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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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 잡겠다"
  • 김주희
  • 승인 2011.01.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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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천시장 '평화외교 나서' … 미국-러시아 잇단 방문
취재: 김주희 기자

송영길 시장이 미국과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한다.

송 시장은 오는 19일 새해 첫 해외 출장지로 미국 워싱턴과 뉴욕 등지를 찾는다.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오는 2월에는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르며, 중동지역 방문도 계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송 시장의 미국과 러시아 방문은 특히 '세일즈 외교'에 더해, '평화(안보)외교'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송 시장은 누차 "인천 발전에는 한반도 평화가 필수"라는 점과 함께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지난 7일 열린 간담회에서 사회원로들은 인천지역 서해평화지대 구축을 위해
독자적 외교를 포함해 인천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7일 송 시장 초청으로 '사회원로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온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서해지역 평화를 위해서 송 시장이 독자적으로 미국 의회 등을 상대로 외교력을 펴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

이날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사회원로들은 이구동성으로 서해지역 평화 정착을 위해선 인천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인 인천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을 충분히 갖고 있다며 시민의 안정과 서해 평화를 위해 중앙정부를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백 연구위원은 서해 평화를 위해서는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미국 의회를 상대로 한 송 시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의원들에게 홍보물도 뿌리고 기자회견도 열어 서해에 평화가 왜 중요한지 알려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이런 백 연구위원의 주문이 받아들여졌는지, 오는 19일 시작되는 송 시장의 미국 방문 일정에 미국 의회를 방문하는 일정이 추가될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7일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가 있어 이를 추가하느라 미국 방문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본디 이번 송 시장의 미국행은 인천경제자유구역과 관련해 지지부진한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었다. 올 9월 개교 예정인 뉴욕주립대 인천분교 설치 등을 점검하려는 데 목적을 뒀다.

송 시장은 미국 의원들을 대상으로 서해평화특별지대 구축 등 서해에 왜 평화가 정착돼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인천항에서 러시아 바리야크 함 깃발이 대여식이 열리고 있다.
이를 계기로 송영길 인천시장이 오는 2월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게 된다.

오는 2월 '크렘린'의 초청으로 이뤄진 송 시장의 러시아 공식 방문은 '경제와 안보'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외교행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4일 인천상공회의소가 마련한 신년 인사회에서 송 시장은 "러시아와 중국의 자본이 인천에 투자되면 북의 어떤 무력 침공을 막을 수 있는 안전판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면서 "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러시아 방문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서해5도를 관광지로 개발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편, 중국인을 '타깃'으로 한 부동산투자이민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과 함께 밝힌 내용이었다.

이런 송 시장의 러시아 공식 방문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우리나라 자치단체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인천시가 러시아에 바리야크 함 깃발을 대여한 것이 계기를 만들었다.

G20 정상회담 때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만난 송 시장은 모스크바 대학 등 러시아 대학의 인천분교 설치, 러시아내 독립운동 자료 조사,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브르크시와 자매결연 등에 대해 합의했다.

송 시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 때 투자유치 활동과 함께 당시 합의 사항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송영길 인천시장이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송 시장은 취임 후 일본과 중국, 미국 등지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아시안게임 대회기 인수 차 중국 광저우를 찾은 것 외에 일본과 미국 등 해외출장은 투자 유치 등 경제적인 측면이 강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연평도 피격 사건 이후 10·4남북공동선언과 서해평화특별지대가 서해의 긴장 완화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송 시장의 외교행정에 '평화'(안보)가 접목된 것이다.

경제와 안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구상인데, 이는 중앙정부의 승인이나 지원 없이 광역단체가 독자적인 외교를 펼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실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송 시장에게 '독자적인 외교'를 주문한 백학순 연구위원도 미국 의회의 다수당이 공화당이라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이 있을 것이라면서 "인천이라는 특별한 지역의 시장은 그런(미국 의회를 설득하는) 외교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는 기술 이전 사업 등 과학기술 교류나 제물포해전 추모행사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교류가 없었던 터라 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인천대 러시아통상학부 성원용 교수는 "인천시가 러시아와 외교를 통해서 안보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은 매우 순진한 발상"이라면서 "오히려 중국과 관계를 더 긴밀히 하는 데 주력하는 게 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인천시와 교류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을 뿐더러, 지리적 여건도 항로가 개설돼 있는 부산과 비교해 썩 좋지 않다는 점 등 러시아의 투자를 이끌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모스크바 대학 등의 인천 분교 설치 문제도 러시아 내부의 강력한 교육 개혁으로 성사되기 까다로운 상황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항구도시이자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브르크는 인천시와 닮은 꼴이라 두 도시의 교류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다만 (정치인으로서) 송 시장은 (이번 방문이) 러시아와 인적관계를 맺는 국내 유일한 정치인이 되는 길이라 개인적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성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이어 "러시아는 현재 에너지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도를 바꾸려고 산업 현대화나 혁신기술 등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인천시가 이 분야에 도움을 준다면 러시아가 인천을 친구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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