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 허정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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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 허정무 감독
  • 유지선
  • 승인 2010.09.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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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은 온순하지만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지독한 근성과 대담하고 용맹스럽기로 이름 높은 '진돗개', 이 단어를 어느 누구보다 잘 소화해내는 사람이 있다. 한국축구에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이란 달콤한 선물을 안겨주고 돌아온 허정무 감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유쾌한 도전을 위해 인천에 새 둥지를 튼 허정무 감독의 블루맨 신고식을 들어보자. 
 

영문이름 Huh Jung Moo
생년월일 1955년 01월 13일
체격 174cm, 78kg

지도자 경력
1993~1995 포항 아톰즈 (現포항 스틸러스) 감독
1994            국가대표팀 코치
1995~1998 전남 드래곤즈 감독
2000           올림픽 대표팀 감독
2004           국가 대표팀 수석코치
2005           전남 드래곤즈 감독
2007~2010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2010 남아공 월드컵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2010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 감독직을 맡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결심을 굳힌 계기가 무엇인가?
= 미래에 대한 비전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송영길 시장과 안종복 사장이 앞으로 인천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저에게도 새롭고 유쾌한 도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래, 좋다. 한번 해보자.’하고 결심을 굳혔어요. 밖으로 나아가는 관문으로도 인천이 위치상 아주 좋지 않습니까?(웃음)

-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민구단의 사령탑을 결정했는가?
=  K리그에서 시민구단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죠. 현재 K리그에는 시민구단의 모범이 될 만한 모델이 필요하고, 시민구단이 살아나야 리그가 전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포항, 전남 등 대기업이 스폰서로 있는 팀에 있었을 당시와 비교해볼 때 현재 인천이 어려운 상황인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인천은 타 시민구단의 모범이 될 만한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앞으로 인천이 자생능력을 갖추고 발전해간다면 더 나아가 프로축구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에 용감하게 뛰어들었습니다. 

- 2년 반 만의 K리그 도전인데, 부담되지는 않는가?
= 어느 팀에 있던지 부담감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를 포함하여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진 않습니다. 물론 당장 눈앞에 있는 경기결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떤 팀이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이란 업적을 세웠지만, 그동안 K리그에서는 유독 리그타이틀과 인연이 없었는데?
= 포항과 전남에서는 준우승만 각각 한 번씩 했습니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인천을 우승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어요. 현재는 선수들 파악이 우선이며, 내년까지는 팀을 정비하는 기간으로 삼고 앞으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서울, 수원과의 수도권 더비를 구상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욕심으로는 2년 안에 인천이 포함된 수도권더비를 만들고 싶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인천이 분명한 틀을 갖추고 강해져야겠죠. 지금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기본기를 잘 갖추고 꾸준히 나아간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서울, 수원 등 어느 팀과 겨뤄도 뒤처지지 않는 팀으로 만들고 싶어요.  

- 인천에서 이루고자하는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 인천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최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도 세계적으로 규모나 위상이 아주 높아졌는데, 인천도 이젠 국내에 한정될 것이 아니라 좀 더 넓은 곳을 향해야합니다. 

- 연패를 끊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 현재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팀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부분이죠. 또 아직 얼마 되진 않았지만 함께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이 제각각인 느낌을 받았는데, 팀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서로 똘똘 뭉쳐서 하나가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감독이 어떤 카드를 내민다고 해서 팀이 한순간에 뚝딱 바뀔 순 없지만, 연패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 새로 부임한 이후 선수단의 분위기는 어떤가?
= 아직 판단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선수단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특히 훈련에 임할 때 선수들의 태도나 눈빛, 자세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 현재 코칭스태프는 어떻게 구성할 계획인가?
= ‘인사는 만사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느 조직이나 사람은 아주 중요합니다. 감독으로 부임했다고 해서 기존에 있던 코칭스태프들을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 되죠. 물론 기존의 문제점들을 파악해 연말에는 확실하게 코칭스태프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아무나 내치지 않을 것이고, 반대로 아무나 들이지 않을 겁니다.  

- 선수들을 파악하는 기간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가?
= 현재 1군 선수들의 장단점은 어느 정도 파악이 됐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성격 등 세세한 부분은 아직 파악을 못했어요. 훈련 중 지도를 할 때, 선수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다행이지만 성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가 있거든요. 때문에 팀을 지도할 때 선수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세세한 것까지 모두 파악하는 데는 아무래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 인천의 장점과 단점을 꼽자면?
= 단점으로는 현재 클럽하우스가 없다보니 선수들이 같이 생활하는 시간이 짧고, 의사소통이 부족한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경기에서 선수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부재는 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현재 30~40분이라도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에는 서로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마쳤더라도 먼저 일어나지 않도록 규칙을 정했어요. 점심시간이라도 함께하자는 취지로 식사시간 지키기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장점으로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그만큼 우리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이 선수들이 발전해나간다면 인천의 미래는 훨씬 밝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팬들을 위해 경기장에서 이벤트성의 공약을 한다면?
= 이젠 축구에도 엔터테이너적인 부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팀이 어느 정도 정비가 됐을 때 팬들을 위해 재미있는 공약을 생각해보겠습니다. 팬 분들이 즐거워하신다면 못 할 게 뭐가 있겠어요?(웃음)  

- 여가시간에는 무엇을 하는가?
= 사실 제가 못하는 게 없어요.(웃음) 평소엔 책도 읽고, 친구들과 함께 바둑, 테니스, 당구도 즐겨합니다.  

- 인천에 부임하면서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는데,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
= 조만간 인천으로 이사할 생각이지만, 현재는 서울에서 인천까지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오래 떨어져 지내다보니 가족들이 처음엔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아했는데, 기간이 점차 길어지면서 무덤덤해하더라고요. 가족들은 오히려 제가 없는 걸 편해하는 것 같아요.(웃음)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팬들이 있기에 인천 유나이티드라는 팀도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팬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조급해하지 않고, 앞으로 인천의 변해가는 모습을 꾸준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팀, 어느 누구도 함부로 볼 수 없는 팀으로 만들겠습니다. 많이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유쾌한 도전을 향해 닻을 올린 허정무 감독, 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16강 진출을 멋지게 해낸 그가 또 한 번의 기나긴 항해를 시작하려한다. 때로는 궂은 날씨와 거친 파도가 그를 괴롭힐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 멈추지 않는다면 험난한 항해 끝에는 반드시 환한 웃음꽃이 필거라 믿는다. 앞으로 인천에서 펼쳐질 허정무 감독의 멋진 항해를 기대해보자. 

글 = 유지선 UTD기자 (jisun22811@hanmail.net)
사진= 김지혜 UTD기자 (hide5-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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