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장원 재능대 실내건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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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장원 재능대 실내건축과 교수
  • 김도연
  • 승인 2010.01.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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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테마 선정 신중히 고려해야"
재능대학교 실내건축과 손장원 교수. 그는 박물관의 테마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박물관은 그 테마에 어울리는 유물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그림이나 사진으로 설명하는 것이나 이미테이션을 전시하는 것은 박물관으로서 가치를 갖기에는 부족합니다."

재능대학교 실내건축과 손장원 교수는 박물관이 박물관으로서 가치를 띠기 위해서는 보여주는 것에만 치중해 본질적 의미를 담고 있는 유물들의 전시를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풀어내자면 필요한 유물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구입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사진 등으로 역사성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박물관이 본연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서부터 학예사나 전문가 등이 함께 움직이면서 '어떤 주제로 무엇을 어떻게 전시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동시에 진행돼야 합니다. 그래야 바른 모습을 갖추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재 시나 구군 등에서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상당수 테마 박물관은 이러한 과정 없이 건물부터 짓고 그 안에 내용물을 선정하는 거꾸로 된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옷을 먼저 만들어 놓고 거기에 몸을 맞추려는 꼴과 다르지 않습니다."

손 교수는 박물관의 기획 단계서부터 확실한 테마 설정과 유물 확보 단계에 이르기까지 앞뒤를 잘 따져 순서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렇지 못하면 박물관이 갖고 있는 테마 자체와 어울릴 만한 유물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물관의 테마를 선정하는 것도 신중해야 합니다. 단순히 좋은 것, 신선한 것, 새로운 것만을 고집하다 보면 자칫 지역성을 잃어버릴 수 있어요. 무엇보다 해당 유물을 확보하는 데 난관에 부딪칠 수 있습니다. 박물관의 테마 설정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고, 풍부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를 놓고 거기에 꿰맞추는 식의 기획이 아닌, '무엇을 전시할 것인가'라는 고민 끝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테마를 정하고 지역성이 담보된 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이디어가 좋고 테마도 적절한데 유물을 구하기 어렵다면, 테마의 틀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것들을 묶어낼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물관이라고 해서 꼭 전통과 역사성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충분한 고민 끝에 박물관을 조성하되 필요한 유물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테마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연관된 유물과 테마를 함께 가져가며 물 흐르듯 주제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그는 설명한다.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한두 번 찾고 나서 다시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박물관은 생명력을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양한 기획과 가치 있는 전시품들로 관람객의 기억을 연장할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수집과 조사, 연구라는 박물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손 교수는 지역의 테마 박물관이 좋은 전시물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박물관 본디 구실을 하지 못하면, 관람객들에게 외면 받을 수 있으므로 운영 주체가 지속적인 기획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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