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찾아가는 시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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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찾아가는 시청’이 필요하다"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19.03.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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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시민참여 '업무토론회'에 참여하고 - 강영희 / 시민기자

 



인천시가 도시재생건설국, 도시균형계획국, 해양항공국 주관으로 개최한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도심 균형발전 방안’ 업무토론회가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새삼 주목받고 있다.

19일 오후 2시, 시청 2층 대회의실에서 공무원과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원도심 ‘균형발전’ 분야 업무토론회가 열렸다.
 
진영환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는 ‘원도심 균형발전계획안의 주요방향’(박정은/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제 3보급단 이전을 통한 원도심 활성화 방향‘(홍종대/도시균형계획국장), ’원도심과 연계한 해양친수도시 조성방향(기윤환/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시민의 소리 영상물 상영과 시민들의 제안 및 건의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시민 발언 후 마무리 발언자로 선 박남춘 시장은 시 정부 공무원들이 해마다 시행하는 아홉 번째 업무보고로 시민들과 함께 듣겠다는 취지로 준비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민참여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자 하며, 이 과정이 느리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설령 실패를 하더라도 시민들이 성장하는 과정이 되리라 믿는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조례와 기구개편을 통해 지역별 정체성에 맞는 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남춘 인천시장, 주민참여예산 임기내 500억까지 확대계획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요구


 

박 시장은 '주민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달라'는 시민의 발언을 언급하며 시민들에게 ‘주민참여예산제’ 참여를 요청했다. 유정복 전 시장 임기에서 10억에 불과했던 주민참여예산을 올해는 199억으로, 임기 내 500억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시민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한 기자는 대략 인천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수변도시,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경계 도시로서의 현황, 원도심 주요환경인 미군부대와 북한 접경 환경의 변화에 따른 원도심 균형발전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정도로 이해가 되었다.
 
짧은 시간에 빠르게 이어지는 업무보고와 토론은 사실 다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따라가기도 힘들었다. 전문가들의 말은 알 듯 말 듯 한 단어들 속에 빠르게 이어져서 거의 '랩'처럼 들렸다. 그나마 알아들은 말이 시민들의 발언과 박시장의 언급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사는 인천이 어떤 모습인지 빠르고 어려운 단어들 속에서도 ‘장님 코끼리 만지 듯’이라도 들을 수 있었던 건 처음이다. 태어나 50여년 가깝게 살아왔지만 인천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도 알 수 없었다. 기회도 없었고, 방법도 몰랐다.
 
 
뭘 하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참여하죠?
 
주민참여, 시민참여를 말할 때 주민과 시민들의 삶을 알고나 하는 말일까 하는 경우가 많다. 숨 가쁘게 살아가는 일상에서 ‘직접 참여’라는 것이 얼마나 가능할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지난해 마을활동을 했고, 그 계기로 토론회 주민 인터뷰 요청으로 이 토론회를 알게 되었으나 ‘평일, 오후 2시, 시청’이라는 조건은 혼자 운영하는 영업공간을 닫고 참여해야하는 상황으로 적지 않게 고민이 됐다.
 
이날 토론회도 주로 관계자들 – 공무원, 주민자치위원, 어느 조직의 누구 등등 - 이 많았는데 일반 시민으로서 참여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시민이 뽑아준 시장으로서 시민과 함께 업무보고를 듣겠다.’는 시장의 언급이 있었지만 그간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가능하겠어?’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다.
 
참여 요청하기 전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 방법을 말하기 전에 시 정부가 뭘 하려고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 모든 과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참여‘하라는 것은 그간 참여가 가능했던 사람들 대상으로만 가능하다. 물론 박 시장이 그런 취지로 말한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만날 수 있는 사람만 만날꺼라면 필요 없는 언급인 것이다.
 
연령별, 계층별, 업무별, 장소별 시민들의 삶의 패턴을 분석하고, 그들과 만날 수 있는 - 시민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공무원들을 찾아, 시민과 만날 수 있는 업무 환경(시간, 장소, 연령)을 조성해야한다. 말하자면 시민이 있는 곳에 시청이 있어야 한다. 지역에 한정된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그 역할을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을 찾아가는 시청’이 필요하다. 학생이 있는 곳에, 노동자가 있는 곳에, 주부가 있는 곳에, 알바생이 있는 곳에, 노인들이 있는 곳에, 시장에, ..

 

 

무엇보다 시간이 없다.
시민에게 시간을 확보해주는 방법은 없을까?

 
 
시정부뿐만 아니라 구청장 업무보고도, 동사무소 업무보고도 시민 누구나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청 업무보고도, 노동청 업무보고도... 삶에 중요한 최소한의 정보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 삶과 연결된 일들에 정보도 알고, 제안도 하고, 가능하다면 참여도 하고 싶다. 어딘가 방법이 있다는 데 그 모든 과정을 다 찾아가기에는 일상이 너무 힘들다.
 
살아가는데 필요하지만 학교에서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 너무 많은 것들이 있다. 시민의식을 위한 교육도 그런 것 중에 하나다. 숨기고 싶은 것이 많아서, 시민의 참여를 막기 위해서 사는 일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나 싶을 때가 많다.
 
그래도 기어이 변화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고 노력해온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희생하지 않아도 노력하는 사람,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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