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비자연대’
상태바
‘자동차 소비자연대’
  • 정세국
  • 승인 2019.04.24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세국 / 인천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작년 8월 전후 폭염시기에 BMW 520d시리즈로 대표한 불타는 자동차는 유독 한국에서만의 상황은 아니었다. 국내의 사고 발생 건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것이 문제였으나 BMW 측은 EGR밸브 문제로만 치부해 버렸다. EGR이란 Exhaust Gas Recirculation 약자로 배기가스 일부를 흡기계통으로 돌려 혼합기와 함께 한번 더 실린더에 넣어주는 장치이다.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효과로 대부분의 디젤차에는 EGR이 장착이 되어 있으며, EGR은 상당한 열을 발생시킨다. 이 부품에 냉각수 양이 부족하게 들어가도록 설계 된 것이 화재의 원인이라고 국토교통부는 발표하였다. 작년 11월말까지 52대가 불탔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전문분야에서의 소비자시민단체가 꾸려져야 한다. 자동차를 비롯 ICT제품, 그리고 4차산업혁명기에 들어서는 지금의 시점에 전통적인 형태의 소비자단체보다는 전문성을 가진 단체가 필수적이다. 자동차 명장들이 중심이 되어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동차관련 시민단체와 조직적으로 함께 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BMW 사태 발생시 전문가들이 개별적 문제 지적으로 다양성은 있었으나 집중적인 접근은 어려웠다. 제작한 회사에서는 원인에 대한 발표의 신뢰도 부족으로 차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실정이었다. 회사의 리콜에 따라 점검된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게 되어 더 큰 혼란을 가져왔다. 심지어는 음식점에서도 받아주지 않았고 자동차 수리점이나 주유소에서도 불안감을 드러내놓기도 하였다. 고속도로에서 이 차량들을 피하느라 애썼던 일은 일반적이었다.



송도 BMW COMPLEX


이런 문제 발생시 자동차 분야의 전문시민단체가 있었다면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었을 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800만대 정도의 차량이 움직이고 있음에도 아직 전문가들의 역할이 개별적으로만 소리를 내고 있다. 이렇다고 해서 전문가들의 헌신에만 의존해서는 개선될 수 없으며 설령 시민단체로 조직 되어도 자료 생산, 현장방문 등의 활동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는 재정이 뒤따라야 한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비자단체에서 적어도 이들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소비자 활동을 함께 담당할 수 있도록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도 소비자운동 단체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우리의 형편을 고려하면 어려울 수 있겠으나 시도는 해야 한다. 차선책으로 소비자 중심의 기업형태도 가능할 것이다.

한 예로 J.D.Power사는 1968년 James David Power가 설립한 세계적 권위를 가진 글로벌마케팅 정보서비스 업체이다.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고객만족도나 제품품질 및 구매자 행동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신차품질 및 시장 신뢰성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발표는 자동차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정도로 막강하다. 이 기업은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사들에게 고객 피드백에 기반한 품질과 고객 만족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J.D. Power Index는 전 세계 41개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초기 품질 지수’ Initial Quality Study (IQS)로 100대의 차량에서 발견된 동일한 문제점을 지수로 평가한다. 낮은 점수는 높은 품질을 나타낸다. 3년간 소유한 후에 발생하는 문제의 척도를 지수(The Vehicle Dependability Study (VDS)로 발표하기도 한다. 자동차 메이커 중심의 지수 발표와 함께 지동차 모델별로도 발표하고 있다. 브라질, 인도, 일본, 대만,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캐나다, 멕시코, 유럽, 호주, 독일, UAE 및 영국에서 현지언어로 조사연구를 실시 중이다.

적어도 이런 정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으나 이 단체에서 발표한 지수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맞는 전문기술 분야를 소비자 입장에서 명확한 의사를 전달하는 일이 필요하다. 자율자동차도 그렇고 신재생에너지 사용 자동차에서도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한 소비자 입장에서의 견인은 전문가와 소비자가 손잡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기에는 전문가 집단의 융합 지식의 시대에 맞는 소비자운동이 필요하다. 단편적인 지식만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이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