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정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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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정 지킴이
  • 유광식
  • 승인 2019.02.22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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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유광식 / 사진작가

서구 가정동(루원시티 공사현장), 2019 ⓒ유광식

 
그간 누런 황토먼지만 날리던 루원시티(Lu-1 City) 현장이 어느새 봄기운을 받았는지 한창 공사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반쪽 일반화도로가 된 경인고속도로. 서인천 나들목 부근은 나가는 자동차나 진입하는 자동차나 S자 곡예를 세 번 정도는 하게 되는 미로와도 같다. 이곳은 서구의 허리격인 가정동 일대! 작년 가을에는 이 부근의 콜롬비아군 6?25참전기념비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마을의 망루격인 가정1동 행정복지센터도 작년 말 길 건너로 이사를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땅부지를 정리하고 진입도로를 이곳저곳그곳에 마련하느라 시끄럽고 복잡해, 그걸 모르고 들어온 까마귀의 외마디 비명이 애처롭다.  

얼마 전 서구는 단체장의 불미스러운 일로 포털뉴스를 장식했다. 서구 주민으로서 창피함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한편, 서울의 노량진에 위치한 구)수산시장에서 수협측과 대책위의 격렬한 대치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미 오래도록 곪아진 문제였고 수협측의 봉쇄조치 일환으로 단전과 단수에 이은 콘크리트 차단벽을 출입구에 조치한 일이 화근이었다. 양쪽의 진영이 모두 할 말은 많다. 우리 사회가 극단의 기류를 타야 함은 하루하루 날씨에 의존해 푸념을 내뱉을 수밖에 없는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시의 90년이 넘은 대표적인 미래유산인 노량진수산시장이 상처를 돌보며 시급히 정상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육교 아래 마련된 길이 따뜻한 마음으로 읽혀진다. 공사중인 상황으로 인해 행여나 비포장길에서 넘어지거나 행여 내딛을 곳을 헤맬까 콘크리트 차단벽으로 안내를 해 놓았다. 보행자를 위해 제대로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늘 접근하면 안 되었던 차단벽을 양쪽으로 놓았더니 “이리 지나가세요! 안전합니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아, 바람이 매서운 가운데 나머지 산책이 즐거웠다. 생각 같아선 저 구조를 이 부근의 정비가 끝나도 그대로 해놨으면 어떨까 싶은데, 난 이게 가정동佳停洞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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