객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지옥철’로 불리고 있지만 차량 주문제작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극심한 혼잡이 계속되고 있다.

 시가 도시철도 2호선을 수송능력이 떨어지는 경전철로 선택하고 2량 1편성으로 운행하면서 이용객 증가에 대비해 4량 1편성으로 늘릴 수 있도록 정거장 등 시스템을 갖춘 가운데 잦은 고장과 차량 부족으로 곧 증차 문제가 대두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차량 6대를 추가 납품받거나 손실비용을 받아내려면 상사중재원의 판정, 법원의 판결을 기다릴 수밖에 없고 승소 여부도 불투명하다.

 시의 치밀하지 못한 구매계약과 부실한 시공관리, 철저한 검증 없이 받아들인 업체의 차량 축소 납품 등과 교통공사의 탈선사고 은폐조작 등 도덕 불감증까지 겹쳐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시민 교통편의 개선에 크게 기여하면서도 ‘고장철’ 등의 냉소 섞인 평가를 받으며 불안한 운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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