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임금격차의 한 가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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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임금격차의 한 가지 원인
  • 나보배
  • 승인 2018.01.0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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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나보배 /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 2학년


 


아이슬란드가 올 해 1월 1일부터 남녀임금평등을 강제화한다고 한다. 정부와 공공기관, 그리고 근로자 25인 이상의 사업장은 직무별 임금 기준에서 성별을 이유로 차등을 두는 것을 금지한다고 한다. 아이슬란드는 대표적인 양성평등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남녀 간 격차가 14%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지표마다 근소한 차이가 있지만 여성이 남성의 66%정도의 임금을 받는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OECD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어디에서 남녀 간의 임금격차가 온 것일까? 우선 남녀의 임금격차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이 어떤지 살펴보았다. 한 취업사이트에서 대학생 회원 638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희망연봉’ 관련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생들이 희망하는 연봉은 평균 3,354만 원이었고 남녀로 구분해보면 남자 3,573만 원, 여자 3,009만 원이었다. 약 564만 원의 격차로, 남성의 84%의 연봉을 희망했다. 남녀평등에 가장 민감한 20대 여성들이 남성보다 작은 연봉을 선정했을까?

 

우리는 ‘이공계·비이공계 졸업생의 취업 특성 및 남녀 간 노동 시장 성과 비교 연구’보고서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공계 졸업생의 월평균 임금은 216만4000원으로, 비이공계 졸업생(188만1000원)보다 15%(28만3000원) 더 많았다. 그리고 이공계 졸업생 중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각각 83.1%와 16.9%로, 비이공계 졸업생 남녀의 비율(38.6%대 61.4%)과 큰 차이를 보였다. 비이공계가 이공계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아도 여성들의 비이공계 진학률이 높고, 결국 대학생 남녀의 희망연봉에 반영되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6~2026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을 보면 마냥 여성들의 공학계열 기피현상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 대졸자의 초과수요는 10만1,000명이지만 공학계열은 13만9,000명이 부족한 반면, 인문ㆍ사회 계열은 5만1,000명의 과잉배출로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 최소 10년 간 공학계열 출신은 고용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지만 인문사회계열 출신은 상당한 취업난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는 남녀 간의 임금격차를 넘어 고용격차를 걱정해야할 시점은 아닐까.

 

제6차 양성평등위원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이 와 닿는다. "남성의 역량 발휘는 이미 포화상태에 가까이 왔다. 오히려 지나치게 쥐어짜는 감까지 있다"며, "여성의 역량은 아직도 미발현의 상태를 못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과포화 된 남성의 영역에 이제는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권리의 평등만큼 여러 사회영역에 남녀 간의 참여가 균등해야할 필요가 있다. 저성장의 무거운 짐을 남성들이 온전히 짊어질 수 없다. 배타적인 시선과 편견을 버리고 남녀가 아닌 동료로써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 남자만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여자라고 못할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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