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박휘암
상태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박휘암
  • 이창희
  • 승인 1970.01.0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박휘암 '통영국제음악제' 단골 초빙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박휘암은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서 출생하여, 서울사근초등학교.예원학교·서울예고 졸업. 서울대 음대 및 동대학원(음악학) 졸업. 베를린국립예술대학 졸업(피아노·오르간 전공). 리옹고등국립음악원 교환학생 자격으로 피아노와 오르간 수학. 자를란트음대에서 오르간 전문연주자과정 이수 및 디플롬 획득. 낭시국립대학 인문대 학업을 마쳤다.


피아니스트 박휘암은 KBS 신인음악 콩쿨 1위, 바흐 프라이스 오르간 콩쿨 3위, 라우바흐 오르간 콩쿨 1위 없는 2위, 시바에 몬살바취 현대피아노음악콩쿨 1위, 게랑드 프랑스피아노음악콩쿨 1위 없는 2위, 한스 아이슬러 작곡/연주콩쿨 연주해석부문 1위, 오를레앙 20세기 피아노음악 콩쿨 알베르 루셀 특별상, 니카티 현대음악콩쿨에서 피아니스트로 유일하게 입상, 올리비에 메시앙 현대음악콩쿨 3위 및 특별상 수상, 운파음악상 수상하여, 한 때는 국내 중앙대교수를 역임하였다.


예술가 특유의 풍부한 감성과 자유로움은 예술활동의 중요한 근간이자 원동력이다. 안락하고 정형화된 틀 속에 갇혀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그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와 낯선 외부세계와 당당하게 맞서고 저항하면서 새롭고 창조적인 작품세계의 지평을 열어가는 이들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망으로 갈증을 느끼기 마련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피아니스트 박휘암도 언제나 목말라 있다. 음악 안에서 보헤미안처럼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에 대한 갈망, 음악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탐구 정신이 현재의 그를 존재하게 했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주목받는 신예 피아니스트는 남다른 감수성과 돋보이는 음악성으로 ‘건반위의 시인’으로도 불린다. 지난 2004년, 「통영국제음악제」에 참가해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던 박휘암은 2006년 금호아트홀 스페셜 콘서트로 열린 리사이틀에서 드뷔시와 브람스의 피아노곡을 연주해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예술의전당이 우수한 연주자 발굴을 위해 지난 12월에 실시한 「2007 교향악축제」 협연자 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피아노·현악·관악 등 3개 부문에 총 127명의 신인 연주자들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벌였던 이 오디션에서는 재능있는 연주자 9명이 선발되었다. 총 97명이 참가해서 9명이 선발됐던 2005년 오디션에 비하면 굉장한 경쟁률로 기록된다.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교향악 페스티벌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는 올해로 19회를 맞는다. 오는 4월 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2007년도의 페스티벌에서는 20여 개의 교향악단과 오디션을 통과한 출중한 협연자들이 참가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스테이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이 음악향연의 마지막 날,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될 박휘암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오디션 곡이었던 라벨의 ‘왼손을 위한 협주곡’을 연주하게 된다.


“라벨의 ‘왼손을 위한 협주곡’은 곡명 그대로 왼손만 사용하기 때문에 음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는 핸디캡이 있어요. 곡의 연주시간도 17분 정도로 굉장히 짧죠. 베토벤의 협주곡이 한 악장만 해도 17분 정도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쉽게 비교가 되실거예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른손을 잃은 피아니스트에게 헌정한 곡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침울하면서도 장중하고 깊이가 있지요. 좀 다이내믹한 면도 있지만, 이 곡에 대한 숙지 없이 보편적인 화려한 협주곡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지도 몰라요.”


라벨의 이 작품은 라흐마니노프나 프로코피에프의 난해한 협주곡에 비해 기교적으로 쉬울 뿐 만 아니라 어쿠스틱 효과가 크지 않고, 악곡의 길이도 짧기 때문에 국내 피아니스트들이 콘서트용으로 즐겨 연주하는 곡은 아니다. 그러나 신선한 맛은 있다.

 

 라벨의 특유의 관현악적 색채가 묻어나는 이 협주곡은 중간에 재즈적 요소가 삽입돼 있고, 곡의 특성상 우려되는 피아노의 음량 부족을 커버하기 위해 오케스트라가 3관 편성을 취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편성이 피아노의 역할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축소시킨다는 이견도 있지만 말이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도 이 곡을 연주했었어요. 당시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연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음악회에서 차지하는 연주시간이 너무 길다는 이유로 도중에 다른 곡으로 교체하게 됐죠. 비록 오래 전이긴 하지만 이미 연습했던 곡이 없기 때문에 1주일만 연습해도 손이 돌아가더군요.

 

덕분에 오디션 준비가 수월했습니다. 피아니스트라면 당연히 라흐마니노프와 같은 기교적인 작품을 치고 싶은 마음이 있죠. 그러나 제 몸 전체의 구조에 맞는 곡을 치는게 더 낫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무리해서 도전하는 것보다 커버가 가능한 곡을 택한 거죠.”


물론 그도 학생시절에는 KBS교향악단과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제3번을 협연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보다 연주 실력이 더 좋아진 요즘은 오히려 더 망설이게 된다. 음악적으로 성숙해진 만큼 더욱 신중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원래는 라벨의 곡 말고 뱅상 댕디의 ‘프랑스 산사람 노래에 의한 교향곡’을 연주하고 싶었어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이죠. 화려함은 덜하지만 색채감이 강하고, 연주가 잘 되지 않아 묻혀진 경향이 있지만 댕디 최고의 걸작이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꼭 연주해 보고 싶어요. 베토벤과 같은 고전파도 도전해보고 싶지만 워낙 자주 치는 곡이라서 그만큼 완벽해야 하잖아요. 그렇기에 나중으로 미루고 있어요. 저의 스페셜은 후기낭만 이후의 곡들입니다.

 

 바버의 협주곡, 도흐나니의 ‘동요 주제에 의한 변주곡’, 모리스 오하나의 피아노 독주곡도 연주해 보고 싶어요.”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로렌국립오케스트라의 객원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박휘암은 교회 오르가니스트로 지낸 적도 있다. 피아노, 오르간 및 통주저음을 포함해 5개의 디플롬을 획득한 그는 특유의 학구성으로 인해 세계의 각종 언어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셈족의 언어인 셈어를 비롯해 한 때 히브리어, 암할어 등을 공부하기도 했던 그는 히브리어를 공부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거주했던 적도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 모로코, 튀니지를 넘나드는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지만, 여행을 위한 여행이 아닌 뭔가 배우기 위한 목적을 지닌 여행을 희구하면서 알찬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번 「2007 교향악축제」 때의 협연을 마치고 나면, 메시앙 탄생 100주년을 위한 기념연주회 준비에 올인할 예정이다. 메시앙의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을 총 6회 프로그램으로 하루 2회씩 끊어서 3일간 연주할 예정인 그는 2007년 12월에 첫 연주회를, 2008년 5월~6월 사이에 나머지 2회의 연주회를 마쳤다.


시민기자 이창희 lee90241@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