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복지, 어려운 문제지만 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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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복지, 어려운 문제지만 해내고 싶습니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07.23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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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천시의회의 ‘청년’ 비례대표, 유세움 시의원
ⓒ배영수

 
7월 개원한 8대 인천시의회에는 총 37명의 시의원이 입성했다. 그중 초선은 무려 32명이다. 이중 구의회 활동 경력이 있는 인물을 빼더라도 23명은 이번 시의회에서 처음 의정활동을 경험하는 인물들이다. 이번 시의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에 여성과 청년을 대표할 만한 인물들을 공천했다. <인천in>은 그 중 청년대표 자격으로 공천된 유세움 시의원을 이 만나 봤다.
 
유 의원은 시의원이 되기 직전까지 ‘월드뮤직그룹 세움’과 ‘문화공작소 세움’을 이끌면서 최근 4년여 간 영국 에든버러를 비롯해 유럽 국가들과 중동 지역 등 해외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고 기획을 했던 ‘문화기획자’였다. 그랬던 인물이 이제는 향후 4년 동안 시의 청년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핵심 인물이 되었다. 당도 그걸 하라고 의회로 보낸 셈이다. 
 

청년 문제의 당사자였다가 시의회에 직접 들어왔는데?

- 아시다시피 지금이 청년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돼 있는데, 저도 사실 어렵게 청년기를 겪었습니다. 가장 큰 거는 청년들의 의식주 문제, 그리고 취업을 하지 못하면 사실상 보호받지 못하는 계층이라는 점을 심각하게 인지를 했죠.
 

당에 시의원 공천을 직접 신청했다고 들었다. 무슨 계기인가?

- 지방선거 당시 청년비례대표 경선이 홈페이지에 떠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문화예술계 활동(노동문화단체, 사회적기업 등)하면서 보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이 ‘선출직’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거예요. 또 청년문제 등 이슈가 있는데 저도 당사자 중 한 명이니까, 그래서 도전의지가 생겼어요. 그래서 경선에서 네 명으로 후보가 추려졌고, 거기서 비례로 선출됐습니다.
 

여러 청년문제들이 인천에도 현안으로 떠오르는데, 본인이 가장 심각한 사안이라고 판단한 내용이 있다면?

- 사회에 첫 발을 딛는 청년들이 사회에서 존중과 배려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가만 보면 청년지원이 창업에 집중이 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일자리가 그만큼 없다보니 창업으로 유도지원을 하는 것인데, 사실 기성세대들에게도 ‘창업’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초년생들이 하려면 인큐베이팅이나 지원행정이 체계적으로 잡혀 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는 점이 아쉬워요. 또 저는 청년들이 콘텐츠를 창작하고 발견하고 주도하는 사회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 기회 자체가 적죠. 행정에서 계속 그들과 호흡해줘야 합니다.

 

이번달 개원한 8대 개원의회에서 기관장들에게 질의하는 유세움 시의원. ⓒ인천시의회

 

청년문화예술의 부분에서도 느끼는 안타까움이 있을텐데?

- 인천이 문화예술의 기반이 두터웠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렇지는 못해요. 다시말해 ‘활동 환경’이 거의 없다는 건데, 그러다보니 타 지역으로의 이탈이 많고, 인천에 남은 소중한 청년예술가들은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 너무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는 게 현실이예요. 그러다보니 예술적 능력이나 전문성에도 해가 되고, 그렇게 어려움을 겪은 신진예술가들이 결국은 기성예술가들 행보를 따라가는 꼴이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지역에서 청년들이 목소리를 낸다는 건 요원한 일입니다.
사실 제가 직함은 시의원이 됐지만, 뭐 지역 어르신들과 같은 품위 같은 건 없잖아요. 청년인데. (웃음) 그래서 청년들에겐 제가 이른바 ‘캐주얼’하게 가자고 얘길 해요.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제가 창구가 되어 이야기하도록 하고 싶어요. 그들 스스로가 조직화되어 함께 목소릴 내주면 더 좋은 일일 테고요.

 
개원의회를 한 차례 했는데, 공직사회의 문제점이 집히던가?

- 아쉬운 부분이 있죠. 특히 ‘애티튜드’의 측면에서는요. 문제점이 있는 부서 혹은 기관의 ‘장’들과 질의응답을 나누다 보면 공직자들이나 유관 기관 대표자들도 자신들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모르지는 않아요. 그런데 “꼭 우리가 해야 하나”라는 자세들이 기본적으로 있어요. 사실 그들이 움직이는 건 모두 시민 혈세고, 실국 부서는 물론 기관장들까지 그들이 앉아 있는 자리들이 시민들에겐 소중한 자리인데 공무원 조직 등을 운운하면 그 때문에 오는 불편함은 다 시민들 몫이 되는 거예요.

 
당에서는 청년복지라는 과제를 유 의원에게 던져준 것인데, 이 분야에 대해서는 어떻게 접근하고 고민하나?

- 사실 저는 ‘청년복지’가 제일 어렵다고 봐요. 예를 들면 ‘노인복지’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인식화돼 있는데, 청년의 경우엔 당위성을 찾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지요. 나라의 미래라 당연히 챙겨야 하는데. ‘청년을 복지한다’는 의미부터 잡는 작업이 정말 어려워요. 전반적으로 청년세대의 주거, 경제, 결혼 등 많은 부분이 문제잖아요. 그런데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느 선까지 당위성을 갖고 지원해야 하는지, 그 부분은 고민이 커요. 사실 시의원 하면서 제 지상과제로 여기고 있는 부분입니다. 제가 ‘모든 청년’을 배려할 수가 없다면, ‘최대한 많은 청년’을 배려해야 하고, 그 가운데서 소외되는 사람들과의 교집합을 찾아내는 것도 제가 할 일이 될 거예요.
 

시의원은 ‘겸직’이 가능하지만, 사실 ‘문화공작소 세움’의 일은 해외진출 등 만만찮은 상황이다. 겸직이 가능하겠나?

- 현재 ‘세움’은 다른 문화기획자가 대표자를 하기로 하면서 변혁기를 겪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 ‘세움’의 경우 기본적인 프로세스가 비교적 잘 잡혀 있어서, ‘알아서 잘 굴러간다’고 할 수 있을 정도는 됐습니다. 현재 세움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도, 다들 함께 일한지가 오래됐어요. 때문에 세움의 일은 큰 그림을 그리는 정도의 최소한의 작업에만 참여하면서 최대한 바깥으로 빠지고 있는 중입니다. 제게 맡겨진 임기 동안은 시의원에 충실해야죠.
 

4년 동안 일하면서 어떤 시의원으로 기억되었으면 싶은가?

- 그래도 4년 후에 “그래도 유세움이 있었으니까 청년문제와 문화예술이 많이 발전했다”는 얘길 꼭 듣고 싶어요. 그리고 어느 한 곳에 치우침이 없이 당위성을 갖고 공감대가 있는 시의원으로서 기억해주시면 더 뿌듯할 것 같습니다. (4년 후 시의원에 재차 도전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재선 도전 여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제가 정치적으로 성숙하면 가능할 것 같긴 합니다만, 지금은 지금의 사안에 고민을 집중해야 한다고 봐요.
 

인천시민들, 특히 청년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 저 유세움을 보고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소위 ‘진흙탕’에서 신용불량자로 1년 가까이 바닥을 기었고, 지금도 사실 신용등급이 좋지 못합니다만 공적인 자리로 와서 일을 하면서 희망을 찾고 있거든요. 청년들도 저와 함께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유세움 쟤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하냐?” 이런 마음 충분히 먹을 수 있잖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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