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역 도시재생 공청회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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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천역 도시재생 공청회 무산 위기
  • 이병기
  • 승인 2010.01.2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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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만석·화수지구, 사전 주민의견 반영하라"

곽현숙 배다리 대책위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 후 울분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던 그는 차오르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왜 이 사회가 시민들에게 이런 말을 쓰게 하는 겁니까!" 그의 얼굴과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처럼 심하게 떨렸다. 회견문 낭독이 끝나고 자리에 앉은 후에야 마침내 휴지로 눈물을 훔쳤다. 곽현숙 위원장의 다른 한 손은 여전히 울분에 찬 작은 주먹을 꼭 쥐고 있었다.

인천시 개발 관련 시민모임인 '삶의 자리'는 25일 인천시의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계획 주민공청회 재개최'와 관련해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다리 주민·상가대책위(이하 배다리 대책위)와 만석·화수지구 대책위의 입장을 발표했다.

곽현숙 배다리 대책위 위원장은 "안상수 시장의 발언을 이행하지 않고,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공청회는 또다시 결사적으로 막아낼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작년 인천 동구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인천시의 산업도로 관통 추진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었다. 그러나 지난 12월 28일 안상수 시장이 "배다리는 내가 7~8년간 놀던 곳으로 향수를 갖고 있다"며 "공무원들을 설득하고 최대한 재량을 살려 수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배다리를 아끼던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전해줬다.

그러나 삶의 자리에 따르면 인천시 담당자는 실제 사업의 구체적 반영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이 "주민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겠다"며 "공청회때 주민들을 대표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발언 기회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곽 위원장은 "공청회 전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파악해야 하지만, 담당 공무원이 무책임한 말만 늘어놓는 것은 주민들을 순진하게 보고 우롱하는 일"이라며 "적당히 주민들을 구슬러 공청회를 무사히 끝내고 보려는 속셈이다"라고 지적했다.

곽 위원장은 "이는 안 시장과 공무원들의 '짜고 치는 고스톱', 또는 임기 말 레임덕 현상을 의심해 볼 수밖에 없다"며 "이미 쓰레기통에 있어야 할 계획안을 꺼내 요식적인 행정 절차를 마무리지으려는 이번 공청회를 절대 인정할 수 없고, 강행이라는 무리수를 둔다면 死卽生(사즉생) 각오로 저지를 위해 다각적인 방법과 수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삶의 자리는 25일 인천시의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계획 주민공청회 재개최'와 관련해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했다.

뒤늦게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사업에 포함된 만석·화수지구는 주민들의 반대가 가장 심한 곳 중 하나다.

만석·화수지구 대책위 관계자는 "시 관계자는 공청회를 통해 주민 의사를 반영하겠다고 하지만, 우리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공청회를 막아내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 이유는 주민들이 누차 강조해왔던 문제점에 대해 어느 것 하나 해결책을 내세우지 못하고 무조건 행정적 절차만 강행하겠다고 고집하는 인천시의 작태를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사업에 추가·편입된 부당성에 대해 탄원서나 기자회견, 수 차례에 걸친 집회와 공직자 면담 등 다방면에서 의사를 전달했지만 아직도 주민 의사를 공청회를 통해 들어봐야겠다는 기만적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며 "지금까지 공청회를 마친 어떤 개발 지구에서도 계획이 무산되거나 축소된 사례가 없고, 공청회 이후에는 일사천리로 밀어붙여 강제적으로 주민을 몰아내는 사례만 있었다"고 덧붙였다.

삶의 자리는 제물포지구가 세부구역별로 찬·반 비율을 분석해 지역을 분리, 향후 사업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것처럼 만석·화수지구에도 이를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 공청회에 앞서 책임질 수 있는 법적 효력이 있는 문서를 통해 배다리와 만석·화수지역에 대한 보장이 없다면 동인천 재정비촉진사업의 장기지연 책임은 시 당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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