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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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에 대하여
  • 장현정
  • 승인 2019.02.27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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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자존감과 사회심리학 - 장현정 / 공감미술치료센터장

 


자존감이란 자신과 관계맺는 방식, 내가 나를 대하는 방식, 자신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의미한다. 신체적 면역이 좋다면 감기에 덜 걸리고 잔병이 없는 것처럼 자존감이 높으면 마음의 면역이 높아져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덜 고통스럽게 더 버텨낼 수 있다.
 

사회복지사로 휴먼서비스 분야에 진입해서 현재의 심리치료사로 활동한 경험까지 올해 18년차가 되었다. 그동안 어린 아이부터 어른, 어르신들까지 두루 다양한 대상들을 만나면서 ‘자존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될까요?”

“저 사람은 왜 나를 존중하지 않죠?”


내담자들에게 가장 자주 들었던 말들이다. 내담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던 지점은 자신이 가치 없는 사람이 되는 것, 타인에게 인정받거나 존중받지 못해 자신이 무가치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때때로 의욕이 사라지거나 실망하고 좌절하거나 열등감으로 인해 감정조절에 실패하기도 하며 우울해졌다. 이러한 모습은 내담자들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다. 자존감은 우리들이 경험하는 심리적인 어려움의 본질적인 부분이었다.


지난 두 해 동안 출판계의 화두도 자존감이었다. 상담이나 심리치료 분야에서는 워낙 일반적으로 중요한 개념이지만 대중들이 보는 책으로 자존감에 대한 책들이 출판되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일전에 자존감에 대해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론서들을 공부 하다가 ‘자존감’과 ‘자기’를 다루고 있는 분야가 ‘사회심리학’이라는 사실에 조금 놀란 적이 있다. 우리가 사회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나와 자존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나는 가정에서 엄마이고 아내이자 딸이 되기도 하고 며느리가 되기도 한다. 직장에서는 치료사이고 운영자이며 개인적으로는 누군가의 친구, 언니, 동생이 된다. 영화를 보면 관객이 되고 택시를 타면 승객이 되며 책을 읽으면 누군가의 독자가 된다. 나는 직접적이던, 간접적이던 많은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렇게 복합적인 각각의 모습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면 비교적 안정된 자신의 모습을 갖게 된다고 한다. 사람이 하나의 역할에서 불만족하거나 실패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 만족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갖고 있다면 충격이 상쇄되어 자존감이 덜 손상된다는 것이다. 복합적인 자신을 인식하고 각각의 역할에 충실 할 때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더욱 실감나게 만들어 준다.


사회적 자극과 손상이 두려워 자신의 세계로 숨어버린 청년 내담자가 생각났다. 방구석으로 들어가 모든 관계를 차단하였지만 스스로 편안하거나 행복하거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 청년이 사회와 관계 맺는 방식이 자신과 관계 맺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사회를 불신하고 미워하는 태도가 자신에게도 그대로 전달되었다. 부족하고 불만족스러운 자신을 상쇄시킬 만한 다른 자기가 없었기 때문에 점점 더 취약해져 갔던 것이다.


결국 낮은 자존감을 치유하는 과정도 사회적 존재로서의 나를 인식하고 사회적 장면을 마주해야 가능할 것이다.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수용하고 정서와 행동을 다독이며 한발 한발 훈련하듯 나아간다면 오랜 습관이 쌓여 보다 단단한 자존감을 갖게 될 것이다.
 

내가 건강한 마음을 가져야 아이에게도 건강한 마음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나의 자존감을 살피고 나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사회와 더불어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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