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수상자 선정방식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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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수상자 선정방식 문제 없나?
  • 이상민
  • 승인 2010.12.21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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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이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게 옳다"


K-리그 수상자 선정방식 문제 없나?

지난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미추홀 프라이드’ 유병수는 2부 행사에서 이어진 득점왕 부문에서 수상을 했지만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서울의 우승을 이끈 데얀과 제주의 돌풍을 이끈 김은중이 선정된 것이다. 유병수는 김은중(75표). 데얀(74표)에 이어 60표에 그치며 3위에 머물렀다. 내심 2관왕을 노렸던 유병수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해보였다.

시상식을 마친 후에 과연 K-리그 수상자 선정방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하는 의문점이 들었다. 현재 수상자 선정 방식은 각 팀이 제출한 후보 명단을 놓고 후보선정위원회가 올 시즌 위클리 베스트11, 맨 오브 더 매치 선정횟수, 선수 평점, 경기 기록과 팀 공헌도 등을 종합 평가해 부문별 약 3-4배수의 후보를 선별한 뒤 언론사 투표로 최종 수상자를 가리고 있다.

결론은 주관적인 각 언론사들의 기자들에게 손에 의해서 수상자가 가려진다는 것이다. 물론 기자단 투표가 소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투표가 아닌 다수 기자들의 투표가 이뤄진다고는 하지만, 이는 사실 객관적이기보다는 기자 개개인의 사심이 들어갈 수 있는 주관적 선정방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좀 삐딱한 시선에서 이 문제를 살펴보면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기 위해서는 1년 동안 선수가 열심히 뛰면서 좋은 개인 기록과 높은 팀 공헌도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구단에서 각 언론사 기자들에게 ‘우리 팀 선수 뽑아주세요.’라며 기자들 입맛에 맞추는 행동이나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 아닌지 의문점이 든다. 결론은 어느 구단이 더 많은 기자들을 자기네 편으로 끌어들이느냐 싸움이 아닐까?

그렇다고 해서 최종 베스트 11에 선정된 데얀과 김은중의 기록을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데얀은 서울에서 19득점 10도움을 기록하며 리그와 컵대회 우승을 이끌었고, 김은중은 제주에서 34경기 17득점 11도움을 기록하며 만년 하위팀이었던 제주를 준우승까지 이끈 주역이다. 두 선수는 누가 뭐라 해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올 시즌이 시작되면서 프로축구연맹에서는 VIP‘S MAN OF THE MATCH, 쏘나타 위클리 베스트 팀, 쏘나타 위클리 베스트 11 등을 통해서 팬들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펼쳤고, 이는 철저하게 정확하고도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데얀, 김은중과 득점왕 유병수의 올 시즌 K-리그와 컵대회를 모두 포함한 쏘나타 위클리 베스트 11 선정 횟수에 대한 데이터를 K-리그 연맹기록부에서 찾아보았는데 유병수(리그 8회, 컵대회 0회. 총 8회), 김은중(리그 3회. 컵대회 3회. 총 6회), 데얀(리그 4회, 컵대회 1회. 총 5회)라는 결과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유병수의 쏘나타 위클리 베스트 11 선정횟수는 김은중, 데얀보다 더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유병수는 기자들의 주관에 의해 리그 최종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식으로 역대 최연소 득점왕, 역대 시즌 최다 득점율 기록 갱신 등 여러 기록을 갈아치운 어린 선수의 기록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비단 유병수만 피해자가 아니다. 올 시즌 서울의 돌풍을 이끌었던 하대성 역시 8골 3도움의 기록과 함께 쏘나타 위클리 베스트 11에 5회나 선정되었지만 최종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신에 성공한 전북 현대의 심우연 역시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쏘나타 위클리 베스트 11에 무려 7번의 이름을 올렸음에도 최종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앞으로 K-리그 수상자 선정은 기자들의 투표가 아닌 프로축구연맹에서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사심 가득 들어간 기자들의 무분별한 투표보다는 연맹에서 수집한 한 시즌동안 각 선수의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하고도 정확하게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최종적인 선택을 기자들의 손에 맡길 것이면 매주 베스트 11은 대체 왜 선정했는지 하는 의문이다. 

이웃나라 일본 J-리그의 수상자 선정방식에 대해 살펴봤다. J-리그는 각 구단의 감독과 선수들이 우수 선수 32명과 신인왕 후보 3명을 뽑으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J-리그 회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사무국장,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각 구단 18명의 실행위원회 임원들이 모여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J-리그는 수상자 선정에서 언론은 개입을 하지 않는다. 앞으로 수상자 선정에서 과연 어떤 방식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K-리그 연맹의 현명한 판단을 요구하는 바이다.

글 = 이상민 UTD기자 (power1360@hanmail.net)
사진 =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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