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칠석에 만난 남북 은행나무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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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칠석에 만난 남북 은행나무 부부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8.08.1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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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볼음도서 분단 이후 끊긴 제례 복원
 
 
 
강화 볼음도와 북한 황해도 연안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부부 은행나무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례행사가 칠월칠석(음력 7월 7일)인 17일 볼음도 현지에서 열렸다.
 
강화 석모도 건너 작은 섬인 볼음도에는 수령 800년으로 추정되는 높이 24m, 둘레 9m의 은행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황해도 연안군 호남리에 있던 부부 은행나무 중 수나무로 800여년 전 홍수로 뿌리 째 떠내려와 볼음도 어민들이 건져다 심은 나무라고 전해지고 있다.

 

 
 

볼음도와 연안군 주민들은 남북이 분단되기 전까지 서로 연락하며 음력 정월 그믐에 각각 제를 지내왔으나 분단 이후 그 명맥이 끊겼다.

문화재청이 강화군, 한국문화재단, 섬 연구소와 공동으로 끊긴 은행나무 제례를 복원하기로 하고 17일 볼음도에서 복원행사를 열었다.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인 박애리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생일상 복원, 평화의 시 낭송, 마당놀이, 살풀이 등이 펼쳐졌고, 한국화가 신은미씨가 야생산조에 맞춰 연안 암나무를 기리는 수묵화그리기를 했다.
 
 
    불음도 은행나무 <문화재청 제공>

 
    북한 연안군 은행나무 <문화재청 제공>
 
 
현재 볼음도에 있는 수나무는 천연기념물 304호로로 지정돼 있고, 연안에 있는 암나무도 북한 천연기념물 제165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오랜 세월 떨어져 있는 부부 은행나무의 아픔을 달래고, 양쪽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은행나무 제례를 복원했다”며 “앞으로 남과 북에서 같은 날 함께 제를 지내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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