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전 득점에 따른 인천유나이티드 이야기
상태바
대전전 득점에 따른 인천유나이티드 이야기
  • 김인수
  • 승인 2011.03.17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김명운 - 전반 39분. (도움:정인환)

골 장면 설명: 전반 39분, 인천의 우측 하프라인 지역에서 정인환이 대전의 역습을 끊었다. 이 공은 김재웅에게 연결되었고, 김재웅은 자신이 받은 공은 전방의 빈공간으로 보냈다. 낮은 속도로 데굴데굴 굴러가던 공을 다시 정인환이 잡았다. 공을 끌고서 상대방 진영으로 올라가던 정인환은 상대 페널티 박스로 쇄도하던 김명운을 발견하다. 정인환은 지체없이 김명운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패스를 받은 김명운은 1m 정도를 드리블을 하다 슈팅을 날렸다. 이 공은 대전 최현 골키퍼의 손을 넘어가면 그대로 골이 되었다.

골에 따른 이야기: 인천 유나이티드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벤트 명은 “인유, 올 시즌 첫 골의 주인공은 누구?”였다. 인천 구단은 첫 골의 주인공을 맞춘 참가자에게 득점선수의 축구화와 K리그 공인구를 선물하기로 했다. 이 이벤트에 수많은 팬들이 참가했다. 수 많은 인천 팬들이 참여한 최초 득점자 맞추기 이벤트에tj 당첨된 인원은 딱 3명이었다. 상품도 3명 분을 준비했고, 정답자도3명이었다. 정답자 중 추첨을 통해 3명을 뽑는 이 이벤트에서 추첨은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

2. 유병수 - 후반 5분.

골 장면 설명: 후반 4분, 인천의 15번 김재웅이 대전의 페널티 박스로 공을 몰고 갔다. 이 공격은 대전 수비에 막혀 골아웃이 되었고, 인천은 코너킥을 얻었다. 김명운이 올린 코너킥은 골에어리어 안에 있던 유병수의 머리에 맞았다. 유병수의 머리에 맞은 공은 그의 발 앞에 떨어졌다. 유병수는 자신의 발 앞에 떨어진 공을 왼쪽을 살짝 밀며 슈팅각도를 확보했고, 그대로 슛을 날렸다. 유병수의 발을 떠난 공은 대전의 좌측 골문을 가르면 골이 되었다.

골에 따른 이야기: 2009년 혜성같이 등장한 유병수. 하지만 2010년에는 7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2010년 7경기 연속 무득점은 그의 슬럼프 여부를 의심하게 했다. 결과적으로는 8경기 만에 포항을 상대로 4골을 퍼부었지만,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선수와 팬 모두 쓴 가슴을 안고 살아야 했다.

다시 시간이 지나 2011년. 유병수는 2010 K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달았다. 타이틀에 걸맞게 유병수는 타팀의 주요 경계 대상에 올랐다. 그 때문에 유병수는 2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허정무 감독은 유병수가 조급함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가 2010년처럼 초반 무득점 행진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유병수는 이러한 우려를 한 번에 날렸다. 단 3경기 만에 득점포를 발사한 것이다. 이번 득점으로 그는 자신감을 찾았다. 또한, 유병수는 득점이 나면 이후 득점을 몰아쳐서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이후 경기에서 그의 득점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대전을 상대로 골맛과 어시스트 맛을 본 유병수. 과연 이번 경기를 필두로 2010년 이상의 성적을 거둘지 기대해 본다.

3. 카파제 - 후반 27분. (도움: 유병수)

골 장면 설명: 후반 27분 디에고가 대전의 공격을 끊자마자 곧바로 전진패스를 시도했다. 이 패스는 카파제와 이재권 그리고 유병수의 3연속 패스가 되었다. 공을 가진 유병수가 전방으로 드리블을 하는 사이, 이재권과 카파제는 좌우로 흩어지며 빈공간을 차지했다. 카파제에게 대전의 수비가 붙어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유병수는 그에게 공을 보냈다.

패스를 받은 카파제는 골키퍼와 1:1 상황을 맞이했다. 침착하게 10m 정도를 몰고간 카파제. 여유있게 최현 골키퍼의 좌측으로 땅볼슛을 날렸고 이는 골로 연결되었다.

골에 따른 이야기: 지난 12일에 가졌던 제주와의 경기. 인천은 큰 전력 손실을 입었다. 바로 인천 중원의 지휘관 정혁이 부상을 입은 것이다. 진찰결과 발가락 골절. 정혁은 치료를 위해 3개월간 전력에서 빠지게 되었다.

선수층이 얇은 인천에게 주축선수의 부상은 큰 문제다. 특히 인천은 정혁을 전력에서 이탈시킴으로써 플레이메이커 부재에 빠지게 되었다. 인천 선수들 중 정혁보다 정확한 패스 실력을 가진 이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필요할 때에 정확한 패스를 날릴 수 있고, 이를 통해 공격루트를 다양화 시키는 정혁의 역할은 인천에게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단 2경기 만에 이런 전력을 잃었으니 허정무 감독 머리에 쥐가 날 법하다. 하지만, 카파제는 이 날 득점을 함으로써 허정무 감독의 부담을 줄여주었다.

물론 카파제에게 정혁의 정확함을 요구할 수는 없다. 그도 프로선수이니 어느 정도 날카로움을 가지고는 있지만, 정혁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때문에 카파제가 정혁의 역할을 함으로써 허정무 감독의 고민을 줄여주는 것은 아니다. 그가 도움을 주는 것은 짐을 덜어주는 것이 아닌, 짐을 만들지 않는 것이었다.

사실 인천은 미드필더 자원이 부족하다. 이 상황에서 정혁이 빠졌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카파제와 같은 다른 미드필더들이 적응을 못하면 사태는 걷잡을 수가 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하지만, 잇몸조차 부실하면 그때는 고생길이 시작되는 것과 같다. 즉 허정무 감독의 입장에서는 카파제가 정혁의 역할을 대신 해주는 것까지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욕심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욕심은 목적이 되지만, 단기적 관점에서는 무리수에 불과하다. 허정무 감독은 카파제가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허정무는 감독을 1993년부터 시작했다.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사태는 많이 겪었을 것이다. 다른 선수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맡아준다면, 허정무는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선수 역시 자신의 역할을 못 해준다면 대안조차 마련할 수 없다. 만약 정혁이 빠진 상태에서 카파제가 적응을 못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 못한다면, 인천의 공격루트는 더욱 단순해 진다.

하지만 카파제는 이 날 골을 터뜨리며 한국 적응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카파제 스스로도 기분 좋을 골이었지만, 허정무 감독로서도 정혁의 전력이탈 피해를 최소화하는 계산을 가능하게 했다. 허정무 감독에게 길이 남아있는 것은 곧 인천 팬들의 희망으로 이어진다. 카파제의 골은 득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바로 아직 인천에겐 정혁의 피해 여파를 줄일 수 있다는 희망의 의미이다.

글 = 김인수 UTD 기자(zkslqkf20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boriwoll@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