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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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 이혜정
  • 승인 2010.09.1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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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일자리 박람회 … "취업이 너무 힘들다"고 아우성


취재 : 이혜정 기자

"올 2월에 전문대를 졸업하고 나서 취업준비를 6개월 동안 했지만 제가 원하는 직종과 회사에서 채용하는 수준이 달라 취업하기가 무척 힘들어요. 나름대로 자격증 준비도 하면서 지내고 있지만, 이력서조차 내밀지 못하는 곳이 너무 많아요." - 조현정(21‧계산동) -

"14년간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났습니다. 일용직 노동도 해봤지만 그것마저도 일자리가 없어서 다른 직업을 알아보고 있어요.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기업체들은 젊은층만 찾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력서도 내보지도 못하고…. 지금 돌아가려고 해요." - 안병호(53‧화수동) -

"남동공단 내 외국업체 기업에서 경비직을 하다가 그 회사가 얼마 전에 본국으로 돌아갔어요. 그나마 자식들한테 눈치 보지 않고 용돈벌이는 했었는데, 졸지에 실업자가 됐습니다. 요즘 청년취업난도 심각한 현실에 노인 일자리는 더 더욱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와 봤어요." -전이구(69‧동양동) -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구직난이 심각하다. 그런 가운데 기업체들은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8일 지역 내 청년구직자를 비롯해 결혼이민자‧고령층 구직자 등 취업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부평 삼산월드 체육관에서 '인천 일자리 박람회'를 열었다.

이번 일자리 박람회에는 무려 3000여 명의 구직자들이 몰렸다.

중부지방노동청은 입사지원 컨설팅을 비롯해 이미지메이킹 컨설팅, 노동법 컨설팅 등의 다양한 컨설팅과 문서지원, 이력서 발송 서비스 등을 통해 구인업체와 구직자를 연결될 수 있도록 마련했다.

행사에는 지역 우량기업인 엠코테크놀러지코리아(주), (주)한국단자공업, (주)썬스타, (주) 동보, (주)세일전자 등 인천(수도권 포함) 지역 5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100여개의 간접기업들이 구인정보를 제공했다.


구직자들은 '구직표'를 작성한 뒤 현장접수로 면접을 할 수 있었다. 특히 고령층 구직자들은 무료건강검진과 직업훈련정보관, 사회적기업관, 고용노동부 위탁 사업홍보관, 직업적성검사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었다.

현장에서 구직자들은 디렉토리북과 취업게시판, 정보검색대를 활용해 한 곳이라도 더 면접을 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취업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송림동에 사는 김중원(26)씨는 "하루에 5곳 넘게 이력서를 제출해도 소용이 없다"면서 "답답한 심정에 직접면접도 보고 상담도 받기 위해서 찾아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임금수준이 너무 낮다"라고 하소연했다.

김영순(49‧임학동)씨는 "15년 동안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집안이 어려워져 생산직에서 일을 했지만, 회사가 사정으로 문을 닫았다"면서 "여기 와서 면접은 봤는데,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나이가 많아서인지 기업체들이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반면 기업체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한 기업체 담당자는 "주로 생산직의 경우 섬세한 작업들이 많기 때문에 구인광고를 통해 나이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모든 업체가 45세 미만의 구직자를 선호한다"면서 "하지만 젊은 구직자들은 생산직에 대한 기피현상이 팽배해 어려움이 많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높은 젊은층을 선호하더라도 임금이 최저임금수준밖에 되지 않아 꺼리기 일쑤"라며 "업체와 구직자들이 매칭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라고 호소했다.

윤성재 인천고용센터 취업고용과 담당자는 "청년취업의 경우 아직 임금수준에 대한 불만이 많은 편"이라며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체의 상여금, 근무조건 등 급여 외적인 부분에 대해 소개하고 현장 답사로 청년구직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45세 미만 구직자들은 업체에서 고용을 꺼려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취업을 하기 어렵다"면서 "일자리가 생기더라도 용역업체나 경비‧미화직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일자리 박람회에서 취업이 확정된 이들은 3000명 중 10%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의 고용 동향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지난 8월 발표한 지역노동경제브리프에 따르면 7월 현재 인천의 실업률이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장 취업이 왕성해야 할 시기인 청년층과 40대에서 취업자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인천의 실업률은 4.7%로 아주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서울 4.5%, 대구 4.2%, 대전 4.1%, 부산과 울산 3.6%, 광주 3.4% 순이었다.

실업률이 높은 반면, 고용율은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보였다. 인천은 61%를 기록해 제일 높았으며, 서울이 59.7%, 울산 59.2%, 대구와 광주, 대전이 57.7%, 부산이 55%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자와 실업자의 경우도 함께 증가된 모습을 보였다. 인천의 7월 취업자는 135만7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2천명(1.7%) 늘었고, 실업자 역시 6만8천명이 발생해 전년 동월 대비 4천명(6.3%) 증가했다.

취업자 추이를 살펴보면 40대(6천명 감소)와 청년층(4천명 감소)은 취업자가 감소한데 비해 50대(1만9천명 증가), 60세 이상(7천명 증가), 30대(7천명 증가) 취업자는 증가했다.

산업 면에서는 전기·운수·통신·금융업 9천명, 광공업 8천명, 도소매·음식숙박업 5천명씩 각각 줄어들었다. 반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3만2천명)과 건설업(1만1천명), 농림어업(2천명) 종사자는 늘어났다.

종사상 지위에서는 상용직(4만7천명)과 임시직(2만1천명)이 증가했으나 일용직(2만3천명), 자영업주(1만5천명), 무급가족종사자(7천명)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바탕으로 인천의 지난 5년간 취업자 구성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 취업자 비중과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감소한데 반해 노동력의 고령화는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4년 인천의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27.6%를 기록했으나 2009년에는 24.4%로 나타나 3.2%가 하락했다. 2009년 기준 인천의 제조업 취업자는 전국 평균 16.3%보다 8.1%나 높게 나타났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도 줄어들었다. 2004년에는 주당 취업시간이 49.7시간이었으나 2009년에는 46.6시간으로 3.1시간 감소했다. 반면 전국 평균 45.9시간에 비해서는 0.7시간 높게 조사됐다.

만 60세 이상 취업자 비중은 5년 전에 비해 늘어났지만 전국 평균보다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의 경우 전체취업자 중 만 60세 이상 취업자 비중은 2004년 6.2%였으나 2009년에는 7.9%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은 11.4%로 인천보다 3.5%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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