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고통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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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고통지수
  • 정세국
  • 승인 2017.12.1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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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국 / 인천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다행히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에 이른다고 한다. 2.5%를 목표로 했던 연초에 비해 상당한 성장을 가지고 온 것이다. 이전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덕에 이만큼이라도 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객관적인 자료보다는 일부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3%라는 숫자는 광화문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1년 전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국제통화기금 IMF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선진국이 대부분의 국가 성장률을 올 초보다 상향될 것으로 예측한 것으로도 증명이 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1.5%로 올린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세계적으로 경제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주가도 오름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 분위기는 미국 달러 정책의 정상화 속도와 미국연방정부의 정책방향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회복력은 국내 총생산액의 증가를 가져오는 수출과 내수 소비가 증가하면서 성장을 견인하게 된다. 일자리의 문제도 서서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인당 GDP도 3만 달러가 넘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0여 년간 넘어서지 못한 경계선을 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경제의 활황 속에서도 양극화의 어두운 그림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3만 달러가 넘는다고 우리네 어려운 살림 걱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양극화는 더 벌어질 것이고 고통의 정도는 가중될 것이다. 사회적경제 정책을 중점적으로 펼칠 것이라는 지난 10월의 정부 발표는 성장 이면의 현상을 치유하는 데에도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비교할 수는 없지만 몰락한 지난 정부는 이 부분에도 전혀 손쓰지 않았다. 무지, 무(소)통, 무(정)책으로 일관하였으며 자신의 치부 가리기와 곳간 채우기에 몰두하여 신음하는 민초의 고통은 남의 일이었다. 1998년 IMF때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이 늘고 있음에도 이를 보완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회경제고통지수는 양극화에 의한 고통 정도를 반영하고 있는 지수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업률, 소득배율 등 경제적 요인과 범죄율과 자살률 등의 사회적 요인을 더한 값이다. 이 지표는 2005년 2월 미국 시사주간지 Time지의 ‘The New Science of Happiness'에 실린 글로 런던정치경제대학원 교수인 레이야드(Layard. R)에 의해 연구 발표되었다. 각국 국민이 느끼는 주관적인 행복이 물질적 풍요 외에 사회심리나 사회통합 정도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우리의 경우 IMF 이후 커져가는 양극화 문제 이외에 비정규직 증가. 청년실업, 정년단축, 중산층의 붕괴, 이혼률 증가 등에 의한 취약계층의 확대, 자살, 성충동에 의한 살해 등의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지수는 마이너스로 갈수록 국민의 행복이 증진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숫자가 커질수록 고통의 질곡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통계포털에서 제시된 데이터 중에서 사회경제고통지수를 정확하게 나타낼 자료는 얻을 수 없다. 단지 상황만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참조하여 추론할 수 밖에 없다. 지역별 추정이 어려운 소득배율을 제외하고 인천은 사회경제고통지수가 전국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05년에 전국이 2.8%인데 인천은 2.5%로 낮았으나 2016년에는 인천이 1.0%로 전국 0.7%에 비해 높은 물가였다. 실업률은 2005년에 전국이 3.7%, 인천이 4.6%이었고 2016년에는 전국이 3.7%, 인천이 4.9%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범죄발생건수는 1990년에 전국이 114만여건, 인천은 5만2천여 건이었으나 2015년에는 전국이 186만건, 인천이 약 10만 건 정도로 25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은 전국은 2005년과 2015년은 비교하면 24.7명에서 25.6명이었고 인천은 24.5명에서 26.5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의 수치는 인천지역의 시민들이 받을 수 있는 고통의 정도가 전국평균치보다 위에 있음을 알려준다.

한겨레신문에서 다룬 사회경제고통지수 도표는 IMF 이후 급속하게 지수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고통지수는 이명박 정부 이후 더 커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박근혜 전대통령의 경제정책은 그야말로 없었다고 보아도 될 정도로 국민들에게 준 고통은 큰 것이었기 때문이다. 인천의 고통은 상세한 자료가 미비된 상태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수를 가졌다고 볼 수 있겠다. 유정복 시장 때에 도시 부채를 감소하였다고 하나 시민들이 느끼고 있는 고통의 정도는 지속되고 있어 보인다. 다행히 경기가 살아나고 있으나 아직 청년실업 등의 문제는 쉽게 사라질 수 없는 형편으로 지금의 고통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서서히 걷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료1]
구분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물가상승률% 전국 2.8 2.2 2.5 4.7 2.8 2.9 4.0 2.2 1.3 1.3 0.7 1.0
인천 2.5 2.4 2.3 4.9 2.7 3.2 3.4 2.0 1.1 1.4 1.0 0.9
실업률% 전국 3.7 3.5 3.2 3.2 3.6 3.7 3.4 3.2 3.1 3.5 3.6 3.7
인천 4.6 4.4 4.1 3.9 4.6 5.1 4.8 4.5 4.2 4.7 5.1 4.9
범죄발생건수(천건) 전국 1,733 1,733 1,836 2,064 2,020 1,785 1,753 1,793 1,857 1,779 1,862 -
인천 99.7 103.5 99.3 106.5 103.7 85 83 90 95 94 99.9 -
자살
(10만명당)
전국 24.7 21.8 24.8 26 31 31.2 31.7 28.1 28.5 27.3 26.5 25.6
인천 24.5 22.4 23.4 27 31.2 32.2 32.8 31.2 30.6 29.1 27.4 26.5
출처 : 국가통계포털 KOSIS


[자료2] 사회경제고통지수 추이(1993 - 2011)
 
출처 : 한겨레신문 2012. 4. 15


[자료3]소비자물가 상승률(2005 - 2016)

출처 : 국가통계포털 KOSIS


[자료4] 실업률(2005 - 2016)

출처 : 국가통계포털 KOSIS


[자료5] 범죄발생건수(1990 - 2015)

출처 : 국가통계포털 K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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