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과 느림이 존중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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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과 느림이 존중되는 세상을 꿈꾼다
  • 학오름
  • 승인 2018.12.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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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생활체육 프로그램 운영하는 '꿈꾸는 거북이'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찾아가는 자전거교실' 라이딩 수업 장면.


지난 12월 5일 오전 서구 담지로에 있는 청라고교에서 6대의 자전거 행렬이 빠져나왔다. 자전거 행렬이 향한 곳은 학교에서 3㎞ 가량 떨어져 있는 청라호수공원. 6대의 자전거는 줄을 맞춰 청라호수공원을 돌아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자전거 행렬은 6㎞가 넘는 거리를 여느 자전거동호회처럼 경쾌하고 질서있게 주행했지만 자전거에서 내린 운전자들에게서는 발달장애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자전거를 탄 학생들은 청라고 특수학급 학생들로 자전거타기 수업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자전거교실’ 수강생들이었다.
 
‘찾아가는 자전거교실’은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 비영리민간단체인 ‘꿈꾸는 거북이’가 시행하는 생활체육 지원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라고 학생들은 여섯 번째 수업일인 이날 6㎞가 넘는 거리를 능숙하게 주행했다.
 
최양균 ‘꿈꾸는 거북이’ 대표는 “자전거를 아예 타보지 않았거나 잘 타지 못했던 아이들이 6㎞를 주행한 것은 그만큼 배우려는 열의가 높았기 때문”이라며 “장애 학생들을 만나 보면 건강 등을 이유로 자전거를 배우고 싶어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밝혔다.

 
          학교 체육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킨볼 수업 프로그램.

 
‘꿈꾸는 거북이’는 ‘어울림 자전거교실’, ‘토요 자전거 라이딩 클럽’, ‘찾아가는 자전거교실’ 등 자전거 프로그램 외에도 풋살, 킨볼, 티볼 종목으로 다양한 생활체육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자전거교실’은 이 가운데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15개 학교가 참여했다. 참여 학교들의 반응이 좋아 내년에는 더 많은 학교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꿈꾸는 거북이’는 어린이용까지 포함해 40대의 교육용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전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1t 탑차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은 전문 강사들이 수강 희망 아이들과 만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한 후 개인별로 수준에 맞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꿈꾸는 거북이’는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기금 마련을 위한 건강 마라톤 대회인 ‘거북이 레이스’와 장애인 트레일런 보급을 위한 산악마라톤대회인 ‘꿈꾸는 거북이 산달리기 대회’를 매년 주최하고 있다. 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선수단과 트레일런(산악마라톤) 선수단도 운영하고 있어 마라톤 동호인들에게는 잘 알려진 단체다.

 
          최양균 '꿈꾸는 거북이' 대표.


최양균 대표는 개인체육학원을 운영하다 장애인 스포츠 분야에 공공 서비스가 너무 취약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지난 2014년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 비영리민간단체 ‘꿈꾸는 거북이’를 출범시켰다.
 
단체 등록과 함께 ‘다름과 느림이 존중되는 세상을 꿈꾼다’를 슬로건으로 △장애 청소년들의 개성과 재능을 발견하는 것 등 5개 미션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꿈꾸는 거북이’가 궁국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장애인 생활체육이 어렵지 않은 세상’이다. 그래서 미래 세대인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특히 특수학급 학생들에 대한 생활체육 지원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한편으로는 전문 체육인들의 재능기부도 적극적으로 유치해 경륜 박현호 프로와 트라이애슬론 김비오 선수 등이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장애인 친구들이 한명이라도 더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얼마 전 넓은 체육관 공간이 필요해서 한 공공체육관에 임대 요청을 했더니 장애인단체에 임대해 준 전례가 없다고 거절당했어요. 다행히 인근에 있는 다른 공공체육관을 구할 수 있었지만 아직 공공영역에서조차 편견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입맛이 씁쓸했습니다. 그럴 때 기운이 빠지지만 그럴수록 더 힘을 내야죠.
 
최 대표는 앞으로 ‘꿈꾸는 거북이’를 사단법인으로 발전시켜 보다 많은 사람을 더 넓은 분야에서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사업에 참여케 한다는 꿈을 꾸고 있다. 지금 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계양구 계양교통공원 인근에 위치해 있는 '꿈꾸는 거북이'의 사무 및 운동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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