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쓰기의 방학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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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쓰기의 방학 숙제
  • 이수석
  • 승인 2019.09.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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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 이수석 / 강서중 교사



방학(放學)! 학문을 놓는 것!
방학(放學)은 일정기간 동안 수업을 쉬는 것이다. 비는 그 공간과 시간을 자신의 견문을 넓히고 지혜를 확장하기 위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거, 해보고 싶은 것 등을 하는 것이다. 
 
대신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도록 한다. 다만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 것을 제시했다. 학생들에게 에세이 한편을 써오게 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써 온 에세이를 보며, 그들과 상담하였다.
“참 재밌다. 정말 잘 썼다. 너도 이렇게 생각했었구나. 나도 그랬어. 힘들었구나. 힘내! 괜찮아. 다시 시작해도 되잖아.” 등의 말을 한다. 아이들은 공감과 칭찬과 격려해 주는 나를 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를 듣다가 나는 제안한다.
“이제는 네가 너의 글을 읽는 독자라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독자를 위해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설득적으로 쓴다고 생각해 보자. ……어때, 한번 다시 써 보지 않을래? 참고적으로 선생님이 네 글을 평가하는 기준은 이거야. 하지만, 이것도 무시해도 돼. ^^ 중요한 것은 독자가 너의 글을 읽고 어떤 느낌과 정보를 얻을까? …한번 다시 써 볼래?”
 
학생들은 새롭게 다시 써 온다.


 
1학년 이다혜 '사랑으로 시작된 도덕'

나는 생각한다. 인간들의 바람직한 도덕은 어떠한 것인지.
도덕을 생각하면 인성, 인내심, 배려, 법 등등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리고 바람직하다. 바람직한 도덕을 만들기 위한 첫 시작은 바로 사랑이다. 이 사랑은 정말 많은 관계를 이룬다. 연인관계, 가족관계, 동식물관계, 대한민국관계 등. 이 사랑이 시작되지 않았으면 인성, 인내심, 배려, 법 등 모두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간디는 말한다.
“만약 한 사람의 인간이 최고의 사랑을 성취한다면 그것은 수백만의 사람들의 미움을 해소시키는데 충분하다“ 
 
이처럼 사랑으로, 많은 사람들은 도덕적인 사랑으로 승화될 수 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사랑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
나는 옛날부터 도덕적인 사랑을 몰랐다. 관심도 없었으며, 실천과 시도를 전혀 하지도 않았다. 내가 도덕적인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낀 점은 몇 년 동안 같이 학교를 다니던 친구와 아직도 어색하다는 점과 또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에도 친구들은 하하 호호 웃고 떠들 때, 나는 웃지도 않은 채, 떠들지도 않고 친구들을 바라보기만 했다. 친구들이 부러웠다. 다들 나를 제외하고 도덕적인 사랑 꽃이 피워나고 있는 모습이. 난 아직 밖 구경도 못한 아주 작은 씨앗 이라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졸업을 했지만, 아쉬운 마음이 컸다. 나도 도덕적인 사랑 꽃이 아직도 피지 않은 채 초등학교 생활을 마친 것. 마음 속 으로 많이 미안했고, 더 많이 슬펐다. 14살. 아직 씨앗인 채 중학교를 입학하였다. 난 이제 아직 씨앗이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다시 새 출발. 이젠 중학생이니 많은 것을 시도 해 보고 싶었다. 모든 것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실수도 있고, 실패도 있지만 나는 시도를 했다는 것에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단기간에 도덕적인 사랑 꽃이 핀 것 같다고 느껴졌다. 매순간 매일이 기쁘고 만족스러웠다. 이젠 앞으로도 도덕적인 사랑 꽃이 더욱 성숙해져서 참된 사랑 꽃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이처럼 도덕의 시작은 사랑으로 이루어져 도덕적인 사랑이 참된 사랑으로 성장되어 바람직한 도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2학년 김가영 '나에 대한 고민'

난 이번 사회, 역사 숙제 주제를 ‘나’로 정했다. 이번에 미술 숙제로 간 미술관에서 자신의 정체성, 나의 모습이 주제였던 것이 마음에 남기도 했고, 평소에도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고, 나도 나에 대해 자주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나는 내가 제일 잘 알아’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어보기도 했고, 실제로도 옛날에 내가 쓰기도 했던 말이 ‘나는 내가 제일 잘 알아’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나를 정말 잘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꿈 발표 대회에서 자신의 꿈을 발표하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생각해 봤을 때도 장래희망을 적어서 내라는 종이에도 선뜻 무엇도 적지 못하고 늘 고민했었기 때문이다. 어떨 때 보면 부모님이 나보다 훨씬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좋아하는 일 같은 것이 명확하지 않다. 중1때 꿈은 사서였지만 곧 4차 산업이 시작되며 사서라는 직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에 사서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중1 겨울방학 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나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나서 여름방학이 시작하기 전 나의 꿈 발표대회가 있었다. 주변에서 친구들은 다들 자신이 하고 싶은 미래 직업을 쭉쭉 써 나가는 반면 나는 한 줄조차 쓰지 못했다.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친구들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자신의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고 있는 반면 나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조차 몰라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기분이었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몰랐기 때문에 결국 다른 친구들은 글을 다 완성해 ppt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을 때도 난 그저 자기소개 한 줄 밖에 적지 못한 상태였다. 결국 난 그나마 적성테스트 때 나왔었고 현재 가장 하고 싶을 것 같은 ‘웹툰 작가’를 골라 대본을 짜고 ppt를 만들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언니는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좋아한다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 확실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부럽고 나만 뒤쳐진다고 생각해서 조바심이 든다. 적어도 중3때가 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3학년 김승지 '나'.

"학생은 학생다워야지."
"누나, 동생이면 누나, 동생다워야지."
'도대체 학생다운 게, 누나동생다운 게 뭘까?' 라는 고민을 수도 없이 해봤다. 왜냐하면 난 현재 중학생이고, 한 초6의 (작은)누나이자 한 고3의 동생이니까.
 
학생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교복 단정하게입고, 술 담배 하면 안 되고, 머리는 염색. 파마하면 안 되고, 웃어른에게 예의바르게 대해야하고 그런 거? 그렇다면 우리에게 압박을 가하는 어른들도 다 우리 나이 대를 거쳐 왔을 텐데, 과연 우리에게 강요하는 이 모든 것들을 다 지키며 성장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문득 든다.
 
누나동생다워야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언니한테 대들면 안 되고, 언니 말 잘 들어야하고, 동생한테 양보해야하고 그런 거?
난 이 사회가 어쩌다 능력과 재능보다 돈을 중시하고, 누군가에게 강요하고 압박하는 곳이 되었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답답하기만 하다.
난 나다.
학생이고,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형제이고, 누군가의 친구이기 이 전에, 난 나다. 내가 아무리 날 싫어하고 미워해도 나고, 누군가에게 미움을 사도 나다.
 
내가 죽고 나서까지도 김승지라고 기억될 것이므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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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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