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를 맞이한 연수구의 신도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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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를 맞이한 연수구의 신도시 이미지
  • 이범훈
  • 승인 2019.07.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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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이범훈 / 청운대학교 건축공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연수구 전경>


‘우리를 신도시로 부르라.’

 
그동안 인천시 연수구는 중산층이 두텁고 교육열이 높으며, 생활편의시설이 준수한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이는 1990년대 초반 연수동, 동춘동 일대 택지개발지구와 함께 2000년대 중반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통해 도시의 형상을 공고히 다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대중적인 이미지와 함께 행정을 담당하는 연수구청에서는 다양한 이미지 설정을 통해 미래상과 비전을 제시하였다. 이는 열린행정도시, 교육복지도시, 문화관광도시, 일자리경제도시, 미래첨단도시, 생명안전도시 등 6가지다. 즉, 신도시를 상징하는 물리·환경적 측면에서 사회·경제·생태적 측면으로 이미지 구축의 방향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사실 도시이미지란 그 도시 공간에 대해 떠오르는 심상 즉, 주관적인 느낌이다. 이는 단편적이거나 종합적일 수 있으며, 감각적이거나 경험적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도시이미지는 지역주민에게는 자긍심과 연대감을, 방문객에게는 가고 싶거나 살고 싶은 장소로 인식되어 결국, 도시 경쟁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찍이 미국의 도시계획가인 케빈 린치는 도시이미지를 분석하고자 보스턴, 저지시티, LA 등 도시들의 사례를 통해 5가지 요소로의 정의를 시도하였다. 이는 길(Paths), 경계(Edges), 지구(Districts), 결절점(Nodes), 랜드마크(Landmarks)이다. 이 중 길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도시이미지 형성에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그렇다면 그의 관점 중 길을 중심으로 연수구 이미지를 살펴보자.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나 서울의 강남대로를 떠올릴 때, 가로수, 공원, 호텔, 레스토랑, 카페, 극장, 상점, 명품점 등 세부적인 도시이미지까지 연상케 한다. 연수구의 길은 부평역부터 인천시청, 문학경기장을 거쳐서 택지개발지구와 송도, 송도 워터프런트까지 잇는 경원대로이며, 도시 내 주진입대로의 성격을 가진다. 도로 중심을 기준으로 서쪽은 1990년대 대단위 개발을 상징하는 아파트 단지들과 소규모 근린공원들이 있으며, 동쪽은 2000년대 이후 조성된 대형 마트들과 다양한 규모의 체육공원 등이 있다.
 
연수구의 주요 길이자 경원대로의 이미지는 자동차와 보행자를 분리한 동선, 위계에 따르는 용도지역지구, 주거, 상업, 녹지 등의 기능적인 분류 등은 계획적인 신도시이자 대규모 주택단지의 이미지가 절대적이다. 이는 연수구의 대부분의 길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도시이미지가 부정적이기 보다는 연수구가 설정한 미래상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색채가 불투명해 보이는 것이 문제점이다. 그동안 경원대로와 함께 흐르고 있는 승기천을 대상으로 자전거와 보행자 도로 시설의 마련과 공유 전기 자전거의 선도적 도입은 긍정적인 시도이나 주 진입대로와의 연계성이 미흡하다.
 
한편, 도시이미지의 정책 전환이 단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흔한 사례가 아니다. 이 중 도시문제를 바로잡고 기존의 도시이미지 재구성을 추진한 도시가 있는데, 이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이다. 인구 60만명을 지닌 이 도시는 2014년 유럽환경수도로 선정되었다. 시작은 오랫동안 교통 혼잡이라는 문제를 오히려 좁은 중세거리와 역사적 광장에 대해 보행자를 위한 공간을 조성토록 한 1962년 시의회의 결정이었다. 이 도로가 유명한 보행자전용 도로인 스트뢰에(Strøget) 거리다. 이후 유동 인구가 증가하였고 마켓, 카페, 레스토랑이 급증하여 지역의 활성화로 이어졌으며, 토지이용 및 대중교통, 자전거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오늘날 생태환경 도시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결국, 연수구가 가진 신도시라는 이미지는 평범한 대규모 주택단지만이 아닌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며 자립적인 기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과 시도가 필요하다. 이는 연수구의 신도시 이미지의 방향 전환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자동차 속도는 낮추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에게 우선 통행권을 부여하며, 일반도로 내 자전거 및 보행자 전용도로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기존의 주차공간에서 공공 광장이나 보행자 전용 거리로의 기능 전환을 시도하고 도시 내 차량수를 점차 감소시켜야 한다.
매주 주말마다 대형 마트나 쇼핑몰에 들어가기 위해 대로변에 길게 늘어선 채 빵빵대는 자동차를 보고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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