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 생태놀이터 파괴, 일방통행식 관광행정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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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생태놀이터 파괴, 일방통행식 관광행정 규탄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7.04.24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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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기자회견, '배다리 생태놀이터-숲' 기습철거 '반발'



배다리 역사문화위원회와 지역주민 30여명은 24일 오전 10시30분 동구청 입구에서 '동구청의 생태놀이터 파괴 및 일방통행 관광행정 규탄 주민기자회견'을 열었다.

동구가 그간 '아동친화도시'를 만들겠다며 계절마다 야외수영장을 만들고, 야외 스케이트장을 열며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정작 배다리 생태공원 안의 '배다리 - 생태놀이 숲'의 어린이 놀이시설을 두 차례에 걸쳐 일방적으로 해체해 가져가버린 것에 대해 규탄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는 "아마도 여러가지 실정으로 동구주민에게 피해를 끼치는 상황에서 주민소환 운동이 시작됐는데 이에 대한 분풀이로 보인다"며 "이런 잘못된 명령을 기꺼이 실행하는 공무원들에 대한 책임을 묻고, 몰래 놀이터를 훔쳐간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또 이 자리서 "동구지역은 '박근혜 뉴스테이' 사업의 시범사업인 송림동 뉴스테이 사업으로 절반의 주민이 쫒겨날 위기에 처해있다"며 "또 제2경인고속도로 인천터널(숭의~김포)를 만들며 씽크홀이 생기고, 살고있는 아파트에 금이 가는 등 위험이 드러나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독성있는 미세먼지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주민의 편에서 일해야할 구청장이 오히려 주민들을 내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다리 생태놀이 - 숲 놀이 시설을 해체, 철거해 가는 구청공무원에게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배다리 생태놀이-숲,
21일 오전 9시, 다음날 새벽 1시30분 두차례에 걸쳐 철거


한편 이번 사태는 지난 4월21일 오전 9시경 20여명이 넘는 동구청 공무원들이 트럭을 앞세우고 배다리 생태공원내의 생태놀이 기물을 갑작스레 철거하면서 빚어졌다. 이를 본 주민이 배다리 마을에게 알려 긴급히 모인 서너명의 주민이 항의에 나섰다.

구청측은 이날 주민이 관리하는 '길고양이 쉼터', 배다리 자유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만든 '사각시소', 그물망 놀이기구 등 일부 기구를 싣고 "보관해 둘께요"라고 말하며 항의하는 주민들을 뿌리치고 11시 30분경 사라졌다. 

이날 오후 3시30분경 긴급히 모인 주민 십수명이 이 사안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듣기 위해 동구청장 실로 몰려갔다. 구청장은 부재중이라 하여 주민들은 구청장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나 상황실에 준비중이던 회의는 갑자기 취소됐고, 비서실에서 기다리던 주민들은 구청장실 바깥 계단에 앉았다. 비서실장은 "약속도 없이 찾아오면 어떻게 하냐"며 상황실에 주민들을 몰아넣으려 했고, 주민들은 비서실에서 버티다가 복도로 나갔다.

주민들은 "함께 가꾸어 가기로 한 약속도 어기고, 그냥 두기로 약속한 아이들 놀이기구를 갑작스레 일방적으로 철거하면서 '구청장이 약속을 하지 않아서 없단다'"라며 분개했다. 이 자리서 주민들이 도시재생과장에게 해명을 요구하자 "고소하라!"고 답해 주민들의 화를 북돋웠다.  

이날 오후 4시가 조금 넘자 안상수 국회의원실 비서관 2명, 박영우 의원등이 약속이 있다며 구청장실에 들어갔다. 구청장이 있음을 파악한 주민들이 들어가려고 하자 공무원들이 막아섰다. 6시10분전 구청 공무원들이 현관으로 향한 복도에 늘어서섰고, 일부 주민들은 그쪽으로 향했다. 

이 틈에 구청장실 뒷문이 열리고, 이흥수 동구청장은 비서관들에 둘려쌓여 빠져나갔다. 이를 한 주민이 발견하고 항의를 했으나 이 청장은 20여명의 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뒷문을 통해 지하주차장으로 빠져나갔다. 6시 퇴근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새벽 1시 30분경 생태공원 주변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이 나머지 놀이기구를 또 트럭에 싣고 가는 것을 보았다며 이른 아침 주민에게 알렸다. 이유를 물으니 주민들이 위험할까봐 '어린이 놀이시설'을 그 새벽에 가져갔다는 것이다.


 
 
 
@ '배다리 생태놀이터 - 숲'은 2016년 스페이스 빔이 <꿈꾸는 놀이동산>이라는 주제로 지역 예술인과 주민,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 놀이터 전문가인 편해문씨와 함께 진행했던 생태마을프로젝트 결과물이다.


배다리 생태공원의 생태놀이 숲-놀이터 시설은 배다리 지역 탐방객들이나 방문자들을 위한 시설로,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하는 놀이기구다. 다른 놀이기구와 달리 주변의 자연물들과 잘 어우러지고, 아이들도 기존의 뻔한 놀이기구와 달리 여러가지 활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라 주말마다 찾아오는 이들도 적잖다. 타 지자체에서도 이 놀이터를 설치하기 위해 견학을 오는 등 좋은 놀이터의 모범이 되고 있기도 하다.

"왜 어린이 놀이터를 철거했냐"는 주민들의 질문에 미관상 좋지 않고, 위험하다는 말로 구측은 설명했으나 이 말이 궁색해지자 '협의없이 설치된 불법설치물'이기 때문이라며 " 인천시가 최근 이곳에 도로 개설을 재추진하고 있어 철거를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한 주민은 "작년에 설치된 게 이제와서 왜 갑자기 불법 설치물인지" 물었다.

행정대집행법 제3조에 따르면, 대집행을 하기 전에 상당한 이행기간을 정하여 그 기한까지 이행되지 아니할때에는 대집행을 한다는 뜻을 미리 문서로써 계고하여한다. (단, 비상시 또는 위험이 절박한 경우에는 제외.) 또한 제4조에 따르면,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대집행을 해서도 안된다.

이 법에 따르면 동구청의 이번 놀이터 철거과정에서 여러가지 위법행위를 행한 샘이다. 그럼에도 주민들과의 대화와 협의를 피하고 있어 주민들의 항의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기자회견 후 배다리생태공원에 주민과 활동가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놀이터를 돌려주세요!!

올 3월 배다리 생태공원 화초 등의 조성에 구청과 협의해 진행되었고, 이때 생태놀이시설은 그대로 두기로 약속했다. 이런 상황에 갑작스레 훔쳐가듯 이 어린이 놀이터를 불법이라며 철거한 것에 대한 적절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과 배다리위원회는 '생태놀이시설 파괴 및 침탈에 가담한 관련 직원들은 사과하고 자진 사퇴할 것', '어린이 놀이터 원상 복구',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배다리 근대 역사문화마을 조성사업> 또한 당장 중단하고 배다리 주민 및 구성원들과의 협의에 즉각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 사유 재산에 대하여 사전 통지도 없이 무단 훼손시키고 가져가버린 동구청장과 관련 간부 및 공무원들에 대해 형사 고발하고, 동구 관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독단적 행정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은 물론 문제의식을 함께 하는 전 구민들과 함께 이흥수 구청장의 전면적인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흥수 구청장에 대한 각종 논란(장학재단 공무원 기부 강요, 허위적인 아동친화도시, 역사 왜곡 등등)이 있는 가운데 동구 주민들은 송림뉴스테이, 동인천르네상스프로젝트,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환경문제, 터널위의 삼두아파트 주민 이주 문제 등으로 주민소환 운동을 시작했다. 주민들은 이번 대선으로 잠시 멈춰져 있는 주민소환을 위한 서명 운동을 대선 이후 지역사회와 폭넓게 넓혀갈 것을 예고했다. 

또 이같은 동구의 사안을 가진 대책위들이 모여 '주인으로 사는 인천시민모임'을 결성하고 '촛불시민신문'을 만드는 등의 노력과 함께 매주 토요일 저녁 7시30분 동인천 북광장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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