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국정수행 지지율과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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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국정수행 지지율과 남북정상회담
  • 박인규
  • 승인 2018.09.1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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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박인규 / (사)시민과대안연구소 소장
 

 
 
최근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50% 중반까지 하락하면서 청와대의 국정운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취임 이후 줄곧 고공행진을 벌이다가 최근 몇 달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전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소탈하고 겸손한 자세로 임해온 국민과의 소통이 주요한 요인이다.
 
여기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화해 분위기와 2차례 이루어진 남북정상회담과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매개역할로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북미정상회담의 또한 큰 요인이 되었다.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조성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와 북미간에 주고 받은 전쟁불사의 격한 언사가 대결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지만 이러한 일련의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순풍에 돛단 듯 이어지던 대화국면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국민들이 맞이한 현실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민생 지표였다. 적지 낳은 재정을 투여하였지만 늘어나지 않은 일자리, 최저임금의 인상폭과 산입범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들로 촉발된 노사의 반발과 수많은 영세자영업자들의 아우성, 그리고 수차례에 걸친 부동산 안정대책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식을 줄 모르는 서울의 아파트 값 상승 등은 허탈감을 넘어서서 국민들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강력한 요인이 되어 지속적인 민심의 이반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보수 야당들은 일제히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의 폐기를 주장하며 전면적인 공방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 확대와 경제운용에 더욱 많은 국가재정을 투여하겠다고 발표하고 최저임금인상 속도조절까지 내치고 있으며, 초고강도의 부동산대책을 발표를 하였지만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혹자는 정권초기의 비정상적인 높은 지지율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급격히 악화되는 지지율 하락을 지켜보는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마음은 결코 편치 않을 것이다.
 
사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온 소통행보와 북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 노력은 국민들에게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안정감을 주어 지지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자신의 삶의 질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규정하는 일자리, 부동산을 비롯한 민생과 경제정책 등이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판단이 들면 전자의 요인에 따른 지지 효과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민심은 지지 유보나 철회로 돌아서 버리고 만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소득주도성장론(현 포용성장론)의 정책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대로 가면 당분간 국정수행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심지어는 더 하락할 수도 있다. 그래서 청와대와 정부는 긴장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문제의 어려움 속에서 18일에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벌써 3차례 이루어지는 북미 정상간의 만남이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4·27 판문점 회담 때 제안되었던 김정일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에 대한 답방 형식이지만 다루어야 할 중요한 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특히 북한 비핵화의 진전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로서 북한이 주장하는 종전선언 우선과 미국이 주장하는 핵시설 명단 제출 우선이 대립하여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회를 조속히 복원시키는 문제다. 그리고 비록 미국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특히 경제협력의 진전이 제한될 수 밖에 없지만 경제협력에 대한 북한의 요구가 강한 만큼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남북관계의 진전 나아가 북미관계의 진전이 국정수행 지지율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지지율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정부여당으로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국정수행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속내가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효과는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지지율 상승에 연연하지 말고 남북정상회담의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특히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기를 바란다. 이러한 분위기 전환을 기반으로 해서 산적한 국내의 경제·민생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여야 한다. 국정수행 지지율 상승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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