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배웠으니 나도 베풀어야지”
상태바
“공짜로 배웠으니 나도 베풀어야지”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7.08.22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름 오카리나’ 동아리 마당지기 김현자씨


 

백발의 할머니 김현자(69)씨는 남구 학산문화원의 터줏대감으로 불린다. 2004년 문화원 개관과 함께한 그는 웬만한 직원들보다 경력이 많다. 지칠 만도 하지만 새로운 걸 배우는 재미에 여전히 열정은 넘친다.
 
그는 현재 오카리나 동아리인 ‘아름 오카리나’의 마당지기를 맡고 있다. 동아리는 도서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우연치 않게 오카리나 소리를 듣고 모여 결성됐다.

”처음에는 악보도 볼 줄 몰라 엄청 애먹었죠.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니까 서서히 악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악보 수 십장을 줘도 거뜬해요“
 
아름오카리나는 60대 2명, 50대 1명, 40대 1명으로 구성됐다. 40대 후반이 막내일 만큼 연령대는 높지만 봉사활동과 발표,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쉼 없이 소화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인천지역 생활문화 동아리 80개 팀이 모이는 ‘사이다축제’에도 참여해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무슨 일을 하던 열심히 하는 성격이에요. 그리고 꼭 베풀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문화원에서 공짜로 배우고 있으니 저도 베풀어야죠“
 
그는 인천시남구치매센터 ‘학익돌봄의 집’에서 매월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카리나뿐만 아니라 전래강사 자격증도 취득해 치매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화원에 오기 전에는 그냥 집에서 살림만 하던 사람이었는데, 이곳에서 활동하며 점차 예술이란 장르가 뭔지 깨닫게 된 것 같아요. 문화원이 사람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는 동아리의 강사가 없는 아쉬움도 내비쳤다. 3~4년을 꾸준히 활동하며 오카리나 실력을 키웠지만, 프로수준까지 올라가기 위해선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심화과정을 통해 동아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사실 연습 공간이 생긴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그동안 연습할 장소도 없어 평생학습관 지하에서 연습했거든요. 쾌쾌한 곰팡이 냄새 때문에 정말 힘들었죠. 오늘부터 문화원에서 연습실을 무료로 제공했는데, 얼마나 넓고 좋은지 몰라요“
 
마지막으로 각오와 포부를 물었다. 그는 ”다 늙어서 무슨 포부가 있겠냐“며 웃어 보이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다만 내 힘이 닿는데 까지 계속 배우고 봉사하고 그런 삶을 사는 것이 꿈이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인천in과 남구학산문화원과의 기사 교류협약으로 작성됐습니다. 남구학산문화원의 ‘학산문화예술@tv’ 콘텐츠를 소재로 취재하였으며, 홈페이지(www.haksansodam.com)를 통해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