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에게 보내는 질문과 대답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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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에게 보내는 질문과 대답3/3
  • 이수석
  • 승인 2019.02.1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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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배려를 통한 소통
태극기에게 보내는 질문과 대답3/3
     이해와 배려를 통한 소통
                                                                                          글/그림 강서중학교 교사 이수석
 
사각형입니다.“태극문양에 대한 설명은 알겠는데, 그 옆의 4괘(卦)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네.”
“너무 어려울 텐데. …자네가 이해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설명할께.”
“태극기, 자네의 설명을 경청하겠네.”
“컴퓨터의 원리가 0과 1로 나타내는 2진법이란 것은 자네도 알고 있을 것이네.”
“…그렇지. 10진법이 10마다 단위가 바뀌는데 비해, 2진법은 2마다 단위가 바뀌지. 참과 거짓으로 나타내는 방법이라고 배웠네.”
“^^ 그럼 0, 1, 2, 3, 4, 5, 6, 7, 8, 9, 10…를 2진법으로 나타내 보시게나?”
, , , , , , , , , , …, 이런 식으로 연속되는 거…….”
“맞네.^^ 초기에 이진법을 사용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하네. 하지만 이진법이 컴퓨터의 숫자라는 것은 자네도 알고 있을 것이네. ‘예’와 ‘아니오’로만 이 세상을 파악하는 컴퓨터. 그 컴퓨터의 명령어가 이진법을 사용하지. 1은 ‘예’를 나타내고 0은 ‘아니오’를 나타내.^^”

“ 아,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있어. 17세기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중국의 《주역(周易)》책을 보다가 음양(陰陽)사상에 기초해서 2진법을 만들었다고.^^”
“그렇지. 음양이란 이 세상 모든 만물을 만들어 내는 반대되는 두 가지 성질을 말하네. 지난번에 말한 태극기의 태극 문양에서 설명했네. 음양의 가장 큰 주체는 하늘과 땅이네. 하늘은 생명을 내려주고 땅은 생명을 낳고 길러주네. 그래서 이 천지를 만물 생명의 근원이라고 하는 것일세.”

“엄마가 음(?)이고 아빠가 양(?)이이라는 것? 엄마가 땅이고 아빠가 하늘이라는 것? 하지만 아빠 속에 엄마의 성질이 있고, 엄마 속에 아빠의 성질이 있다는 것?”
“바로 그거네. 표로 요약해 줌세. 한번 비교해 보시게. 깨달음을 얻을 것이네.
음(陰) 물(水) 암컷 달(月)-밤 음성자(-) 육체
양(陽) 불(火) 수컷 태양(日)-낮 양성자(+) 정신
이와 같이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오히려 반대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있는 것이고 존재할 수 있는 것이네.”
“아하, 맞다. 혼비백산(魂飛魄散)?”
“빙고! 그렇다네, 깜짝 놀랐을 때나, 사람이 죽었을 때 하는 말이지. 혼(마음?정신)은 날아가고 백(넋?몸)은 흩어진다는 말이지. 혼은 양이고, 백은 음인 것이지.”

“이제, 4괘를 설명해 주시게.^^”
“삶과 죽음, 남자와 여자, 음과 양은 지난번에 설명했지? ……건(?)괘는 양인 남성의 기운만으로 이루어진 하늘을 의미하네. 곤(?)괘는 여성의 기운만으로 이루어진 땅을 의미하네. 하늘과 땅이 있는 그 자리만을 지키고 고수한다면, 이 세상은 변화하지 않고 발전할 수 도 없을 것이네. 그래서 하늘은 스스로를 낮추어 땅과 만나려고 하고, 땅은 스스로를 높여 하늘에 다가가려고 하는 것이지. 이게 자연의 조화라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스스로의 몸에 있는 음(여성)과 양(남성)의 기운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네. 그래서 한의학(韓醫學)에서는 물은 올라가고 불은 내려와서 서로 어울려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을 최고의 건강상태로 본다네. 그렇게 치료하고 보양하길 권하는 거지.”
“우와 그럼, 태극기 자네에게는 이 우주의 원리와 세상사는 삶의 지혜가 모두 들어 있다고 보아야겠군. …하늘과 땅의 이치를 알겠네. …계속 설명해 주게.”
“요약해서 말씀드리겠네. 태극 문양의 좌측 상단에 있는 건(?)괘는, 순수 양으로서 하늘을 나타내네. 우측 하단의 곤(?)괘는, 순수음으로서 땅을 나타내네. 우측 상단의 감(?)괘는, 혼음혼양으로서, 달?물을 상징하네. 끝으로 좌측 하단의 리(?)괘는, 혼양혼양으로서, 해?불을 상징하네.”
“……태극기 속에 하늘?땅?해(불)?달(물)이 들어 가 있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물불 안 가린다.’는 말은 들어 보았는가?”
“당근이지.”
“^^물과 불의 관계는 극과 극이네. 감(?)괘가 물이고, 리(?)괘가 불이네.”
“감(?)괘와 리(?)괘?”
“감(?)괘와 리(?)괘는 음과 양이 섞여 있지. 물을 나타내는 감(?)괘의 밖은 음(????)이 2개로 가운데의 양(?)을 감싸고 있지. 불을 나타내는 리(?)괘의 밖은 양(?)이 2개로 가운데의 음(?)을 감싸고 있지?”
“아하,^^ 음속에 양이 있고 양속에 음이 있구나. …남성 속에 여성의 특징이 있고, 여성 속에 남성의 특징이 있구나. …우와, 삶 속에 죽음이 있고 죽음 속에 삶이 있구나.”
“그렇지. 어린 아이가 자란다는 것은 낡은 세포를 새 세포가 밀어내면서 성장한다는 것이고, 늙어 간다는 것은 낡은 세포와 새 세포간의 변화와 교체가 늦어져 간다는 것이지.”
“물속에 불이 있다는 것은, …그래. 물분자( )를 분해하면 산소원자(O) 1개와 수소원자(H) 2개가 합쳐져 있지. ……수소차와 산소차도 지금 개발되고 있고. …아니 어떻게 3,000년 이상 전에 이런 세상의 원리를 알고 있었던 거야?”

“인간이 과학적으로 알고 있는 우주의 지식은 얼마나 될까?”
“…그야, ….”
“과학이란 지식도 마찬가지네. 과학적 지식 그 자체는 참도 거짓도 아닌, 가치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네. 핵에너지를 에너지로 쓰면 좋지만, 무기로 쓰면 그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지. 컴퓨터로 계산을 하고 인간의 삶에 이로움을 주는 것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네. 하지만 해킹을 하여 남의 정보를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은 나쁜 일이라 할 수 있네.”
“가치중립적? 과학에는 옳고 그림이 없다. 다만 사용하는 인간의 의도에 따라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고?”
“이 세상 모든 생명체들, 아니 모든 사물과 사건은 그 시작과 끝이 있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길어졌네. 길어진 수명만큼 사람들은 여러 사건을 접하고 사물을 이용하면서 살아갈 걸세. 인간들의 지혜에 따라 선악이 구별되기 마련이네. 물불을 잘 가리고 잘 쓰면 아주 이롭고, 그렇지 않으면 해롭다네. 뻔히 그런 줄 알면서도 물불 안 가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네.”

“…도대체, 태극기 자네는 언제부터 우리나라와 함께 하였는가?”
“나는, 고종 황제가 수신사로 파견한 박영효에게 일본에서 처음 사용하도록 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네. 그 때가 1882년이었어. 그리고 일제 침략기간 동안 처절한 압박과 함께 여러 번의 모양의 변형이 있었네. 마치 자네의 모습이 성장하면서 변하는 것처럼.^^ 그러다가 1949년 10월. 대한민국 정부에서 현재 모습의 나를 그려 만들었네. 그리고 1949년 국기 제정 위원회가 구성되어, 1949년 3월 25일 음?양의 배치 안을 확정한 후에야 지금과 같은 태극기의 태극 모양이 확정된 것이네.”

“그렇구나. 자네도 처음 태어났을 때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구나. …그럼 태극기, 자네의 역사는 150년도 채 안 되는 거야?”
“…그건, 아니야. …지금의 나와 비슷한 태극 모양과 4괘 도형은 1392년 고려말 공양왕 때 만들어진 범종(梵鐘)에도 새겨져있어. 내가 지금까지 친구에게 설명한 것은 너무나 작은 나의 일부분일 뿐이야. …기회가 되면, 정말 나와 함께 동양의 정신사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으면 해. 자네가 명심해야 할 것은,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이해와 배려를 통한 소통에 있다는 것이야. 그것을 우리 조상들은 내 몸(?) 속에 표현해 놓았다는 것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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