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오름) “‘인식의 전환’을 하면 장애인 스포츠 분야의 소중함을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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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오름) “‘인식의 전환’을 하면 장애인 스포츠 분야의 소중함을 알 수 있죠.”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12.07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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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생활스포츠 정착위해 노력하는 단체 ‘꿈꾸는 거북이’ 인터뷰


계양구 계양교통공원 인근에 위치한 ‘꿈꾸는 거북이’의 사무 및 운동 공간. 작은 공간에서 가능한 운동 및 자전거 등 기구 보관, 사무 활동 등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배영수

 
지난 2014년 인천에서 열렸던 아시안게임과 패러게임을 통해 인천도 국제 장애인 스포츠 종합 경기대회를 치른 도시로서의 위상을 가질 수 있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그 시기를 거쳐 현재까지도 인천지역이 장애인 스포츠 분야에 대한 공공재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은 굳이 장황한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시민들 모두가 파악하고 있는 부분일 테다.
 
계양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지금 소개하는 비영리단체 ‘꿈꾸는 거북이’는 바로 장애인 스포츠 분야에 대한 공공재의 양질을 높임으로써 종국엔 장애인 생활체육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벽을 허물어 주자는 비전으로 출발한 단체다. 이 단체를 이끌어가고 있는 최양균 대표의 개인체육학원 ‘아이언아이’를 전신으로 지난 2014년 10월 인천시 체육진흥과에 공식 등록을 한 뒤 현재까지 계양구를 비롯한 인천지역에 장애인 스포츠 분야 서비스를 펼쳐오고 있다.
 


‘꿈꾸는 거북이’의 최양균 대표. ⓒ배영수



“물론 NPO(Non Profit Organization-국가 영역도, 시장의 영역도 아닌 제3영역의 비영리 민간단체를 말함) 단체들의 처음 시작이 다 그렇겠지만, 같은 NPO인 우리도 시작이 만만찮았어요. 2014년 초에 뜻이 맞는 분들하고 본격 준비를 하면서 NPO를 지자체에 등록하려면 적어도 100명 이상 회원이 있도록 관련 법규(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을 근거로 함)에 정해놓고 있으니까 회원들도 모아야 하고 사업을 하려면 일단 재원도 필요하니까 그런 준비작업이 만만찮았던 거죠. 8개월 정도 걸린 것 같은데, 사실 속도가 느렸던 거죠. 그래서 기존 회원들 사이에선 실제 공식단체가 만들어지는 거냐는 우려도 보내시곤 했어요.”
 
그해 공식적인 비영리단체를 천명하면서, 꿈꾸는 거북이는 ‘다름과 느림이 존중되는 세상을 꿈꾼다’는 모토로 총 5가지 미션을 추구하고자 했다. ◆장애 청소년들의 개성과 재능을 발견하는 것 ◆장애인들에게 꾸준한 체력단련 기회 제공으로 건강하고 적극적인 사회 참여 유도 및 지원 ◆장애인이 차별 없이 운동할 수 있게 노력 ◆비장애인의 재능나눔을 기반한 공동체 구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려 정상에 오르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꿈꾸는 거북이는 국가나 지자체가 추진 중인 장애인 스포츠 서비스 분야에 대한 지원사업 참여는 물론, 단체가 추구하는 바와 뜻을 함께하고 있는 회원들의 회비를 통한 사업, 그리고 기부행사 및 자체 장애인 서비스 지원 등을 주 활동으로 해 왔다. 특히, 꿈꾸는 거북이의 주요 활동에서 학교의 영역은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 단체가 학교 대상으로 사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게 우리가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찾아가는 자전거 교실’이예요. 장애인 친구들 중에서도 건강 등을 이유로 자전거를 배우고 타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고 우려가 있다거나, (‘장애인이어서 무조건 위험하다’는 인식에 의해) 사회적으로 활동을 금기시하는 분위기들이 지금도 강하거든요. 그런데, 상태에 따라 충분히 그들도 자전거로 이동하고 운동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런 부분들을 발견해 주는 것도 우리의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장애인이 다니는 학교를 크게 세 가지(특수학교, 특수학급 도움반, 대안학교)로 나눴을 때, 현재 꿈꾸는 거북이는 특수학급 도움반에서 이 사업을 주로 펼쳐오고 있다. 직접 찾아가서 해당 장애인 친구들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지의 상태 여부와 자전거를 어느 정도 타는지 파악한 뒤 그들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학교와 단체 자부담의 비율은 7:3 정도 내외에서 협의해서 진행하는데, 일선 학교에서 나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서 다행히 확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올해만 해도 15개 학교가 꿈꾸는 거북이와 이 사업을 함께 했다. 기반인 계양구 외 타 군·구에서도 요청이 와서 자전거를 싣고 이동하는 1톤짜리 탑차(현재 어린이용까지 합치면 약 40개 가량의 자전거를 단체가 보유 중임)도 따로 마련해야 했을 정도란다. 다만, 현재 계양구 내 11개 고교 중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가 10개소인데, 손이 닿지 못해 아직 6개소밖에는 못하고 있다는 건 일말의 아쉬움이기도 하다고. 그래도 생각보다 후원이나 기부금을 마련해준 사람들 덕분에 이만치 해 오고 있다고 한다.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자전거 수업 모습 중 하나. ⓒ꿈꾸는거북이
 

꿈꾸는 거북이가 자전거 사업만 해온 것은 아니다. 이미 장애인 철인3종과 장애인 트레일런(산악 마라톤-꿈꾸는 거북이는 ‘산달리기’로 표현) 두 분야에 선수단까지 있을 정도로 제법 모양을 갖췄다. 특히 철인3종 선수단의 면면을 확인해 보니 최근 있었던 통영 국제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 2위와 3위를 거머쥐었고, 단체의 전신인 ‘아이언아이’의 이름부터 활동한 경력까지 치면 무려 8년여 간 운영되어 온 수준 높은 팀이기도 했다. 또 트레일런 선수단은 12월 초 현재 기준으로 5명의 선수단이 배치돼 있고, 두 종목 외에도 풋살과 킨볼(배구에서 개량된 스포츠 종목), 티볼(야구에서 개량함) 등 분야에서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사업을 펼쳐 오고 있다고 한다.
 
“이런 활동들이 재능나눔을 통해 가능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일반 선수들이 자기 재능을 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거죠. 물론 자발적이어야 하고요. 자전거 분야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경륜선수 박현호 프로가 자신이 운영하는 교육기관에서 4~5년 간 트레이닝을 봐 주셨고, 트라이애슬론 출신인 김비오 선수 또한 자발적으로 굉장히 도움을 주셨어요. 그 외에도 일선 선수들이 장애인들 대상으로 특화된 재능을 나누어주고 계세요. 섭외가 어렵겠다 싶기도 한데, 선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있고, 더 나아가서는 이렇게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외려 해외대회를 추진하자고 제안할 정도예요. 지금 우리 단체도 직접사업으로 한 번 해볼까 검토 중이예요.”
 
이런 활동을 전개하는 꿈꾸는 거북이의 최종 비전은 ‘장애인 생활체육이 어렵지 않게 할 수 잇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물론 처음엔 단순히 장애인 체육에 공공재의 필요성이 있으니까 하자는 정도였지만, 활동하는 연차가 쌓이면서 목표가 구체화됐다고 한다. 이를 위해 향후 비영리법인(사단법인)으로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보다 넓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주려면 사실 필요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더불어, 내용적으로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공재를 장애인들과도 같이 공유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물론 이는 인천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공공기관은 속칭 ‘하드웨어’만 있고, 꿈꾸는 거북이와 같은 단체들은 ‘소프트웨어’만 있으니까, 이를 잘 믹싱하면 좋은 결과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 최 대표는 이런 부분들이 자신들뿐만 아니라 현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얼마 전에 우리 단체가 장애인 스포츠 지원과 관련해서 좀 넓은 장소가 필요해서 남동체육관에 문의를 했는데, 결국 우리 상대로는 오픈을 해주지 않았어요. 다행히 남동다목적체육관에서 수용을 해주긴 했는데, 남동체육관 측에서는 장애인들 운동하는 것이 위험하고 장애인 단체에게 체육관을 임대한 적이 없다는 등등의 이유를 들고 나왔죠. 사실 우리 단체는 그런 활동을 하기 전에 스포츠안전공제회 등 보험 가입을 다 하고 하는 건데, 공공의 영역에서도 그들의 선입견에 의한 현실의 벽은 많더라는 게 결론이었죠. 다행히 남동체육관에서 못한 부분은 최근 서운체육공원에 들어온 시 장애인 사이클연맹을 통해 할 수 있었지만요.
 
만약 일반 사람들이 같은 조건으로 사용하면 반대를 했을까요? 전 그렇지 않았을 거라고 봐요. 결국 ‘인식의 전환’이 전제되어야 해요. 대중의 인식도 마찬가지고요. 이를 위해 앞으로는 장애인의 차별을 배제하고자 하는 관련 단체들과도 교류할 생각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 단체가 개척하지 못한 일선의 다른 학교들을 비롯해 어린이집 유치원의 영역에까지 더 기회를 넓혀주도록 노력하는 활동은 계속 할 거고요.”
 


꿈꾸는 거북이가 남동다목적체육관에서 진행했다는 풋살 관련 프로그램 중 한 장면. ⓒ 꿈꾸는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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