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으로서 시민교육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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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으로서 시민교육의 필요성
  • 학오름
  • 승인 2017.09.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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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문 지역문화네트워크 공동대표(인천평생교육진흥원 운영위원)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한 때는 대학진학률이 90%를 넘어서서 기네스북에 올라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으니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학교밖에서 이뤄지는 교육열도 상당하다. 소위 ‘평생교육’이라 불리는 사회교육이다. 평생교육은 개개인이 전 생애에 걸친 인격적, 사회적, 직업적 발전을 성취해나가는 과정으로 개인과 집단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다(UNESCO). 18세기 텐마크에서는 이를 ‘시민대학’이라는 시스템으로 체계화하였다고 한다.
 
평생교육은 전 생애에 걸친 인격적, 사회적, 직업적 발전을 성취하는 과정

2000년대 이전, 우리나라 평생교육은 문해교육과 직업교육이 주류였고 얼마전까지만해도 기능향상과 취미활동을 위한 커리큘럼이 주종을 이루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평생교육은 시민들의 관심과 행정의 지원이 증폭되었고 평생교육학습관이나 도서관 등이 진행하는 평생교육 분야는 다양화, 특성화, 전문화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행정이 제공하는 평생교육은 質과 量이 부족하고 서비스에 한계가 있다고 느끼는 시민사회는 스스로 학습하고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형태의 자율적 평생교육학습체, 즉 동아리학습체로 진화하고 있다.
 
며칠 전,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최한 ‘2017년인문학네트워크축제’가 열렸다. 이 축제는 인천지역에서 자율적 교육학습체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30여개 단체가 함께 하였다. 이들은 인천지역사회가 인문적 가치를 지향하는 공동체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광장축제를 마련한 것이다. 인천지역에는 이번 인문학축제에 참여한 단체나 동아리 외에도 통계적으로 조사되지는 않았지만 수백개 이상의 다양한 인문학동아리가 활동중일거라는데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개인의 능력배양보다는 공동체 역할에 필요한 자질향상 시민교육 필요

네덜란드는 이미 18세기에 평생교육을 시민대학시스템으로 체계화시켰다. 시민대학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평생교육이라는 뉘앙스보다는 시민교육이라는 뉘앙스에 가까운 교육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한다. 시민교육이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직장, 마을, 지역사회 국가, 세계) 속에서 공동체의 각 영역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분야에서 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자질을 함양시키는 것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공동체적 삶을 위한 교육보다는 개인의 능력을 배양하고 경쟁에서 이기는 교육을 실시해왔다는데 이의를 제기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교육시스템은 결국 능력지상주의, 개인주의, 유교적 근대성에 머물러 시민의 주체성을 방해하여 민주공화국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물질만능주의 사회를 만들어왔다.
 
인문학동아리 활동이 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민적 주체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민적 주체성이 더 강화되어야 한국사회가, 지역사회가 공공선을 지향하는 사회로 변모된다는 공동체의식이 발로한 것이다. 지난해 한국사회를 휩쓸고 지나간 ‘최순실 사건’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비민주주의적이고 물질만능사회로 진행되어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다. 역설적이지만, 동시에 일어난 ‘촛불광장’은 한국사회가 새롭게 시민적 주체성을 형성하는 전환점을 보여주었다. 시민교육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시민교육 정착은 시민역량 향상과 공동체 발전에 지대한 영향 미쳐

시민교육이 왜 필요할까? 당연히 시민들의 요구, 즉 사회구성원이 각자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평등성과 존엄성을 보장받는 사회, 이로인해 공공선이 확보되는 사회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국적으로 각 자치단체가 시민대학, 시민교육센터 민주시민교육원, 시민청을 개설하고 시민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인천지역사회에도 이미 시민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므로 인천지역 평생교육기관들은 이에 대비해야한다. 시민교육은 평생교육의 다른 이름이다. 평생교육기관들은 평생교육의 광의적 목표인 인문교양교육을 통한 시민의식 함양, 더불어사는 공동체을 위한 공공선 추구, 사회교양교육을 통한 자율성과 민주시민으로서 책임성, 글로벌시대를 사는 세계시민의식 함양 등의 지향점을 갖고 시민교육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시민교육의 제도적 정착은 시민의 역량 향상과 더불어, 지역공동체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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