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후반기 첫 승을 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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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후반기 첫 승을 하기까지
  • 김인수
  • 승인 2010.09.20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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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드디어 후반기 첫 승을 거뒀다. 지난 9월 18일 대구를 4-1로 제압한 것이다. 5월 26일 포스코컵 승리 이후 115일 만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FA컵 결과 제외, 정규리그 기준 132일) 후반기 첫 승을 하기까지 115일 간 다사다난 했던 인천의 행적을 돌아보자.

6월 6일, 1년 반 동안 인천을 이끌었던 페트코비치 감독이 인천을 떠났다. 아무런 사전예고도 없이 갑자기 떠났기에 그와의 이별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내부 사연인 즉, 그의 아내는 세르비아에서 장기간 투병생활을 하고 있었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아내를 위해 가끔 세르비아에 갔다오고는 했지만, 주된 생활을 한국에서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카타르의 알 아흘리라는 클럽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그 제의 내용 중 페트코비치 감독이 거절할 수 없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아내 병간호에 큰 도움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많은 중동의 국가는 오일머니 때문에 사회 인프라 이용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다. 또한 시설도 우수하다. 이러한 시설을 이용하게 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이 계약에 동의할 경우 일과 동시에 아내와 함께 있을 수 있었다. 지난 1년 반 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남편의 못다한 의무가 그에게 짐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었다. 결국 그는 남편의 의무를 생각했고 카타르로 떠났다. 그가 떠나던 달 전재호, 유병수, 강수일이 공항에서 배웅을 했다. 그와 인천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떠나고 김봉길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이 되었다. 김봉길의 인천은 7월 11일에 펼쳐진 AS모나코와의 경기를 2:2 무승부로 이끌었다. 그리고 열흘 뒤 21일에는 FA컵 16강 전에서 한국 내셔널리그 소속의 대전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때까지 인천의 팬들은 앞으로 있을 기나긴 무승의 터널이 기다리고 있음을 몰랐다.

7월 24일 정규리그가 재개되었다. 월드컵 휴식기가 끝나고 재개된 리그 후반기 첫 상대는 제주였다. 이 날 인천은 전반전에 김은중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전반 39분 유병수의 골과 후반 4분 베크리치의 한국 무대 데뷔골로 역전을 해냈다. 인천은 전반기 정규리그 5경기 무패기록을 이어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38분과 48분, 산토스와 김은중에게 연달아 실점을 하면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리그 후반기를 인천은 패배로 시작했다.

7월 31일 인천은 경남과 원정경기를 치르게 되었다. 전반 4분만에 경남은 김인한의 골로 앞서나갔다. 인천 역시 전반 23분 정혁이 프리킥 골을 꽂아넣었다. 이후 전반 30분 윤빛가람이 골을 넣고, 후반 5분 유병수가 골을 넣으며 2-2로 승부의 균형을 맞춰나갔다. 하지만 경남의 김인한은 후반 19은 결승골을 넣으며 인천을 2연패로 몰아넣었다. 흥미롭게도 2경기 연속 펠레스코어 패배였다.

8월 7일 인천은 홈에서 수원을 맞았다. 수원은 차범근 체제에서 윤성효 체제로 바꾸며 후반기를 맞이했고, 높은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인천은 이 날 다시 2-3 펠레스코어 패배를 하고 만다. 후반 7분과 후반 25분에 정혁과 유병수가 골을 넣었지만, 전반 37분에 나온 안재준의 자책골과 4분 뒤에 터진 백지훈의 추가골 그리고 후반 16에 나온 이현진의 결승골을 앞세운 수원이 승리를 챙겼다.

이후 인천은 포항을 상대하기까지 충격의 5연패를 하게 된다. 이 5연패 중 무려 4경기가 펠레스코어 패배였다. 더 이상 인천의 짠물수비는 없었다. 5경기 16실점. 이런 무너진 수비를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낸 것이 바로 8월 14일 성남과의 홈경기였다.

전반기에 0:6 참패를 기록한 인천은 그 날의 악몽을 지우고 싶어했다. 악몽을 지움과 동시에 연패의 충격에서도 벗어나고 싶어했다. 하지만 결과는 1:4 참패였다. 힘의 라돈치치를 내세운 성남은 인천의 골문을 4번이나 갈랐다. 인천은 무너진 수비와 흐트러진 집중력으로 몰리나에게 해트트릭이라는 선물을 해줬다. 후반 31분 남준재가 골을 넣었지만 전반기의 악몽을 다시 경험한 인천이었다.

인천은 5연패를 기록하며 위기에 내몰렸다. 그 사이에 8강에 진출했던 FA컵도 부산에게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다. 6위였던 순위는 11위까지 내려앉았다. 기나긴 연패의 터널 속에서 힘들어하던 인천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고난 속에서 변화의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8월 23일, 인천 변화의 시작되었다. 인천 감독에 허정무 감독이 내정된 것이다 .  허정무 감독이 오면서 팀은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패배의 기간 동안 인천 선수들은 소문들 때문에 힘들어 했다. 하지만 새로운 수장이 오자 이러한 소문은 더 이상 인천 선수들을 흔들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은 인천에 오자마자 수비진에 손을 보기 시작했다. 득점은 경기당 1.8골을 기록했지만, 수비는 경기당 3.2골을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수비가 안정적이면 인천의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거라는 계산이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인천은 이후에 가진 2번의 경기에서 실점을 1점으로 묶었다.

9월 4일에 있었던 부산과의 경기 인천은 후반 27분 정성훈의 골로 앞서나간다. 하지만 인천의 여기서 더 이상 실점을 하지 않았고 3분 뒤에 브루노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1:1 무승부. 하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인처닝 부산을 압도한 경기였다. 특히 전반엔 부산은 인천의 공격을 막기에만 급급했다.

9월 12일에 있었던 광주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전반 8분만에 터진 유병수의 골로 앞서나갔다. 종료직전 광주의 박원홍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인천은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9월 18일 인천은 드디어 후반기 첫 승을 올린다. 실점 위기에 몰리기는 했지만 인천은 침착하게 이를 대처했다. 그리고 대

구에 골문에 4골을 퍼부으며 감격의 승리를 얻었다. 11위까지 떨어진 순위는 9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인천팬들은 이러한 순위보다 승리에 더 기뻐했다. 순위나 실낱같은 6강의 희망을 잊을 정도로 승리에 목말랐기 때문이었다.

115일 동안 무승이라는 가뭄에 시달렸던 인천에 내린 승리라는 단비. 과연 이 비가 인천이라는 땅을 비옥하게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김인수 UTD기자(zkslqkf2000@hanmail.net)

사진 = 김인수 UTD기자(zkslqkf2000@hanmail.net)

          남궁경상 UTD 기자(boriwoll@hanmail.net)
          이상민 UTD 기자 (power13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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