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동산 너머 숨은 그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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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동산 너머 숨은 그림찾기
  • 유광식
  • 승인 2019.05.03 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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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월미도 / 유광식
월미 문화의 거리, 2019ⓒ유광식

 

월미도는 ‘인천에 가보자!’라고 하면 그 목적지로 쉽게 떠오르는 곳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많은 발길과 그만큼의 추억이 담긴 월미도. 낮과 밤의 모습이 다채로워 가벼운 마음으로 숨은그림찾기 하듯 산책하기도 좋은 곳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인천역에 내려서 역 앞 정류장의 버스(2, 10, 23, 45)를 타면 월미도에 쉽게 도착한다. 버스 창문 밖으로 이어지는 모노레일(월미바다열차)은 조만간 개통예정이지만 과거 10년간 안전문제가 불거져 개통이 늦어진 ‘염려’가 도사리고 있다.

월미도에 빠르고 편리하게 진입하고자 하면 승용차를 타고 오는 것이 좋다. 다만 월미도입구 교차로에서 버스가 가는 우측방향이 아닌 좌측방향으로 돌아 월미도의 첫 방문지를 한국이민사박물관으로 잡아 보는 건 어떨까. 오늘 하루 몇 개의 숨은 그림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와 다짐을 가지고 말이다.
 


한국이민사박물관 화단에 세워진 작은 비, 2019ⓒ유광식

 

한국이민의 100년 역사를 알 수 있는 곳이 한국이민사박물관이다. 오죽하면 ‘이별의 인천항’이란 노래도 있지 않은가. 상반기 기획전시 ‘우토로 특별전’은 날짜를 착각하여 관람하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상설전시를 관람했는데, 뜻밖의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상설전시에는 인하대 개교의 연유를 파악할 수 있는 퀴즈의 정답도 있었다. 박물관 밖으로 나오니 잔디밭에 자리 잡은 텐트들과 함께 봄의 정취가 가득했다.

축구하는 사람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 뛰노는 아이들, 오붓하게 산책중인 연인들이 곳곳에서 반짝거렸다. 월미도의 중심엔 월미산(해발108m)이 자리하는데, 이전보다 안전 및 편의시설이 강화되었고 군부대가 옮겨가고부터는 대폭 늘어난 진입로가 개방된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다. 월미산을 오르니 산책길을 따라 벚꽃이 함박눈처럼 흩날리고 있었다. 벚꽃 너머로 인천 앞바다가 투명하게 보였다. 


 
월미산과 한국이민사박물관, 2019ⓒ유광식

월미산 둘레길에서 바라본 인천 앞바다, 2019ⓒ유광식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내항 일대, 2019ⓒ김주혜

 

월미도 수목조사사업을 통해 전쟁 이후 살아남은 나무의 수종과 숫자를 조사했다. 그렇게 찾아 낸 몇 그루의 오래된 나무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또한 월미도의 숨은 그림 중 하나다. 산책길의 체육시설도 이용하면서 걷다보면 월미산에 사는 새의 울음소리(웃음소리?)가 들려 재미있다.

월미산 정상에 가기위해 물범카를 탈 수도 있지만 걸어 오르는 길이 꽤 완만하니 직접 걸어 올라가면 더욱 뿌듯할 것이다. 산 정상부근은 과거 전쟁 통에 포탄을 맞아 키가 좀 줄었다. 전망대 타워에 오르면 내항과 갑문, 인천대교, 기네스북에 등재된 사일로 벽화그림 등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정상에 올라봐야 비로소 찾을 수 있는 큰 그림이기도 한 것이다. 물범카 타는 정류장 옆 작은 매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콘 하나를 아이처럼 물게 된다. 미리 배드민턴 도구를 챙겨 왔다면 빅매치 한 게임도 좋을 듯싶다.

 

정상부근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아이, 2019ⓒ유광식

 

월미산에 기존에는 없던 길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일까 앞에 보이는 직선코스의 길로 내려가니 곧장 월미 문화의 거리가 나왔다. 모두가 모여 있는 곳이다. 이 쯤 되면 출출할 테니 길게 줄지은 먹거리들로 요기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난 2016년에는 중국 아오란 그룹의 임직원 4,500명이 치맥파티를 열기도 했었다.

놀이공원에는 ‘디스코팡팡’도 있고 이젠 안전할 것이라 믿는 ‘바이킹’도 있다. 월미 문화의 거리는 아이들에겐 놀이동산, 부모님에게는 옛 추억의 회상, 연인들에게는 추억 만들기의 삼박자가 있는 곳이다. 좀 더 모험을 해 본다면 선착장에서 팔미도 유람선을 타보아도 좋다. 또한 눈으로는 건너편인데 배로 20분이 걸리는 영종도도 가려면 갈 수 있다. 
 


곧 월미도 선착장에 도착하는 배 위에서, 2017ⓒ유광식

월미 문화의 거리(학무대 부근), 2019ⓒ유광식

 

두 손가락, 두 발가락 다 셀만큼의 숨은 그림을 찾았다고 느낄 때쯤 서해는 노랗게 빨갛게 보드랍게 색을 바꾸며 저물어 갈 것이다. 해가 피곤해지는 시간이다. 한편, 내항1?8부두 개방논의와 더불어 상상플랫폼이라는 대자본의 움직임 속에 다시 흘러나오는 인천역 옆 1965년생 올림포스호텔의 폐업 이야기는 참으로 딱한 풍경으로 대비된다. 저녁에 월미도의 그림들이 다시금 숨는다. 그리고 다음날 사람들과 숨바꼭질 놀이를 재차 할 것이다. 이별이 없는 월미도다.   
 


월미 문화의 거리에 세워져 있는 노래비, 2019ⓒ유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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