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는 인천을 볼 수 있는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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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는 인천을 볼 수 있는 '문화'다."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7.05.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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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10년을 되돌아본다' 토론회 열려
 
5월 18일 오후 2시 배다리 인천양조장 1층(스페이스 빔)에서 10년전부터 활동했던 주민과 활동가들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배다리 지키고 가꾸기, 10년을 되돌아본다>를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 토론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스페이스 빔ㆍ배다리 역사문화마을위원회’가 주최하고 ‘배다리10주년 기념위원회’ 주관으로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의 사회로 중·동구 관통산업도로 반대 투쟁운동 10년을 기념하며 기획됐다.
 
 


불가능해보였던 싸움, 10년을 버텨낼 수 있었던 힘은
행동하는 주민과 새로운 삶을 꿈꾸고 행동하는 시민들이었다.


 
문성진 전 중ㆍ동구 관통 산업도로 무효화를 위한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배다리 산업도로 무효화 주민대책위원회 활동을 돌아보며’2007년 운동을 시작할 때의 상황과 문제의식, 길게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 등을 중심으로 발제를 시작했다.
 
인천공항 개항을 시작으로 한 개발붐이 송도, 청라로 화룡정점을 찍던 시절, 관과 자본에 의해 진행되는 개발에 일반 시민과 투쟁 당사자들조차 개발에 갖는 환상- 낡은 구도심을 바꿔주고 집값이 올라가고 일상의 삶이 세련되게 바뀌리라는- 을 갖고 있던 2007년을 회상한다.
 
인천시 전체에 개발 광풍이 몰아치던 상황에 동구 역시 인천시와 개발업자들의 횡포에 지역 주민의 무관심, 무지, 자기 존중감 결여, 환상 등이 겹쳐 산업도로 3구간(배다리 인근) 역시 시멘트만 바르면 끝나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반대하는 싸움을 제대로 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시절이었다고 보았다.
 
이 불가능한 싸움에서 주민대책위가 펼칠 수 있는 활동의 핵심은 주민들이 주체로 나서고, 우호적인 여론을 최대한 만들어내 지치지 않고 인천시와 밀고 당기기를 쉼 없이 최대한 오랫동안 버텨내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10년의 시간을 버텨내는 힘에 행동하는 주민들과 돈이 아닌 삶과 인천의 정체성을 위한 싸움에 함께한 지역의 종교, 문화예술, 시민사회 단체들의 연대와 더불어 명확한 대안과 투쟁방향, 이것을 함께하는 안팎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의 노력으로 쌓은 신뢰, 서로 다른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하나로 만들고, 인천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체적인 투쟁과 100여 차례의 협상 등 투쟁과정으로 꼽았다.
 
 
10년, 속도와 효율, 성장과 발전의 낡은 담론이 그대로
생명과 생태, 공동체의 철학이 있는 도시 가치 창출의 거점이 되야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는 ‘배다리 산업도로 공사’와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 촉진 계획’이라는 두 가지 대형 프로젝트로 인해 발생된 ‘배다리 투쟁’을 이야기 하면서 그 이면을 관통하는 ‘속도’와 ‘효율’의 논리, ‘성장’과 ‘발전’ 담론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 논리와 지배담론에 쇠뇌당한 사람들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해 ‘오늘의 이곳’을 행정은 내어놓으라 하며 ‘우리(주민) 안의 욕망’을 부추기고 주민들을 겁박하는 상황, 도시 정책과 운영에 시민들이 참여할 기회를 주지 않고 정치권력과 자본(개발업자), 이에 영합하는 전문가들이 계획하고 ‘주민설명회’, ‘설문조사’, ‘공청회’등의 요식행위로 참여기회를 주었네 하며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상황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10년 전 그 때처럼 최근 배다리 산업도로 부지, 현 배다리 생태놀이터의 놀이기구 일방적 철거와 주민텃밭의 불법화, 일괄적인 꽃밭조성, 동인천역 재정비 촉진계획이 동인천 르네상스라고 이름만 바꿔 진행하는 상황이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해온 배다리역사문화마을만들기 활동을 관 주도의 관광거리 조성사업으로 강행하려고 하는 상황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주민들의 대항 및 대응에 따라 대응 내용이 달라졌을 뿐 관료적 사고와 강압적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동구청이나 인천시의 여러 정책이나 사업을 보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며 배다리 10년에 세 인천시장(안상수, 송영길, 유정복) 누구도 자본의 논리에서 자유로운, 대안적인 도시 철학과 비전은 없었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배다리지역에서 지속가능한 마을과 도시를 위한 담론을 생산하며 이를 구체적인 일상과 공간 속에 접목시키려 노력해온 배다리 사람들이 배다리 안팎을 넘나들며 다양한 주체들과 관계 맺고 연대하며 공유 및 확산시키려 노력해왔다고 평가했다.
 
다시 10년 전의 상황이 반복되는 느낌이 드는 시점에서 ‘속도’와 ‘효율’, ‘발전’과 ‘성장’이라는 낡은 패러다임과 자본의 위협에 맞서 ‘생명’과 ‘생태’, ‘공동체’ 중심의 도시 삶의 가치와 형태를 구체화하고 실천하면서 대안을 모색하고 창출하는 중요한 거점의 하나로 배다리가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민이 된 예술가, 예술가가 된 주민

 
청산별곡 생활문화공간‘달이네’ 운영자는 문학소녀였던 여고시절 만났던 배다리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배다리를 찾계된 이야기를 시작으로 마을공동체 해체되는 도시화의 물결에 삶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는 상황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삶터를 들여다보는 계기에 배다리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배다리를 살려내고, 지켜내는 방법으로 배다리를 주된 거점으로 작업 내지는 활동을 시작하게 된 예술가들 중 삶터를 배다리로 옮겨와 “마을이 곧 예술이다”라는 개념으로 일상생활의 부분으로 예술활동을 해왔던 퍼포먼스 반지하를 예로 들면서 마을공동체와 함께하면서 자기방식의 삶을 꾸려가는 삶을 이야기했다.
 
예술가나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배다리마을이 마을공동체, 헌책방거리, 벽화마을로 알려지면서 타 지역 사람들이 마을 탐방을 오고면서 즐거움과 불편함을 느끼던 주민들이 마을을 공부하고 관심을 키우고, 단체와 활동가들이 주도하던 마을축제를 스스로 만들어내며 단체와 활동가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계기를 경험하기도 했다.
 
10여 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의 배다리서 공간을 내고 떠났는데 그중에도 여전히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남아있는 문화공간과 활동가들의 삶이 씨앗이 되어 주민들도 스스로 공간을 가꾸고, 다양한 마을사업에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줄 알게 되었다.
 
같은 공간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활동가, 예술가, 주민이 각자의 역할, 함께해야할 역할을 찾아가며 애증과 신뢰를 쌓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그렇게 주인으로 사는 주민들의 변화에 조금 더 자신의 책방과 공간에 힘을 기울이고 싶다는 소망을 표했다.
 
 
 
배다리 싸움은 여전히 다른 형태와 이름으로 진행 중,
이제 ‘도시의 공공성’과 ‘도시에 대한 권리’를 찾기 운동을 전개하자!

 
이희환(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공동대표)씨는 배다리 싸움의 두 사안을 계기로 배다리의 근대도시, 인천의 역사문화적 장소성의 인식을 넓이고, 개발주의-경제적 효울, 이익의 극대화-에 정면으로 맞서 생태, 문화, 인문 도시라는 미래도시의 상을 갖게 되었다며 운을 뗐다.
 
배다리, 계양산 등 도시의 다양한 공공자산들이 무분별하게 개발업자(자본가)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공자산들에 대한 공공성을 인식하고, 이를 시민의 자산으로 만드는 등 복잡다단한 도시에서 인간의 얼굴을 한 도시, 정주 환경이 쾌적한 도시가 시민의 권리임을 이야기하며 ‘도시공공성 네트워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인천의 다양한 투쟁들이 자본-기업과 그들의 이익에 부응하는 관의 폭압에 맞서는 일이라고 규정하고, 동인천 르네상스, 송림초교 뉴스테이,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양조장 매입 시도 조차도 자본의 이익에 희생되는 일반 도시민의 현실을 열거하며, 배다리 산업도로 부지를 공유지화 하고, 양조장을 시민의 공공자산으로 만드는 등의 노력을 함께할 것과 이를 위해 주민소환운동에 인천시민들이 다시 함께 연대해야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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